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도핑 관련 대법원 판결과 박태환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이유 정리.txt
* 박태환 도핑 관련으로 포텐에서 또 싸우길래 예전 포텐글 찾아옴.
1. 박태환 도핑 개요
- 2014년 박태환 도핑 시료에서 테스토스테론 성분 검출
- 박태환 소속사에서 그동안 박태환이 다닌 병원들에 수소문해서 원인 발견
- 해당 병원은 노화방지클리닉
- 박태환은 금지약물인 줄 모르고 맞았다며 병원장 고소
- 검찰에서는 의사를 업무상 과실치상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
- 1심, 항소심, 대법원 거쳐서 병원장 벌금 100만 원 확정
1-1. 박태환의 주장은?
네비도도, 테스토스테론도 도핑금지약물인지 몰랐다. 의사에게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그저 네비도의 테스토스테론은 체내 생성되는 성분이므로 도핑에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말만 들었다. 또한 네비도 주사로 인해 일주일간 걷기 힘들 정도로 근육통이 심했고, 건강에 위해를 입었다.
1-2. 병원장의 주장은?
본인은 노화방지와 건강관리 프로그램 전문이지 스포츠 의학 관련 전문 지식이 없으므로 도핑에 대해서는 전문적 지식을 박태환 측이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고, 박태환이 이를 수용했다. 박태환의 남성호르몬 수치가 그 나이대의 일반적인 수치보다 낮아 첫 방문 때 테스토스테론과 성장호르몬을 수기로 적어 주면서 (도핑금지 약물인지) 확인을 요구했는데, 두 번째 방문에서 그쪽이 주사를 요청해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처음으로 네비도 주사를 놓았다.
1-3. 검찰의 기소 내용은?
병원장도 박태환도 네비도가 도핑금지 약물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병원장은 네비도의 부작용과 도핑금지 등의 사안에 대해 명확히 알아보고 박태환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었는데 그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혹은 부족했고), 박태환이 상해를 입었으며, 진료기록부에도 남겼어야 했는데 기록을 남기지 않았으므로 기소한다.
1-4. 최종 판결 내용은?
네비도에 대해 의사가 구체적으로 설명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부족. 하지만 박태환이 호르몬 투여로 인해 상해를 입었다는 부분은 증거불충분으로 인정 불가능하여 무죄. 박태환의 의료기록을 남기지 않은 부분만 유죄로 벌금 100만원 최종선고.
2. 박태환은 법적으로 유죄인가?
유무죄 성립 안함. 해당 약을 밀수하거나, 어디 가서 불법으로 맞고왔거나 마약을 한 게 아니고 병원 가서 처방받아 맞았다고 하니 법적으로 유죄 여부를 다툴 사안이 아님. 법적 이슈가 된 거는 박태환이 도핑을 한 것이 불법인가 합법인가가 아니라 의사가 박태환에게 사전 고지 의무를 다했고, 진료기록부에 기록을 남겼는지에 대한 것.
3. 병원장은 불법 약물을 일부러 놓아줘서 유죄를 받은 것인가?
아님. 1-4에 명기했듯이 도핑 여부로 유무죄를 따진 것이 아니라 진료기록을 안 남겨서 유죄를 받은 것.
3-1. 의사라면 무조건 금지약물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전혀 아니기 때문에 운동선수들은 직구 영양제는 물론 처방받은 약도 함부로 못 먹도록 교육도 하고, 무조건 팀닥터에게 먼저 보여주라고 교육을 또 하고,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서 직접 약 성분도 찾아볼 수 있도록 사이트도 열어둠
4. 그렇다면 박태환은 순결한 피해자로 취급 가능한가?
불가능.
1) 네비도/테스토스테론/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선수 입장에서 모른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유명한 도핑약임. 테스토스테론은 경기기간이 아닌 때에도 금지된 상시금지약물 1번으로 지정된 동화작용남성호르몬 스테로이드 중에서도 최상위에 있는 금지약물.
2) 물론 성기능장애, 갱년기 남성 급으로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케이스는 면책규정 통해서 의료용으로 허가받고 사용은 가능함. 그러나 그 정도로 남성호르몬이 부족하면 애초에 운동선수로 밥벌어먹고 살 수가 없음. 한창 나이의 운동선수들이 남성호르몬이 부족하게 나오는 이유는 통상적으로 호르몬제를 많이 맞는 바람에(=약쟁이 상습범) 신체에서 자체적으로 남성호르몬을 내보내는 기능이 퇴화되었기 때문.
3) '나는 몰랐으나 의사가/트레이너가/친구가 준 약을 우연히 복용해 도핑에 걸렸다'는 전세계 약쟁이들이 공통으로 하는 변명. 해외에서는 오염된 소고기를 먹고 도핑에 걸렸다고 변명하는 바람에 온동네 놀림거리 된 케이스도 있음.
4) 운동선수들은 본인이 소비하는 모든 약물에 대한 주의의무가 있음. 대부분의 운동선수는 몸에 바르는 연고, 소화제 하나, 주사 하나도 모두 성분을 확인하고, 확인되지 않은 영양제나 주사는 맞지도 않음. 외부 의사에게 약처방이나 진단을 받은 경우 무조건 1차로 팀닥터 검증 거치고도 도핑에 걸릴까 불안해서 처방약이나 주사 맞지 않고 버티는 케이스들도 수두룩함.
박태환은 본인이 몰랐다고 계속 주장하지만 왜 남성호르몬이 50대 남성 수준인가, 무엇 때문에 팀닥터에게 알리지 않았는가, 정말 운동선수가 테스토스테론이 금지약물이라는 것을 모를 수 있는가 등 석연찮은 점이 있고 복용한 약물이나 변명 등이 기존의 약쟁이들과 몹시 유사해서 스포츠 파는 사람들한테 약쟁이 소리 듣는 것도, 도핑에 걸리기 이전의 기록이 인정을 못 받는 것도 어쩔 수 없음
5. 도핑은 왜 문제가 되는가.
이건 도핑이 선수들의 능력을 부자연스럽게 올려서, 공정한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서가 아님.
냉전시대 때 스포츠도 체제 선전의 수단이 되면서 특히 공산권에서 국가 주도로 선수들에게 도핑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선수들한테조차 비타민이나 영양제라고 거짓말하고 스테로이드를 투여함. 이때 동독에서 강제 투약당한 선수가 전체 선수의 95% 이상인데 이 선수들한테 이상이 생김. 여자선수들은 남성호르몬을 너무 맞아서 생리랑 배란이 끊기는 등 전부 불임이 됐고, 자신의 의지나 성정체성과 무관하게 성전환 수술을 하게 된 케이스도 있어. 그 외에도 심장질환, 관절염, 내분비질환은 수두룩하고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선수들도 많았어.
이전에도 물론 도핑금지 규율이 있긴 했지만 지금처럼 빡세지는 않았는데 저때 동독 도핑프로젝트가 발각되고 공산권 선수들이 엄청나게 약물 후유증 겪으면서 정말 선수 생명과 삶의 질을 보호하기 위해 규정이 강화되면서 지금의 반도핑 시스템이 마련된 거.
박태환이 약쟁이라고 해도 다들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음. 도핑 발각 이전의 기록은 존중해주자는 사람도 있을거고 도핑은 언제 시작한 것인지 알 수 없으니 아예 모든 기록을 말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 그러나 어쨌든 도핑은 선수생명에 위험하기 때문에 금지할 수밖에 없고, 결국 선수 본인이 경각심을 가지고 하나하나 따져보는 것에 책임이 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TMI 대방출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