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뒤통수 걱정, 2명 중 1명이 '이것' 선택했다
절반 이상이 당사자 간 거래
- 중고차 거래 중 55% 개인 간 거래
- 같은 차종 비교 시 개인 간 거래가 20~30% 가량 저렴
- 자동차 고장 걱정 시 중고차 구독 방식으로 불안 해소 가능
중고차 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지난달 공개한 2020년 국내 중고차 거래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매매업자의 차량 매입 규모는 116만대였습니다. 전년보다 10% 가까이 증가한 것입니다.
중고차 시장은 이처럼 점점 커져가는데 정보 비대칭 현상은 개선되고 있지 않은 모양입니다. 정보 비대칭성으로 저품질의 서비스나 재화가 거래되는 시장을 레몬마켓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이 왜 레몬 마켓으로 불리는지 알아봤습니다.
◇신차 시장보다 큰 중고차 시장...딜러 못 믿는다?
작년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개인 소유 용도로 판매된 중고 차량 대수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251만5000대입니다. 같은 시기 신차 판매량은 190만5000대를 기록했습니다. 차량 대수 기준으로 중고차 판매규모가 약 1.3배 큰 셈입니다.
이 중고차 최종 거래량 통계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포착됐습니다. 중고차 최종 거래는 당사자 간 거래(직거래)와 매매업자를 통한 거래로 나뉘는데, 작년 총거래량 중 55%인 137만6000대가 직거래인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절반 이상의 거래가 매매상의 개입 없이 이뤄진 것입니다. 미국, 독일 등 해외의 중고차 직거래 비중은 30% 수준입니다.
소비자들이 개인간 직거래를 찾는 이유는 가격적인 이유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당사자 간 거래의 평균 매매 금액은 604만원이었습니다. 반면 매매업자를 통한 가격은 1126만원으로 직거래보다 거래가가 1.86배나 높았습니다.
물론 연식이나 옵션, 차종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이 중고차입니다. 하지만 차종과 세부 조건이 같은 차량을 기준으로 비교해도 매매상 거래 가격이 최소 1.26배에서 최대 1.35배까지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보다 매매업자 믿기가 더 힘든 중고차 시장
매매상을 통한 중고차 거래는 개인간 거래와 달리 세금 계산서, 현금영수증 등의 처리가 가능합니다. 보증기간 등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있죠. 그럼에도 중고차 거래량의 절반 이상이 직거래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중고차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어차피 신뢰할 수 없는데, 저렴하게라도 타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죠.
작년 경기도가 실시한 중고차 허위매물 모니터링 결과는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가짜 매물’ 실태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줍니다. 허위 매물이 의심되는 온라인 중고차 사이트 중 소비자가 많이 찾은 31곳의 차량을 100대씩 임의추출해 자동차 등록원부와 대조한 결과, 95%인 2946대가 허위 매물이었습니다. 이미 판매된 차량을 주행거리, 연식 등을 바꿔 온라인에 등록해둔 것이 80%로, 소비자가 매장에 방문하면 다른 차량을 추천하는 방식을 의도한 것이죠.
◇중고차 고장날까 불안하다면
개인간 직거래는 판매자를 직접 만나 차량의 상태를 물어볼 수 있고 비교적 저렴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다만 중고차 성능기록부를 요청하기 어렵고 보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구매자의 불안은 여전하죠.
중고차량은 대부분 보증기간이 끝나 소모품 교체, 고장 수리 비용 등을 알아서 부담해야 합니다. 엔진오일, 브레이크 오일, 브레이크 패드, 타이어, 배터리, 에어컨 필터 등 소모품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요.
이런 이유로 중고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에게 개인 간 거래가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김영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