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겨냥 … 암벽타기 패션도 힙하게 [요즘 뜨는 브랜드]

정슬기 기자(seulgi@mk.co.kr) 2026. 1. 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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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우 탄산마그네슘 창업자
누구나 즐기는 클라이밍 위해
캐주얼 웨어 집중해 문턱 낮춰
가방에 신발고리 등 기능도
작년 론칭후 월매출 2배씩 뛰어
올초 성수동에 플래그십 매장
클라이밍·패션 결합 공간으로
탄산마그네슘 룩북

"클라이밍은 힘든 운동이라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 클라이밍을 모티브로 한 패션 브랜드를 만들게 됐습니다. 클라이밍이 캐주얼하게 입고 아무 때나 즐기는 운동, 헬스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이 됐으면 합니다."

작년 1월 론칭 후 매출이 월평균 두 배씩 성장한 패션 브랜드 '탄산마그네슘'의 창업자 박영우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스케이트보드처럼 멋있는 패션 브랜드가 있으면 클라이밍에도 관심을 갖고 유입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탄산마그네슘은 암벽 등반 전 클라이머들이 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가루에서 이름을 가져온 패션 브랜드다. 클라이밍에서 영감을 받은 만큼 편안하고 실용적인 디자인과 독창적 스타일이 특징이다.

3년 전 처음 클라이밍을 접한 박 대표는 "벽을 같이 쓰다 보니 암묵적인 질서도 있고, 모르는 사람과도 금세 동료가 되는 문화가 좋아 빠져들었다"며 "그러다 클라이밍이 하는 사람만 하는 운동이라는 점에 아쉬움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는 멋있는 브랜드가 있으면 그 운동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클라이밍을 하면서 입고 싶은 옷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탄생한 탄산마그네슘의 작년 매출은 60억원으로 추정된다. 작년 7월엔 서울 무신사 스토어 성수에서 팝업을 진행했는데, 크리에이터 '이자반'과 협업한 컬렉션으로 화제를 모으며 팝업 첫날에만 약 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총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는 2배 이상 성장한 150억원, 내년은 2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5년 뒤에는 1000억원 브랜드로 성장했으면 한다"며 이를 위한 발판으로 올 초 성수동에 여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꼽았다.

박영우 탄산마그네슘 창업자

이 플래그십 스토어는 패션 제품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클라이밍까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매장이다. 공간 구성부터 인테리어까지 박 대표가 직접 구상에 참여했다. 1층과 2층 천장을 과감하게 뚫어 클라이밍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여러 층에 걸쳐 클라이밍을 상징하는 커다란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클라이밍 문화 공간에 가까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1층은 야외 공간을 만들고 실제로 오를 수 있는 큰 돌을 배치해 클라이밍이 가능한 매장을 구현한다. 2·3층에는 클라이밍에서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인 '손'을 모티브로 한 조형물을 선보인다.

박 대표는 "건물 구조를 변경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지겠다는 계약서까지 작성했다"며 플래그십 매장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젠틀몬스터 창업자 김한국 대표의 팬이라고 전하며 과감한 인테리어를 시도하는 배경으로 젠틀몬스터 쇼룸을 찾아다니던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백화점 매장에서는 사실 브랜드 정체성을 온전히 보여주기 어렵다"며 "이번 플래그십 매장은 탄산마그네슘이 어떤 패션 브랜드인지 가장 잘 설명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탄산마그네슘은 클라이밍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등산복이나 운동복처럼 기능성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그 대신 일상에서 입는 롱슬리브 티셔츠, 비니 등에 클라이밍 요소를 녹여낸 캐주얼 웨어에 집중한다. 박 대표는 "기능성 중심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전개하면 멋은 있겠지만, 실내 클라이밍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오히려 진입장벽을 높이게 된다"며 "클라이밍이 캐주얼한 옷 입고 아무 때나 가서 즐길 수 있는, 헬스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이 되길 바라며 브랜드를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반영해 탄산마그네슘의 옷은 기능적인 부분으로 다가가기보다 클라이밍에서 요소를 따온 후 그 요소를 재해석해 누구나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있다. 이를 테면 클라이밍이 등판이 잘 보이는 운동이라는 점에 착안해 등 쪽에 산양의 뿔이나 산을 활용한 디자인을 넣어 브랜드 개성을 살렸다. 바지는 허리와 밑단에 핏을 조절하기 편하도록 스트링을 넣었고, 가방은 하단에 클리이밍화를 걸 수 있도록 고리를 달았다.

현재 탄산마그네슘의 핵심 타깃은 20대 초반 여성이다. 실내 클라이밍장에서 여성 비중이 작지 않고 새로운 브랜드를 시도하는 경향과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그럼에도 남성 고객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유니섹스 감성의 디자인이 많은 데다 일부 여성 고객이 남성 사이즈를 선택하는 흐름도 포착되고 있다. 이를 고려해 회사는 사이즈를 늘리고 있다. 키 180㎝ 전후의 남성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고객층 확장을 시도하는 것이다.

아이템 카테고리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올해는 의류, 가방, 모자, 키링, 벨트뿐만 아니라 지갑, 액세서리, 신발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클라이밍 용품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세한다. 초크백과 볼더링 패드 등은 올해 여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기능성과 안전이 핵심인 신발은 기존 브랜드와의 협업을 우선시하고 중장기적으로 자체 출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신생 브랜드이기에 해외 매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국내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올린 만큼 해외도 충분히 준비 후 진출한다면 진입에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첫 번째 목표로 삼은 시장은 클라이밍 강국인 일본이다. 탄산마그네슘은 내년 4월 일본에서 열리는 무신사 팝업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일본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도 진행했는데, 하루 만에 팔로어가 1000명가량 증가할 정도로 초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박 대표는 "팝업 현장에서 '디자이너가 일본인이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일본 시장과 감성적인 결이 잘 맞는 편"이라며 "일본 현지에서도 비슷한 감성의 브랜드들이 이미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클라이밍을 녹여낸 우리 브랜드와 잘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 문을 여는 성수 플래그십 매장 역시 해외 고객과 접점을 늘리려는 방안 중 하나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해외 주요 도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고 싶다"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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