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배우와 연인 호흡 맞춘 뼛속까지 친한파인 日국민 청춘스타
(Feel터뷰!) 쿠팡플레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의 사카구치 켄타로 배우를 만나다
극중 사카구치 켄타로는 누구보다 사랑했던 홍을 떠나보내고 후회와 그리움만 남은 준고를 맡았다. 9월 14일 삼청동의 카페에 나타난 사카구치 켄타로는 꾸밈없는 모습으로 나타나 현실 남친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마치 주고 그 자체인 듯 묘한 기시감이 느껴졌다.
원작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2005년 한국의 공지영과 일본의 츠지 히토나리가 각각 여자와 남자의 관점으로 사랑과 이별, 재회의 속마음을 그린 한일 합작 소설이다. 당시 ‘냉정과 열정 사이’의 번외편이란 타이들과 함께 큰 인기를 끌었다.
시리즈는 약 20년 만에 한일 우호 해(2005)를 기념해 발간된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소설 속(1998년 ~ 2005년 추정) 7년 후를 5년 후로 바꿔 2019년과 2024년 사이 두 사람의 일상과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멜로 장인 이세영의 일본어 연기 도전에 버금가는 사카구치 켄타로의 본격적인 한국 진출작이며 앞으로 글로벌 활약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사랑은 변하기는 하나 유효기간은 없다
-한국과 인연이 남다르다. 드라마 ‘시그널 장기 미제 사건 수사반’과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일본 리메이크에 버전에 참여해 한국과 인연이 깊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본격적인 한국 진출 작품이다.
“4-5년 전 영화로 기획되다가 준고와 홍의 감정을 영화 러닝타임에 다 담을 수 없다고 느껴 시리즈로 변경된 이야기다. 그 사이 코로나도 겪었고 달라지고 어려워진 제작 환경을 지나오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대본을 읽어보니 둘의 섬세한 감정선을 묘사하는 데 더욱 중점 두었더라. 둘의 만남부터 사랑을 나누며 행복했던 시간을 지나 엇갈려 이별하고 재회하기까지, 연애의 다양한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 꼭 출연하고 싶었다”
-20년 전 사랑받았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했지만 현시점으로 옮겨 생긴 차이점을 말해준다면.
“원작의 시간 설정이라도 충분히 성립된 이야기다. 지금은 바로 연락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상대방이 늦으면 정보를 바로 알 수 없었던 때라 상대방을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났을 거고. 지금 시점이라도 한국과 일본의 시공간적인 거리감이 다르지 않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 거다. 현재 설정은 그때보다 애정 표현이 직접적으로 가능하고, 정보 전달도 활발해서 더 밀접하게 연락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과 일본은 문화 차이가 존재한다. 한국의 ‘사랑해’와 일본의 ‘좋아해’가 비슷한 표현의 농도라는 말을 들었다. 문현성 감독과 이세영 배우와 일본의 연애관을 조율해 반영한 부분이 있는 건가.
“대본이 완성되기 전에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준고 입장에서 의견을 냈다. ‘사랑한다’는 말은 파워풀한 장면에서만 쓴다고.. (웃음) 대본에는 정말 ‘사랑한다’는 워딩이 많았다. 그 말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준고가 애정 표현을 더 해야 하는데, 사실 덜 적은 거라고 하더라.
아마 한일 문화의 소소한 생각 차이, 즉 말로 전달하지 않는 문화 차이인 것 같았다. 결국 ‘사랑해’라는 말을 더 적게 하는 쪽으로 수정되었다. 때문에 홍이 그 말을 더 듣고 싶었지만 듣지 못해 불만이 쌓였고, 결국 이별로 이어졌다고 생각했다. 준고 입장에서는 할 만큼 다 했다고 생각하고 홍의 입장에서는 더욱 애정 표현을 해주었으면 하는 불만이 엇갈렸던 건데, 그 부분이 드라마틱하게 반영되었다”
-홍은 일본으로 유학 와 타지 생활 중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지만 늘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다.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한국에서 촬영하며 잠시나마 홍의 입장을 느껴 본 적 있었는지 궁금하다.
“감정이 격해져서 화를 내는 장면이 떠오른다. 배우는 빨리 대본을 읽고 외워야 하기에 당시에는 관찰자 입장으로 (감정을 싣지 않고) 준고의 마음을 이해했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감정의 강도가 높아져 성량도 커지더라.(감정이 격해져서) 대본과 달라지는 신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준고에게 이입했다고 생각했다.
홍이 준고에게 화를 낼 때 한국어가 튀어나오는데 강한 고독감이 전해져 슬펐다. 일본에서 세영 씨 긴 촬영할 때 느꼈을 고독감이 홍에 스며들었던 거 같다. 저는 익숙한 상황(일본촬영)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세영의 고독이 홍과 겹칠 때 감정이 이입되더라”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고 믿는지 준고와 켄타로의 입장에서 말해준다면.
“누군가를 만나면 바로 인연이 생성되는 건 아니지만 어떤 의미로도 인연이 생기게 되면 끊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감촉, 색, 무게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사랑에 유효기한은 없다고 느끼지만 변한다고 생각한다.
5년 전 준고라면 연인에게 내 일을 이해해 달라고 요구했을 거다. 홍도 마찬가지지 않았을까. 애정을 더 쏟아 달라고 요구했을 거 같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후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을까. 생각도 달라졌고 상대를 향한 감정도 깊어졌을 거다.
음... 저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무언가를 주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 느낀다. (웃음)”
-5년 뒤 준고는 한국에 와 5년 전 홍이 느꼈을 외로움과 고독을 체험한다. 때문에 양국의 로케이션이 중요한데 인상적인 장소를 꼽자면.
“너무 추웠던 건 명동이고 준고의 감정과 매칭되었던 장소는 율동공원이다. 촬영 시점이 현재 준고와 홍이 만났을 때부터 시작했던 때라 한국에서 촬영했었다. 율동공원은 둘의 마음이 차갑게 식었을뿐더러 거리감도 있었기 때문에 슬픔, 괴로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특히 첫 촬영이 한국이라 서로 가깝지도 않았던 시기다. 겨울이라 공기도 차갑고 앙상한 나뭇가지, 얼어 있던 강물 등이 슬픔으로 준고의 감정과 매칭되었다
저 켄타로가 자주 찾은 장소로는 대부분 곰탕(아침) 칼국수(점심) 고기(저녁)를 먹으러 다녔다. 실제 호텔 촬영이 많아 실제 호텔에서 생활했을 때가 잦았다. 특별히 관광은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홍보 겸 와서는 여기저기 둘러볼 여유가 있었다”
켄타로, 본격적인 한국 진출
-영화, 드라마, 조연, 주연, 단역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도 출연해 왔다. 작품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
“결과만 모아 두니 그렇게 보이겠지만 처음부터 계획한 건 아니다. 다만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위주로 하게 되는 것 같다. 제가 사랑하는 작품과 그 애정도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었던 거 같다 이번에는 ‘최홍’이란 캐릭터, 이야기 자체 같은데.. 본능적인 선택이다. 그 애정은 사랑의 형태를 가리지 않고 굴절된 사랑도 포함이다. 연인, 친구, 가족 스승에게 느끼는 것 이상의 애정이 생기면 선택한다. 아마 제 안에 어떤 기준이 있는 것 같다.(웃음)
개인적으로는 범죄물, 미스터리, 러브스토리를 좋아한다. <헬 독스>는 야쿠자라 액션도 많고 스승에게 애정을 가지며 진심으로 다가가는 캐릭터였다”
-최근 드라마 ‘아이 러브 유’의 흥행처럼 한일 간 콘텐츠 소비 패턴이 달라지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에서 본인 인기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만 같다. (웃음)
“좋은 작품을 만들어도 누군가가 봐주지 않는다면 의미나 가치도 없는 게 된다. 한국과 일본에서 저를 알아봐 주시고, 과거 작품까지 재발견해 주시면서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의 힘을 느끼는 중이다. (웃음)
배우는 혼자 연기해서 그 공을 받는 게 아니다. 제작진이 모두 같은 방향을 보며 달려가는 열정의 에너지가 모이고, 그 안에서 제가 연기하게 된 거다. 저의 몫은 인지도가 높아져서 작품의 가치를 올리는 거다.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너무 감사한 일이겠다”
-한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갈증을 느끼고 스스로를 성장하게 한다’고 한 적 있다. 이번 작품의 도전에 만족하나.
“이번 도전의 평가를 스스로 내리기는 힘들겠다. 다만 1월부터 5월까지 4개월간의 도전만을 두고 본다면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만족스럽다고 평가해 주고 싶다. 그 세계 안에서는 충실했고 꽉 찼던 시간을 보냈다”
-최근 한일 합작을 떠난 글로벌 콘텐츠가 진행되는 추세다. 한국에는 코로나 이후 OTT 급성장했으나 영화 제작 편수는 줄고 드라마가 영화처럼 대형화되는 추세다. 일본의 상황은 어떤가.
“이제는 한 작품을 만들면 OTT를 통해 다양한 국가에서 볼 수 있어 무대가 넓어졌다. 전 세계에서 봐주신다는 건 기쁜 일이다. 하지만 제작 현장은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 그건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지금도 영화, 드라마 분야가 예전과 똑같다. 장점만 뽑아 별도로 운영하는 시스템이 생겼다. 스트리밍 서비스 때문에 퀄리티가 높아졌고 편수가 늘어났다. 예전에는 지상파 포함해서 12개의 채널에서 드라마를 방영했다면 지금은 경쟁률이 높아져서 좋은 작품만 살아남게 되었다.
영화는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만 드라마는 요즘 일어나는 일, 시사적인 부분을 반영에 바로 쓰고 찍고 편집할 수 있는 장르다. 변화는 분명히 시작되었고 영향도 받고 있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예전과 같은 노선을 달리고 있고 생각한다. 장점만 극대화되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 같다”
-한국 시스템을 경험해 보니 일본과 조금은 차이점이 발견했을 것 같다.
“감독님과 스태프가 신선한 걸 담고자 노력했던 게 기억난다. 주인공 4명의 움직임을 담고자 테스트 촬영을 없이 본 촬영을 진행했었다. 그랬더니 어색하고 낯선 감각이 실제로 담기게 되었다 그게 문 감독님의 시스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저로서는 도전이었다. 덧붙여 준고와 홍이 눈을 마주쳐야 하는 신을 촬영하는데 계속 쳐다만 볼 수 없으니.. 잠시 시선도 피하고 몸도 돌렸던 걸 촬영 감독님이 캐치하더라. 준고의 감정 자체를 배우가 직접 느끼고 연기로 체화하길 바랐던 것 같다”
-마지막 질문이다. 앞으로 한국 포함 다양한 러브콜이 올 텐데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가 있을까.
“음.. 보디가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한국에 왔을 때도 그분들이 지켜주셨는데 모든 행동이 멋있어 보이더라. 저를 위해 일해주시는 경호원, 통역사 등등 저를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한편,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27일 오후 8시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된다.
글: 장혜령
사진: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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