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치유받은 그 자리”… 세조의 전설 깃든 사찰, 힐링 명소로 변신

8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오대산)

지나치게 덥지도,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오래 머문다. 산속에 있는 절이라는 단순한 설명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일부러 시간을 내야 도착할 수 있고, 사찰 건물 대부분은 오래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걷다 보면 자꾸 멈추게 되고, 잠깐 머물다 간다는 계획은 금세 무너진다.

길을 걷는 내내 나무 냄새가 진하게 피어나고, 발밑엔 계곡물이 흐른다. 소박한 풍경 속에서 문득 수천 년 전 이야기가 튀어나온다.

세조가 병을 고치러 이 절을 찾았고, 그가 만났다는 문수보살은 아직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종 하나, 동자상 하나에 서린 무게가 다르다.

출처 : 평창문화관광 (상원사)

그 흔한 광고 하나 없이도 사람들이 매년 여름 이 길을 걷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 같은 계절, 무더위를 피해 숲으로 스며들고 싶다면 오대산 상원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오대산 및 상원사

“월정사~상원사 선재길 걷기, 전나무숲 넘는 9km 여름 산책 코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오대산)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에 위치한 ‘상원사’는 오대산 국립공원 북쪽 줄기의 깊은 산자락에 자리한 사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로, 월정사에서 이어지는 ‘선재길’을 따라 도보로 9km를 걷거나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상원사는 통일신라 선덕여왕 시기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신라 성덕왕 24년(705년)에 크게 중창되며 ‘진여원’으로 불리기도 했다.

고도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대중적으로 알려진 월정사보다 찾는 이가 적지만, 역사적, 종교적으로는 결코 뒤처지지 않는 사찰이다.

출처 : 평창문화관광 (상원사)

이곳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물은 국보 제36호 ‘상원사 동종’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동종으로, 신라 성덕왕 시기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높이 1.67m, 지름 91cm의 이 종은 종소리뿐 아니라 제작 양식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외에도 세조가 문수보살을 만나고 중창을 명하며 남긴 ‘중창권선문(국보)’과 문수동자상, 문수보살상 등도 사찰 내 보존되어 있다.

상원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문수보살을 본존불로 모신 사찰로, 이 점에서도 독보적인 정체성을 가진다. 불교에서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은 산속 깊은 수행처에서 머문다고 전해지며 상원사 역시 그러한 전통적 이미지와 겹친다.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사찰 주변도 인상적이다. 상원사 일대는 여름철에도 시원한 바람이 흐르는 고지대로, 숲의 밀도와 고요함이 매우 깊다.

출처 : 평창문화관광 (상원사)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9km 선재길은 완만하게 이어지며 전나무숲길과 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어 계절마다 풍경이 바뀌는 트레킹 코스로 인기가 좋다.

상원사에서 오대산 정상 부근의 적멸보궁까지도 도보 이동이 가능하다. 적멸보궁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로, 불상을 모시지 않고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상원사를 거점 삼아 적멸보궁까지 다녀오는 일정은 하루 여행 코스로도 적합하다.

상원사는 일출 2시간 전부터 일몰 전까지 관람 가능하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없고, 차량 진입이 가능한 도로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월정사에서 출발하는 경우, 선재길 트레킹 또는 차량 이용 중 선택이 가능하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오대산)

기록과 전설, 고요한 숲과 불교문화가 만나는 자리에서 짧은 여름의 깊이를 느껴보고 싶다면 상원사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