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차와 가까이 붙어서 운전하면 연비에 도움이 될까?

고유가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연비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세를 보이며 하이브리드 차량/LPG 차량이 인기가 많아진 이유가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연비를 높이려는 방법 중 앞차에 가까이 붙어서 운전을 하면 공기저항이 줄어드는데 그러한 방식으로 운전을 한다면 연비 개선에는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실험 요청이 들어왔었고 정말 사실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들며 궁금해졌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실제 레이싱 경주에서는 앞차의 후미에 최대한 가깝게 붙어 공기저항을 줄인 뒤 최대 속도를 내어 추월을 한다고 하고 과거 디스커버리 다큐에서 실험을 한 결과 앞차와의 간격이 줄어듦으로 연비가 무려 30% 개선됐다는 결과가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몇몇 운전자분들은 연비 운전을 위해 앞차와의 간격을 줄이거나 최대 효과를 보기 위해 심지어 버스 같은 대형 차량의 뒤에 붙어서 위험한 운전을 하시는 분들 또한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앞차에 가깝게 붙어 운전을 하는 것이 연비에 얼마나 좋은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최대한 명확한 결과 차이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높은 공기 저항력 즉 고속 주행을 할 수 있는 공도에서의 실험이 필요하나 혹시 모를 안전상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본격적인 공도 실험에 앞서 수출 야드에서 예행 실험을 먼저 해보겠습니다.

수출 야드에서 예행 실험 시작! 총 20바퀴 진행

준비는 끝났으며, 만약 주행을 하다가 간격이 너무 좁아서 차량끼리 충돌이 발생하게 되면 중간에 세우는 일 없이 주행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실험과 동시에 운전자가 이야기하길 앞차를 바짝 따라가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라 합니다. 저속에서는 속도가 낮기 때문에 컨트롤이 가능하여 괜찮을지 몰라도, 고속에서는 따라간다는 거 자체가 힘든 조건이지 않을까라는 의견이었습니다.

또한 언제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을지 모르니까 신경이 자연스럽게 앞차에만 쏠리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앞차에서 속도를 줄이게 되면 브레이크를 밟고, 또 앞차와의 간격이 발생하게 되면 간격을 맞추기 위해 악셀을 밟게 되는데 앞차와의 간격을 맞추려다 보니 오히려 엑셀과 브레이크를 더 많이 밟게 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앞 차량에만 집중이 되어있기 때문에 사이드미러, 백미러, 룸미러 등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8바퀴째, 1차 충돌 발생

앞 차량에 가까이 붙어 주행한지 어느덧 8바퀴 째, 첫 번째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앞차에만 집중을 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앞차의 속도가 살짝 줄어들게 되자 이를 피하지 못하고 정말 가벼운 접촉이지만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방지턱을 넘으며 2차 충돌 발생

1차 충돌이 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방지턱을 넘으며 앞차와의 2차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2차 충돌은 1차 충돌에 비하여 조금 더 충격이 강하게 발생하였습니다.

반대편에 차량이 오고 있어 감속 중 3차 충돌 발생

앞차가 주행을 하던 중에 반대편에서 차가 오게 되며 속도를 감속하게 되었는데요, 앞차와의 간격을 최대한 가깝게 쫓아가던 뒤차는 순간적으로 피하지 못하고 충돌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총 20바퀴 주행 완료

총 20바퀴 주행을 완료하였습니다. 과연 연비 개선을 위하여 앞차에 딱 붙어서 주행을 하게 되었을 때 연비가 개선이 되었는지 확인해 볼 차례입니다.

수출 야드에서 실험 주행을 하였을 때 4번 정도 충돌이 발생했으며 차량이 파손된 모습 또한 볼 수 있었습니다. 앞차에 가깝게 붙어 운전을 하니 저속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불안정한 운전을 보여주었습니다. 예행 실험 자체가 공기 저항을 많이 받는 고속주행이 아니어서 정확한 수치 비교는 무의미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약 15km 정도를 일반적인 주행을 했을 때는 2,050ml의 연료를 소모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앞차와 가까이 붙어 주행을 하였을 때는 연료가 덜 소모되었을까요?

브레이크와 엑셀을 더 많이 밟게 되다 보니 가까이 주행했을 때는 2,120ml 소모가 된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일반적인 주행과 차이를 비교해 보았을 때 70ml 연료를 더 소비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디스커버리에서 했다는 실험을 좀 더 알아보니 연비 개선 30% 효과가 나는 실험 조건은 실제 운전 상황에서는 재연하기 힘든 앞차와의 간격 5~10m를 시속 80~100km로 정속 주행을 했을 때라고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연비 개선 효과가 분명히 있지만 실제 운전 상황에서는 레이서가 아닌 일반 운전자들이라면 간격 유지와 정속 주행을 위해 브레이크와 악셀을 더 밟아 오히려 연비가 저하될 확률이 더 높았습니다.

또한 앞차에 너무 가까이 붙으면 앞차에서 내뿜는 배기가스와 먼지가 그대로 흡기구로 유입이 되어 엔진에 악영향 또한 끼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당초 공도에서의 실험을 하기로 계획을 했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부득이하게 취소하게 되었으며 혹시라도 이와 같은 운전을 시도하시려거나 혹은 이미 하고 계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안전하지 않은 주행 방법이 될 수 있으니 삼가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연비 개선 효과가 난다는 5~10m 간격을 유지하려면 한국에서는 도로법상 안전거리 확보를 위해 시속 25km 이상 속도를 낼 수 없으니 앞차 간격에 따른 연비 개선은 이론으로만 알고 계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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