스타벅스의 '그린워싱' 꼬리표 떼기…이월 MD 상품 할인
신세계그룹 계열사 스타벅스코리아가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오명 벗기에 나섰다. 일부 매장을 '클리어런스(재고 정리)' 매장으로 지정, 이전 시즌 MD(굿즈)를 할인 판매하면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그동안 리유저블컵(다회용컵), 종이 빨대 사용 등으로 친환경 정책을 활발히 하면서도 과도한 MD 출시로 그린워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바 있다.
서울·경기권 '클리어런스 매장' 일부 지정 운영
1일 <블로터> 취재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최근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클리어런스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클리어런스 매장은 이전 시즌 MD 상품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새 시즌 MD와는 별개로 매장 내 별도 공간에 클리어런스 진열대를 마련해 이월 상품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클리어런스 매장을 운영한다.
스타벅스는 서울 34곳 매장 등 서울·경기권 일부 매장에서만 클리어런스 할인을 시행하며, 텀블러 구입 시 텀블러 쿠폰을 지급하는 등 신규 시즌 MD 판매와 비슷한 혜택을 제공한다.
스타벅스가 클리어런스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그린워싱 오명을 벗기 위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는 계절 별 시즌 외에도 크리스마스, 한글날 등 기념일에 맞춰 MD를 수시로 출시해왔다. 최근 판매된 '바리스타 춘식 MD'상품이나 이날 출시된 삼일절 MD가 대표적인 예다.
스타벅스의 MD 상품은 빠르게 품절되거나 웃돈이 붙어 리셀되는 등 인기가 높은 편이지만, 플라스틱 제품을 다수 생산한다는 이유로 환경오염 이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가 친환경 경영을 시작하면서 그린워싱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종이빨대를 사용하거나 리유저블컵(다회용컵)을 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텀블러 등 MD 상품을 수시로 출시하고 있고 다회용컵의 권장 사용 횟수 또한 수십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월 시즌 MD의 재고로 인한 쓰레기 발생도 스타벅스가 야기하는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타벅스가 연례 행사로 판매하는 '럭키백' 굿즈도 이런 이월 상품을 처리하기 위한 '재고떨이'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클리어런스 매장 운영이 그린워싱 꼬리표를 떼기 위한 자구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월 상품이지만 텀블러 쿠폰 제공 등 혜택은 새 시즌 MD와 비슷하고, 럭키백 등과 달리 소비자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클리어런스 매장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수년 간 진행하고 있는 개인컵 사용확대 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클리어런스 할인은 한시적 할인 행사다.
천만 회원 앱 활용 '온라인 스토어'로 '일거양득'
이월 MD 상품 할인 판매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온라인 스토어 성장에도 힘을 보탤지 주목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운영해 온 전자상거래 서비스 '기프트 배송하기' 서비스를 '온라인 스토어'로 변경하고 서비스 확대해 나선 바 있다.
온라인 스토어는 텀블러, 컵, 보온병 등 MD 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소비 패턴이 늘어남에 따라 스타벅스 역시 온라인 판매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앱 서비스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두터운 회원층을 확보하면서 온라인 스토어 역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이월 시즌 MD의 판매 또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에서는 한시적으로 클리어런스 매장을 운영한다면,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상시 이월 시즌 MD 상품을 운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이은 MD 제작과 관련한 지적에 대응하는 한편 재고 상품 또한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 정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자사 애플리케이션 리원드 회원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설문조사 '아미 스타벅스 리뷰'를 통해 '온라인 스토어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리뷰를 통해 온라인 스토어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조사한 것이다. 설문 내용 중에는 이월 MD 상품 판매에 대한 수요 조사도 포함돼 있어, 이월 상품 판매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블로터>에 "클리어런스 매장은 지난 MD 상품을 일부 할인함으로써 개인컵 사용을 확대하고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한시적 할인 정책"으로 "고객 니즈를 파악해 지역별로 매장을 선정해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