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의 저력인가, '액션'의 반격인가: '왕과 사는 남자' vs '휴민트' 흥행 전쟁

2026년 2월 13일 기준, 한국 영화 시장의 흥행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장항준 감독의 신작 '왕과 사는 남자'가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를 제치고 하루 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하며 설 연휴 극장가의 본격적인 진검승부를 예고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전날인 12일 하루 동안 약 8만 3,9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정상에 복귀했다. 지난 11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휴민트'는 약 8만 1,000명을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2위로 내려앉았다. 개봉 초기 강력한 신작 효과를 누리는 액션 블록버스터를 상대로 기존 상영작이 단 하루 만에 순위를 뒤집은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중장년층 잡은 '인간미' vs 젊은 층 홀린 '액션'

'왕과 사는 남자'의 역주행 비결은 탄탄한 서사와 배우들의 호연에 있다. 유배지 청령포를 배경으로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와 어린 단종(박지훈 분)의 교감을 다룬 이 영화는 자극적인 설정 대신 따뜻한 휴머니즘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배우 유해진의 생활 밀착형 연기와 '연기돌'을 넘어 충무로의 기대주로 우뚝 선 박지훈의 감정선이 입소문을 타면서 관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현재 누적 관객 수 약 136만 명을 기록 중이며, 손익분기점인 260만 명을 향해 순항 중이다.

반면,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장르적 쾌감을 무기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한 첩보 액션물인 이 작품은 조인성, 박정민, 신세경 등 화려한 캐스팅을 바탕으로 개봉 첫날 11만 명 이상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화력을 과시했다. 비록 순위는 한 계단 하락했으나 실시간 예매율에서는 여전히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어, 액션 장르 특유의 폭발력이 발휘될 경우 언제든 재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누적 관객 수는 약 21만 명이다.
설 연휴가 가를 최종 승부... '입소문'이 관건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설 연휴 기간이 두 영화의 명암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 단위 관객이 집중되는 연휴 특성상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왕과 사는 남자'가 다소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친숙한 소재와 가족애를 자극하는 메시지가 명절 관객층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민트'의 반격 카드도 만만치 않다. 극장가 대목을 겨냥한 멀티플렉스 특별관(IMAX, 4DX 등)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시각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젊은 관객층과 연인 관객들을 대거 흡수할 경우 흥행 속도 면에서 '왕과 사는 남자'를 압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최종 승부처는 실관람객들의 '평점'과 '입소문'의 확산 속도에 달렸다. 현재 두 작품 모두 실관람객 평점인 CGV 골든에그지수 등에서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어, 연휴 기간 내내 1, 2위를 오가는 초박빙의 접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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