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콤비가 만났는데, 웃을 수 없었던 결정적 이유

▲ 영화 <아마존 활명수> ⓒ (주)바른손이앤에이

[영화 알려줌] <아마존 활명수> (Amazon Bullseye, 2024)

<아마존 활명수>는 한때 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였지만 지금은 평범한 회사원이 된 '진봉'(류승룡)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승진에서 매년 미끄러지고 업무 실적도 신통치 않은 그는 이번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지 못할 위기에 처해있다.

그러던 중 회사의 젊은 꼰대 '최이사'(고경표)로부터 특별한 제안을 받는다.

남미의 작은 국가 '볼레도르'(볼리비아와 에콰도르의 이름을 합친 느낌이 드는 가상 국가다)의 금광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 현지에 가서 양궁팀을 지도하라는 것.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를 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진봉'은 '볼레도르'로 가던 중 헬기 사고로 아마존 오지에 불시착하고 만다.

그곳에서 '진봉'은 신들린 활 솜씨를 가진 아마존 원주민 3인방을 만나게 된다.

'타가우리' 부족의 리더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시카'(이고르 페드로소), 부족장의 아들로 멋과 트렌드를 추구하는 '이바'(루안 브룸), 그리고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 '왈부'(J.B. 올리베이라)가 그들이다.

이들의 놀라운 실력을 목격한 '진봉'은 계획을 수정한다.

'볼레도르' 대표팀 대신 이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가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로 한 것.

이 과정에서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이 합류하여 문화적 가교 구실을 하게 된다.

한국에 도착한 아마존 3인방은 문화 충격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현대식 양궁 규칙을 배우고, 경기장의 긴장감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물론, 도시 생활이라는 전혀 새로운 환경에도 적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진봉'의 아내 '수현'(염혜란)은 이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전직 선수 출신 코치 '정환'(이순원)의 지도 아래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들 앞에는 예상치 못한 위기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최이사'의 회사가 원주민들의 터전을 위협하는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심지어 원주민들을 납치하려는 음모까지 꾸민 것.

결국,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단순한 메달 획득을 넘어선다.

아마존 원주민들의 터전을 지키고,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진정한 이해와 존중을 나누는 것으로 확장된 것.

분명, <아마존 활명수>는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양궁의 '활'이라는 소재와 '아마존'이라는 이국적인 배경의 만남으로 흥미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었던 작품이다.

<완벽한 타인>(2018년), <극한직업>(2019년)의 배세영 작가는 TV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아마존 전사들이 대한민국에서 양궁을 배워보면 어떻게 될까?"라는 단순한 상상이 시나리오의 씨앗이 된 것.

그러나 실제 영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데, 대표적인 이유는 할리우드에서도 지양 중인 '우월한 문명인과 교육해야 하는 원주민'에 대한 차이를 '개그'로 사용해 버린 것에 있었다.

아마존 원주민들이 청계천에서 화살로 물고기를 잡거나 도심 한복판에서 자동차를 향해 화살을 쏘는 장면, 집에 있는 가구를 이용해 불을 피우는 장면은 현재의 다문화 감수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러한 연출은 '2024년'의 세련된 코미디 감각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여기에 류승룡과 진선규라는 '코미디 장인'들의 활용도 아쉬웠다.

<극한직업>에서 폭발적인 케미스트리를 보여줬던 두 배우는 이번에도 최선을 다했지만, 진부한 각본과 어설픈 연출 속에서 그 재능이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아마존 활명수>는 코미디 장르와 동시에 스포츠 영화이기도 하지만, 양궁이라는 스포츠를 올림픽을 통해 이미 많은 국민들이 봤다는 점에서, 정작 양궁이 가진 긴장감과 극적인 요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실제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자문으로 참여했다고 하지만, 아마존 원주민들이 단기간에 세계 대회(서울 대회라고 적혀 있지만, 정작 본선 경기가 열리는 곳은 천안의 '독립기념관'인 것도 의아하다)에서 메달 수준의 실력을 갖추게 된다는 설정은, 코미디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

자메이카 봅슬레이팀의 <쿨 러닝>(1993년), 아메리칸사모아 축구팀의 <넥스트 골 윈즈>(2023년)와 같은 '랭킹 하위권' 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이 보여준 감동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투혼의 1점 화살'을 쏘면서 한국 팬을 사로잡은 차드 양궁 국가대표 이스라엘 마다예의 사연이 오히려 더 와닿았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아마존 활명수>는 신선한 소재와 탄탄한 배우진에도 불구하고, 구시대적인 연출과 깊이 없는 서사로 인해 그 가능성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다.

코미디와 스포츠 드라마, 환경 메시지라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담으려다가 오히려 어중간한 결과물이 되고 말았다.

코미디를 과감하게 덜어내고, 스포츠 휴먼 드라마에 더 집중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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