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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금융·증권주를 진단하고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살펴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기업가치제고 계획안을 내놓으면서 주주환원율을 기존보다 상향한 가운데, 총 규모로만 따져보면 실적 회복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주환원율은 순이익 대비로 산정되는 만큼 주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환원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다.
미래에셋증권 실적의 경우 국내외 부동산 시장 악화로 크게 꺾였다가 지난해 저점을 지났다는 평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정회원 가입 증권사 61곳 중 상장사 20곳 가운데 키움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계획안을 발 빠르게 내놓은 부분은 금융투자업 리딩회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한 점으로 평가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 연간 1주당 배당금(DPS)으로 263원을 집행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말 기준 보통주와 우선주를 단순 합산한 발행주식총수(자사주 제외)로 계산하면 연간 배당총액은 1566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결산 배당금으로 사용한 현금 898억원보다 74.4% 뛴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동안 371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연간 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연간 실적 3379억원 대비 130% 증가한 7778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를 토대로 추산한 배당성향은 20.1%다. 배당성향은 벌어들인 순이익 중에서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얼마나 나눠줬는지 나타내는 비율이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27.5%였다.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까지 합친 주주환원율은 2021년 당시 이사회 결의로 지난해까지 30% 이상을 유지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2021년과 2022년에는 31.4%, 30.5% 수준의 주주환원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결산 배당금(898억원)과 자사주 소각 금액(822억원)을 포함한 1720억원으로 52.6%를 기록했다.

올해 초에는 주주환원율을 35%로 5%p 상향 확정했다. 이와 더불어 매년마다 최소 보통주 1500만주, 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자사주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의 중기 계획이다. 지난달 22일 내놓은 기업가치제고 계획안에는 이를 포함해 2024~2026년 동안 자기자본순이익률(ROE) 10% 이상을 달성하기로 하고, 2030년까지 자사주 1억주 소각 계획이 담겼다. 이번 계획안에 따라 향후 1억주를 소각하면 최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실질 유통주식수는 4억1000만주에서 3억1000만주로 24% 감소하게 돼 주당순자산(BPS) 가치도 제고된다.
이처럼 주주환원 비율이 확대됐지만, 정작 규모 면에서는 증시가 활황이었던 2021년보다는 작을 것으로 보인다. 주주환원율은 순이익 기반이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로 제시된 7778억원도 지난해보다 성장한 수준이나, 2021년 거뒀던 1조1834억원에 비해서는 낮다. 미래에셋증권의 내년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8177억원, 2026년은 8951억원이다. 2025년과 2026년 DPS는 각각 294원, 319원으로 제시돼 2021년 당시 DPS 300원은 2년 뒤에나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이 기업가치제고 계획안에서 목표로 내건 ROE 10% 이상 달성은 2026년까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OE는 자기자본을 활용해 이익을 얼마나 거뒀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ROE가 경쟁사보다 높으면 업황 대비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상반기 실적 기준 연환산 ROE는 6.65%에 불과한 상태다. 자기자본은 11조5262억원이다. 2025년 ROE 전망치는 6.75%, 2026년 7.02% 등이 제시됐다. 반면 상반기 기준 상위 10위권 증권사들의 ROE를 보면 키움증권(18.9%)·삼성증권(15.1%)·한국투자증권(12.9%)·KB증권(11.8%)·NH투자증권(10.3%)·신한투자증권(7.6%) 등의 순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위 증권사인 점을 고려하면 경쟁 증권사들보다 자기자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내외 부동산 시장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으나, 업황 악화로 지난해 저점을 찍었다"며 "현재 회복세에 있는 상태여서 자기자본 대비 수익성이 다른 증권사들보다는 좋지 못한 것"이라고 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은 국내는 물론 자기자본의 40%를 배분한 해외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세전이익 5000억원 이상을 창출하는 등 글로벌 비즈니스 수익성 증대에 나서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도 쉐어칸 증권사 인수가 마무리되면 글로벌 사업에서 연간 1000억원 이상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기업가치제고 계획안 발표를 계기로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가 아닌 글로벌 투자은행(IB)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옛 대우증권과의 합병 이후 자기자본을 빠른 속도로 확대해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초대형 IB로 재탄생했다"며 "올해 정부 추진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전부터 이미 업계 최초로 이익 소각을 발표하는 등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게 많아 증권업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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