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사는 패션 전문가의 '뉴욕 쇼핑 가이드'

쇼핑하기에 좋은 연말 휴가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유명 스타일리스트 에린 월시가 광활한 뉴욕의 쇼핑 명소를 둘러보는 자신의 팁을 소개한다.

뉴욕의 쇼핑 지대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1800년대 후반 이래 미국의 쇼핑 중심지로 떠오른 뉴욕, 그 빛나는 콘크리트 거리에는 명품 플래그십 스토어, 유서 깊은 백화점, 개성있는 독립 부티크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외지에서 뉴욕을 찾아온 이들 중 정보가 없는 사람들은 뉴욕 5번가와 ‘록펠러 센터’, ‘헤럴드 스퀘어’에 줄지어 선 체인점들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오랫동안 뉴욕에서 거주했고 배우 앤 해서웨이나 가수 겸 배우 셀레나 고메즈 같은 할리우드 유명인사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에린 월시는 “무작정 뉴욕을 가기만 해서는 특별한 보석들을 지나칠 수 있다”고 말했다. 월시는 쇼핑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자, “뉴욕을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는 ‘뉴요커’다. “뉴욕에 살면 이 공간이 내 정체성의 일부가 될 뿐만 아니라, 내 심장 역시 활기차게 뛰게 되는 것 같아요.”

월시가 뉴욕에서 쇼핑을 하는 방법은 간단한다. “길을 잃어버리면 됩니다. 길을 잃고 헤매다 보면, 놀라운 것을 발견하고 영감을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월시가 말하는 ‘길을 잃는다’는 그가 좋아하는 뉴욕 내 ‘포켓(주변과는 다른 이질적인 지역)’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쇼핑에만 국한되지 않는 정말로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길을 돌아다닐 때) 항상 주변에 있는 레스토랑을 눈여겨본다”고 말했다. “아늑한 느낌이 드는 곳... 그런 곳이 더 재밌어요.”

뉴욕의 쇼핑 지대에서 “길 잃기”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월시의 쇼핑 가이드를 소개한다.

1. 여성 패션을 위한 최고의 쇼핑지: ‘웨스트 브로드웨이’와 ‘브로드웨이’ 사이 소호

월시의 ‘포켓’ 중, 그가 여성 패션을 위해 선택한 곳은 웨스트 브로드웨이와 브로드웨이 사이 소호에서 자갈로 이어진 길이다.

월시는 멋진 부티크들로 이름난 이 예술적인 소호에 가면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진다”며, 의류 편집숍 ‘웹스터(The Webster)’와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 ‘끌로에(Chloé)’를 이 지역에서 자신이 가장 즐겨 찾는 명품 브랜드 매장으로 꼽았다.

월시는 이곳에서 새로움으로 가득한 독립 부티크를 찾기 위해 거리를 훑는 것도 좋아한다. 그러다 보면 유명 디자이너는 물론 신진 디자이너의 작품을 엄선해 판매하는 머서 스트리트의 ‘키르나 자베테(Kirna Zabête)’와 같은 놀라운 부티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소호를 찾을 때는 ‘라 메르세리(La Mercerie)’와 같은 “특별한 장소”에도 들른다. 그는 “이곳은 단순한 레스토랑이 아니다”라고 했다. “의상실이자 쇼룸이기도 하죠. 레스토랑에 있는 모든 것이 판매용입니다. 심지어 꽃도 팔고요... 그리고 하루를 마치면 ‘발타자르(Balthazar, 레스토랑 겸 바)’에 가죠."

2. 남성을 위한 쇼핑 최적지: ‘보워리(The Bowery)’

월시가 남성 고객 및 소중한 이들을 위한 쇼핑을 할 때면, 그는 맨해튼 시내의 보워리 지역으로 향한다. 그는 이 지역을 “우거진 숲이 아름답지만, 절대적으로 과소평가된 곳”이라고 말했다.

월시가 “크리스마스 고민 해결사”라고 부르는 2번가의 고급 홈 데코 매장 ‘존 데리엔(John Derien)’을 비롯해 그가 보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게들은 보워리 호텔 근처에 있다. 그는 본드 스트리트에 있는 ‘대시우드 북스(Dashwood Books)’에도 항상 들른다. 그는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서점”이라고 했다. “그곳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됩니다. 너무 아늑하고 멋져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구프(Goop)’도 그곳에 있어요. 작은 가게들이 모여 있는 특별한 곳이죠.”

3. 전통적인 휴일 쇼핑 최적지: ‘미드타운’

뉴욕에서 쇼핑하는 것은 늘 이색적이지만, 겨울 휴가철에는 그 어느 때보다 그 매력이 크다(영화 ‘34번가의 기적’ 탓이기도 하다). 5번가에서 열리는 ‘메이시스(Macy’s)’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는 매년 엄청난 인파가 몰리고, ‘록펠러 센터’의 화려한 상점들은 광장의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만큼이나 인기를 끈다. ‘버그도프 굿맨(Bergdorf Goodman)’과 ‘삭스(Saks)’ 같은 5번가의 유서 깊은 백화점이 연말을 맞아 쇼윈도에 설치하는 예술작품 전시는 가히 전설적이라 할 만큼 아름답다.

보통 현지인들은 연말연시에는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미드타운을 피하지만, 월시는 항상 이곳을 방문한다. 그는 “미드타운에 가서 그 모든 것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말 특별하죠. 아이들과 함께 록펠러 센터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서 거의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인데요. 정말 엄청납니다.”

4. 홈 인테리어에 가장 적합한 곳: ‘트라이베카(Tribeca)’와 ‘웨스트 빌리지’

뉴욕대 티쉬 예술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월시는 패션만큼이나 인테리어에도 열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뉴욕에 있는 자신의 작은 공간에 질감과 소재의 특징을 살린 인테리어를 하는 것을 즐긴다. 그는 “미적 감각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기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간에 에너지를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울부터 촛대까지 아름다운 디자인의 생활용품과 깜짝 선물을 구입하고 싶을 때면 세련된 트라이베카와 유서 깊은 웨스트 빌리지에 비스듬하게 난 거리를 찾아간다. 그는 “(이곳에서) 러그와 가구, 트레이, 책 등을 사서 누군가에게 선물을 했다”며 “로브(드레싱 가운)도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누군가에게 선물을 줄 때 ‘당신을 늘 지켜보고 있고 당신과 함께 한다’는 느낌을 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녀는 또한 향초 가게에서 자신이 “깜짝 선물”이라고 부르는 향초 쇼핑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는 “사람들은 ‘항상 향초는 (받는 사람의 기호가 엇갈릴 수 있으니) 선물하지 마라’고 말한다”고 했다. “하지만 저는 최고의 선물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아이들을 위한 최적의 쇼핑지: ‘톰슨 스트리트’와 ‘웨스트 브로드웨이’ 사이 소호

월시는 아이들을 위한 쇼핑이 필요할 때마다 예술적 감성이 넘치는 소호로 향한다. 그는 그 중에서도 소호 가장 서쪽에 있는 2개의 블록에 주목하는데, 그는 웨스트 브로드웨이의 ‘본포인트(Bonpoint)’를 ‘아이들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들의 시험대’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그곳에는 귀여운 아동복 가게가 너무 많은데, 직접 돌아다녀야만 그 보석들을 찾을 수 있어요.”

그가 아이들을 위한 쇼핑을 할 때 가장 좋아하는 또 다른 가게는 톰슨 스트리트의 ‘마키(Makie)’다. “가장 예쁜 아동복... 일본식이지만 왠지 스칸디나비아 느낌이 나죠.” 그는 또 쇼핑을 마칠 때는 웨스트 브로드웨이에 있는 ‘라두레(Ladurée)’ 카페에 들러 아름다운 상자에 담긴 시그니처 마카롱을 먹으면 어른과 아이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6. 콰이어트 럭셔리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 마크 호텔 주변 ‘어퍼 이스트 사이드’

맨해튼 업타운에서 월시가 가장 좋아하는 쇼핑 지역은 마크 호텔을 둘러싼 매디슨 애비뉴의 화려한 거리다. 하지만 월시는 부티크에 가기 전 71번가에 있는 ‘조지아 루이스 아틀리에(Georgia Louise Atelier)’에서 피부 관리를 받고, 최신식 피부 관리 도구나 ‘루이스’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스킨케어 라인 등 고급스러운 뷰티 제품을 둘러볼 것을 추천했다.

그는 뷰티 제품을 본 후엔 보석 브랜드 ‘시드니 가버(Sidney Garber)’, ‘랄프 로렌(Ralph Lauren)’, 스웨터가 예쁘다는 의류 부티크 ‘라 린(La Ligne)’ 등 거리에 줄지어 선 명품 가게에 가는 것을 제안했다. 그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든 없든 내가 만약 라 린의 스웨터를 선물한다면, 모두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시의 어퍼 이스트 사이드 럭셔리 쇼핑은 ‘가고시안 아트 갤러리’를 들른 후, 마크 호텔에서 음료를 마시는 것으로 끝난다.

7. 하루 종일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곳: ‘라파예트’와 ‘크로스비 스트리트’ 사이 소호

월시는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가게들이 밀집해 있는 소호의 또 다른 틈새 지역을 추천했다. 그는 “크로스비와 ‘하워드’ 모퉁이에 멋진 가구와 보석 가게가 있다”고 말했다. “(페인트박스 네일 살롱에서) 손톱 관리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터데이 뉴욕(Saturdays NYC)’에서 남자친구를 위한 선물과 커피를 살 수 있어요.”

월시는 이 지역의 핸드백과 주얼리 매장 중에는 ‘프라다(Prada)’와 ‘다이노서 디자인(Dinosaur Designs)’을 주로 찾는다. 그 후엔 이 지역의 소규모 부티크와 떠오르는 부티크들을 둘러보고, 동쪽으로 한 블록 떨어진 라파예트 스트리트로 가서 ‘산타 마리아 노벨라(고급 이탈리아 향수 라인의 뉴욕 지점)’와 독립 서점 ‘맥널리 잭슨(McNally Jackson)’에 가는 것을 즐긴다. 그 후에는 ‘산트 암브로에우스(Sant Abroeus)’ 바에 들러 상쾌한 캄파리 스피리츠 칵테일 한 잔을 마신다. 그는 “이렇게 하다보면 늘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거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8. 새롭게 떠오르는 곳: ‘도버 스트리트 마켓(플랫아이언/매디슨 스퀘어 파크)’

월시는 맨해튼의 전통적인 다운타운 지역에서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플랫아이언 디스트릭트의 도버 스트리트 마켓처럼 떠오르는 지역도 주시하고 있다. 그는 눈에 확 띄는 V자 모양의 ‘플랫아이언 빌딩’과 ‘매디슨 스퀘어 파크’가 있는 플랫아이언 디스트릭트가 “지난 몇 년 동안 정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독특하고 다양한 제품들이 있고, 아기자기한 커피숍과 레스토랑도 많아요... 멋진 보석 상점은 물론, 국제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볼 수 있죠.”

월시는 이 지역이 미식가들 사이에서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객들이 칵테일을 마시며 가방과 발을 내려놓을 수 있는 ‘에이스(Ace)’ 같은 호텔뿐만 아니라, ‘이탈리(Eataly)’나 ‘세코니(Cecconi’s)’ 같은 식당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여유를 즐겨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정신없이 서두른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은데, 그러다보면 좋지 않은 결과를 얻게 될 때가 많잖아요.”

*‘BBC 트래블’의 ‘The SpeciaList’는 현지 전문가 및 트랜드 세터의 시선으로 전 세계 인기 여행지 및 떠오르는 여행지를 안내하는 시리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