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 단순한 밥 반찬을 넘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국민 반찬으로 사랑받아온 식재료다. 불포화지방산과 식이섬유,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건강에도 이롭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김을 무조건 건강식으로 여기는 태도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식품의 영양학적 가치는 '무엇과 함께 먹느냐'에 따라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과 특정 식재료를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이 떨어지거나 독성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래 소개하는 조합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1. 김 + 치즈: 인 성분의 흡수를 방해한다
치즈는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고영양 식품이다. 그러나 김과 치즈를 함께 섭취할 경우, 두 식재료에 공통적으로 다량 함유된 '인산염'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김에는 천연 무기질 형태의 인이 들어 있으며, 치즈에는 식품 첨가물 형태의 인산염이 들어 있다. 이 둘이 만나면 체내 인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기 쉬워진다.
인 농도가 높아지면 혈액 내 칼슘과의 균형이 깨지고, 골밀도 저하, 신장 기능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 이러한 영향을 받으면 골다공증이나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인은 철분이나 아연 등의 미네랄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특정 영양소 결핍이 우려되는 사람에게는 이 조합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김 + 된장: 요오드 과다 섭취 위험
김은 해조류 특성상 요오드 함량이 매우 높다. 보통 1g의 김에만 해도 하루 권장 섭취량의 수십 배에 달하는 요오드가 들어 있을 수 있다. 여기에 된장까지 더해질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된장에는 본래 요오드가 많지 않지만,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히스타민과 김 속 요오드가 상호 작용하면서 갑상선 기능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내분비학계에서는 김과 된장을 장기적으로 과다 섭취한 사람들 사이에서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보고를 한 바 있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합성에 필수적이지만, 과다하면 오히려 기능 이상을 일으키고 자가면역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김으로 요오드를 충분히 섭취하는 날이라면 된장이나 미역국 같은 다른 요오드 함유 식품은 줄이는 편이 좋다.

3. 김 + 가공햄류: 질산염과 아민의 결합으로 발암물질 생성
가장 주의해야 할 조합은 바로 김과 햄이다. 김밥 속에 자주 등장하는 이 조합은 간편하고 맛있지만, 건강 관점에서는 최악의 궁합 중 하나다. 햄에는 보존을 위해 질산염이 사용되며, 이는 김 속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아민류와 결합할 경우 니트로사민이라는 발암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
니트로사민은 위에서 산성 조건에서 더 쉽게 생성되며, 장기 섭취 시 위암이나 식도암의 발생률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들이 다수 존재한다. 특히 김과 햄은 둘 다 가열 조리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발암물질 생성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김밥을 자주 먹는 사람이라면 햄 대신 단백질 공급원으로 계란이나 두부류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