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박보검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가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제주 방언이 가득한 대사와
느릿한 호흡, 섬세한 연출.
겉보기에 자극적인 요소는 없지만
보면 볼수록 몰입되고
가슴을 울리는 명대사들로
끝내 마음이 먹먹해지는데요.
이렇게 우리의 마음을 훔치는 드라마들은
스토리 속에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천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국 영화의 스토리 구조를 분석한
책 《천만 코드》를 통해
‘폭싹 속았수다’의 이야기 공식을 알아봅니다.
1. 애순이라는 ‘캐릭터 아크’
흥행하는 영화나 드라마에는
캐릭터의 변화 과정이
감동의 핵심입니다.
‘폭싹 속았수다’는
애순이라는 한 인물을
김태연(아역) – 아이유 – 문소리
세 배우가 나눠 연기하는데요,
이 자체가 완성된 ‘캐릭터 아크’를
보여주는 장치라고 볼 수 있어요.
캐릭터 아크란, 주인공이 이야기의
시작점에서 끝점까지
어떤 내면적 성장을 이루는가를
보여주는 곡선입니다.
지독하게 가난했지만
꿈을 가진 섬 소녀 애순이가
대립 세력들과 맞닥뜨리는
단계적 시련을 통과하면서
상처를 품고도 자신의 삶을
단단하게 살아가는 노년의 애순이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는 보는 사람들이 캐릭터에
푹 빠지게 하는 이유가 되고
주인공 내면의 변화에 감동을 받게 됩니다.
2.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정서적 해소’
흥행하는 콘텐츠의
두 번째 스토리 공식은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끝까지 파고드는 것’입니다.
막힌 감정을 뚫어내는 것이죠.
스토리텔링에서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
즉 ‘정서적 해소’는 매우 중요합니다.
‘정서적 해소’란, 주인공이 겪은 갈등과 고난의 여정을 따라가며
함께 감정을 쌓고 결국 해소되는 순간
함께 울거나 웃게 되는 구조를 말합니다.
〈폭싹 속았수다〉 역시
욕망 → 갈등 → 시련 → 변화 → 해소라는
구성을 따릅니다.
어린 시절 애순이는 시인을 꿈꾸지만
극심한 가난과 환경, 대립 세력으로
외로움, 상실을 경험하게 되고,
주변 인물들의 도움과 내면의 성장으로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됩니다.
이런 ‘정서적 해소’ 공식은
국가,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우리나라 정서나
제주라는 지역 특성의 이해가 부족한
글로벌 시청자들도 〈폭싹 속았수다〉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이유입니다.
좋은 콘텐츠는 결국
좋은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화려한 배우, 수백억 제작비가 들어가도
스토리텔링이 탄탄하지 않은 콘텐츠는
살아남을 수 없지요.
천만 영화,
입소문 타는 드라마,
폭발적인 바이럴 영상…
이 모든 콘텐츠에는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스토리 구조가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감이 아니라
공식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모든 콘텐츠를 기획하는 사람이라면
이야기로 사람을 움직이고 싶은 창작자라면
감동을 설계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배우고 싶다면
책 《천만 코드》를
여러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