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우 DHX 대표, “디지털 휴먼으로 대체된 K-콘텐츠, 글로벌 수출로 ‘게임 체인저’될 것”

안진용 기자 2024. 12. 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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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1스마트폰 시대처럼, 1인1디지털 휴먼 시대 올 겁니다”
2025년 디지털 휴먼 공개·2026년 이를 활용한 콘서트 준비 中
김성우 DHX 대표

"1인(人) 1스마트폰 시대가 온 것처럼, 1인 1디지털 휴먼 시대가 올 겁니다."

디지털 휴먼 전문 기업 DHX를 이끄는 김성우(44) 대표는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을 미래 먹거리로 내다보며 이같이 힘주어 말했다. 대중이 흥미 위주로 디지털 휴먼을 신기하듯 바라보는 지금 단계를 넘어서면, 모두가 각자의 디지털 휴먼을 갖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한 게 2007년입니다. 그 때만 해도 전 세계인 모두가 스마트폰을 한 대씩 손에 쥐게 될 것이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죠. 하지만 불과 10여년 만에 그런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디지털 휴먼 역시 그런 존재가 될 거라 믿습니다. 나와 똑같이 생긴 내가 디지털 세상에서 활보하는 세상인 거죠."

이를 위해서 김 대표는 ‘초격차’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인간과 디지털 휴먼을 구분하는 경계 자체가 사라질 정도의 기술력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DHX의 고도화된 기술력과 숙련된 전문가들의 면면을 강조했다. 팝스타 브루노 마스,티에스토,아비치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을 총괄 프로듀싱하고 HTC, 렉서스, 도요타 재팬, 캐딜락, 타겟, 뷰익, 재규어 USA, 코카콜라, 버드와이저 등의 광고를 제작하며 할리우드에서 20년 넘게 시각 효과, 3D, 모션 그래픽 및 애니메이션 전문가로 활동하는 크랙 버나드(Craig Bernard)가 DHX의 총괄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다.

"DHX라는 사명의 ‘DH’는 ‘디지털 휴먼’의 약자입니다. 여기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미지수 ‘x’를 붙였죠. 저희는 한 가지를 분명하게 강조하고 싶습니다.

DHX는 사람의 모션에 얼굴만 입히는 딥페이크 기반이 아니라 100% 극실사를 기반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부위를 디지털 휴먼으로 만드는 전문 기업이죠. 타 기업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의 ‘초격차’를 보이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DHX의 기술 수준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결과물이 있다. DHX는 2022년부터 영국 런던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 공연장에서 장기 공연돼 3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누적 매출 3억 달러가 넘는 디지털 휴먼 공연 ‘아바 보이지’(ABBA Voyage)에 참여했다. 70대 아바 멤버들이 디지털 휴먼 작업을 통해 30대 전성기 시절 모습으로 구현돼 무대 위에서 뛰놀며 공연을 펼치는 모습은 장관이다. 이를 접목시키면 유명 K-팝 스타들이 전성기 시절 모습으로 항시 퍼포먼스를 펼치는 디지털 휴먼 공연 시장이 열리게 된다.

김성우 DHX 대표

김 대표가 디지털 휴먼 시장에 눈을 뜬 건 지난 팬데믹 기간이다. 대면 공연이 전면 중단됐던 당시, 김 대표는 온라인 공연 플랫폼인 베뉴라이브 대표(2020∼2022)로 일했다. 이 때 김 대표는 보다 실감나는 온라인 공연을 위해 다양한 가상현실(VR) 기업들을 만났고, 그 과정에서 디지털 휴먼 시장의 가능성에 눈을 떴다.

"VR로 3차원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력이 아직 대중의 높은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죠. 이를 깨닫는 순간 ‘이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DHX를 설립하고 디지털 휴먼 시장에 몰두했습니다. DHX가 추구하는 디지털 휴먼의 완성도는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이죠. 땀구멍과 솜털 하나까지 실사처럼 구현합니다. 그 결과, 이 시장에 대한 니즈가 강한 미국, 일본에서도 러브콜을 받아 각국에 지사를 두고 현지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DHX는 내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디지털 휴먼을 활용한 광고를 촬영했고, 내년 상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에는 디지털 휴먼을 무대 위에 올린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내로라하는 K-팝 그룹과 접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체 지식재산권(IP)이 될 디지털 휴먼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울러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구상 중이다.

"깜짝 놀랄 만한 콘텐츠가 나올 겁니다. 처음에는 대중이 디지털 휴먼이라는 것을 인지조차 하지 못할 거예요. 게다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인물과 함께 하는 광고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대외비에 붙일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공개됐던 디지털 휴먼에 대한 관심이 1회성에 그친 것은, ‘넥스트’(next)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활용한 적절한 콘텐츠가 없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DHX는 디지털 휴먼으로 구현된 IP를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콘텐츠까지 같이 준비 중입니다."

디지털 휴먼은 한국을 대표하는 K-콘텐츠 시장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하다. 그들의 활동 무대는 글로벌로 확장됐지만 시간적, 물리적으로 그들의 활동폭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보이그룹의 경우 군입대로 인한 활동 중단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계약 기간 등을 이유로 K-팝 그룹의 활동 기간과 생명력 또한 상대적으로 짧다.

"각 K-팝 그룹이나 배우들을 디지털 휴먼으로 IP화시켜 놓는다면 그들의 공백기에도 다양하게 활용 가능합니다. 디지털 휴먼은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활동이 가능하니까요. 즉 디지털 휴먼 시장의 확장은 K-콘텐츠 시장의 확장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지자체도 디지털 휴먼 시장에 관심을 보이며 DHX와 협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재 DHX는 디지털 휴먼을 제작하는 과정에 투입되는 비용을 낮추는 프로세스를 밟고 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누구나 손쉽게 나만의 디지털 휴먼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적절한 가격에 공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 DHX는 관련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아직까지는 디지털 휴먼을 만들기 위해 상당히 많은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부가가치가 높은 유명 연예인을 활용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범용성 있는 소프트웨어로 개발하기 위해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예를 들어 유명 K-팝 스타가 디지털 휴먼으로 등장해 전 세계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게 되죠. 또한 아인슈타인을 부활시켜 과학 강의를 듣는 등 교육 분야에서도 쓰임이 다양해집니다. 이렇듯 DHX는 디지털 휴먼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거듭나기 위해 단계를 밟아가고 있습니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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