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집에서 가장 큰 도전은 선택입니다. 어떤 공간을 넓히고 무엇을 축소할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11평 아파트는 욕실을 확장하고 수납 공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체적인 구조를 새롭게 정리했습니다.
기존 동선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 색상과 가구 배치를 조정하여 공간을 새롭게 보이게 한 사례입니다. 현관에서 시작해 거실, 주방, 침실, 욕실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작은 집의 균형 잡힌 설계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현관

기존 구조에서는 현관과 주방이 거의 한 덩어리처럼 이어져 있었습니다. 오래된 집 특유의 어두운 색상 때문에 입구 공간이 좁고 낡아 보이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구조를 대대적으로 변경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색상과 소재를 새롭게 정리하여 분위기를 바꾸었습니다.
바닥에는 베이지색 육각형 타일을 사용했습니다. 다양한 색조의 타일이 자연스럽게 섞이며 바닥에 리듬감을 줍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타일 위로 퍼지면서 현관이 훨씬 밝아 보입니다. 나무 바닥과 커튼은 현관과 실내 공간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구분해 줍니다.
거실

거실은 집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입니다. 커튼을 살짝 들어 올리면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벽면을 타고 방 안으로 퍼집니다. 밝은 색의 키 큰 수납장이 벽을 따라 설치되어 있어 수납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공간이 답답하지 않게 보입니다.
일반적인 TV 대신 프로젝터를 사용하는 것도 이 집의 특징입니다. 벽 상단에 스크린을 설치할 공간을 마련해 필요할 때만 내려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평소에는 벽이 비어 있어 거실이 훨씬 넓어 보입니다.
소파는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투톤 디자인을 선택했습니다. 따뜻한 오렌지색이 밀크티 톤의 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천장에는 트랙 조명을 설치하여 공간 전체를 은은하게 비춥니다. 욕실을 확장하면서 거실 면적이 조금 줄었지만, 가구 배치가 간결하여 여전히 여유로운 분위기가 유지됩니다.
주방

요리를 즐기는 집주인의 생활 방식에 맞춰 주방은 실용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인 식사를 빠르게 준비할 수 있도록 일자형 조리대를 중심으로 가전과 수납을 배치했습니다.
조리대 위아래 수납장은 밝은 색을 사용해 공간이 무겁게 보이지 않도록 했습니다. 중앙 벽면에는 머스터드 옐로우 색의 래커 유리를 사용해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광택이 있는 표면이 빛을 반사하여 주방을 한층 밝게 만듭니다.
냉장고는 조리 공간 안쪽이 아닌 동선 바깥쪽에 배치했습니다. 좁은 주방에서 움직임이 막히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바닥에는 방수 기능이 있는 육각형 타일을 사용하여 따뜻한 색감과 실용성을 동시에 고려했습니다.
침실

침실과 거실은 반 높이의 벽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완전한 벽이 아니라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도 공간의 구분은 분명합니다. 이 벽은 침대 프레임의 한쪽을 감싸며 작은 구조물처럼 자리 잡습니다.
침대는 데이베드 형태로 제작했습니다. 일반 침대를 놓으면 생길 수 있는 빈 모서리 공간을 없애기 위한 선택입니다. 길이 250cm의 프레임은 혼자 사용할 때는 넉넉하고, 필요하면 두 사람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크기입니다.
반 높이 벽 위쪽 공간은 고양이가 올라갈 수 있는 작은 단처럼 활용됩니다. 집주인의 생활 방식과 취향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부분입니다. 발코니 문을 닫았을 때 보이는 작은 장식 요소 역시 집주인의 신앙을 담은 상징적인 장치로 만들어졌습니다.
욕실

이 집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이루어진 공간은 욕실입니다. 기존 면적에서 약 4분의 1 정도를 확장해 욕조와 샤워 공간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완전히 건식과 습식 공간이 나뉘지는 않았지만, 공간이 넓어지면서 사용 편의성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욕실 입구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동선을 부드럽게 만들었습니다. 문 옆에는 전신 거울이 있어 집에 돌아와 외출 전 모습을 확인하기에도 좋습니다.
작은 집이지만 욕조가 있는 욕실 덕분에 생활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이 집은 공간의 크기를 키운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다시 정리하여 집의 사용 방식을 바꾼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