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깜짝 인하 효과" KB·신한·하나 대출금리 최대 0.19%p↓
은행채 금리 급락 영향…가산금리 하향 조정은 내년 초에나, 일부는 검토
"통화완화 체감 위해 가산금리 정상화 필요"…은행들 "가계대출 관리에 올해 어려워"
한국은행이 지난주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전격 낮추자 대출금리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출금리의 지표인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깜짝 기준금리 연속 인하'에 반응하며 며칠 새 급락한 결과다.
10월 첫 인하 당시에는 시장금리 하락을 가산금리 인상이 상쇄했지만,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이미 올릴 만큼 올렸기 때문에 이번 두 번째 기준금리 인하는 당분간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예대 금리차 확대(대출금리-예금금리)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가산금리의 하향 조정은 대체로 내년 초에나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까지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여전히 은행권의 제1목표이기 때문이다.
은행채 지표 대출금리 줄줄이 인하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일 자로 은행채를 지표로 삼는 고정금리형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19%포인트(p) 내린다.
예를 들어 KB 신용대출(1년 고정·1등급 기준) 금리는 11월 마지막 주 연 4.31∼5.21% 수준이었지만, 2일에는 4.17∼5.07%로 0.14%p 낮아진다
KB 든든주택전세자금대출(2년 고정·3등급 기준) 금리도 3.94∼5.34%에서 3.76∼5.16%로 0.18%p 떨어지고, KB 주택담보대출(혼합형·고정형) 금리도 4.03∼5.43%에서 3.84∼5.24%로 0.19%p 하향 조정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1주 단위로 시장금리(은행채 금리)를 반영하는데, 지난주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시로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도 이미 상당 폭 떨어졌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지표)는 지난달 22일 4.151∼5.651%에서 1주일 뒤인 29일에는 3.962∼5.462%로 0.189%p 낮아졌다.
은행채 5년물을 따르는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 금리 역시 같은 기간 4.14∼5.45%에서 4.00∼5.30%로 하단이 0.14%p, 상단이 0.15%p 각각 내렸다.
"예상밖 기준금리 인하, 시장금리 거쳐 대출금리에 반영 중"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은행채·무보증·AAA) 5년물의 금리는 지난달 27일 3.092%에서 29일 2%대(2.965%)로 내려앉았다.
주로 신용대출 금리의 지표로 사용되는 금융채 1년물 금리 역시 이틀 사이 3.215%에서 3.039%로 하락했다.
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담당 임원은 "10월 기준금리 인하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예상된 사건으로, 실제 인하 결정에 앞서 몇 달 전부터 시장금리가 꾸준히 내렸다"며 "하지만 이번 두 번째 인하는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라 시장금리에 이제 반영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산금리 인하가 통화완화 효과의 관건…일부 은행 "내부 논의 중"
시장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이나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등 경제정책, 세계 여러 지역의 분쟁 경과 등에 따라 언제라도 다시 뛸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보다 확실하게 한은의 통화 완화 정책 효과가 은행 창구를 통해 금융 소비자에게 전달되려면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명분으로 은행들이 8월 이후 줄줄이 올린 가산금리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올해 안에 가산금리를 낮추는 데 난색을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융채 금리가 거의 기준금리 인하 폭(0.25%p) 가까이 떨어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금융채 금리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산금리까지 더 낮춰 전체적으로 대출금리 수준이 너무 낮아지면 특정 은행으로 대출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시장금리가 낮아지는데 가산금리까지 축소하면 사실상 가계대출 관리 수단이 없어지는 셈"이라며 "최소 연말까지는 가산금리 인하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은 한은의 연속 기준금리 인하 이후 내부적으로 가산금리 조정 등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렸다.
예금 금리의 경우 당분간 현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약 석달에 걸쳐 은행들이 이미 수 차례 낮춰 수신(예금) 금리를 낮춰 온 만큼, 이번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이유로 다시 곧바로 인하를 발표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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