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전문의 여에스더 박사가 방송에서 우울증과 전기경련치료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내가 30년 동안 우울증을 앓았고, 지난 2년 동안 세 번 입원하고 28번 전기 자극 치료를 받았다.”는 경험담은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우울증 치료를 하는 입장에서 본인의 아픔을 솔직하게 드러낸 그녀의 목소리는, 같은 마음의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었습니다.
전기경련치료, 이름만큼이나 걱정스러운가요?
이 치료는 ‘전기충격’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부담감 때문에 많은 이들이 두려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마취하에 안전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치료법입니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치료로 인정받고 있을 만큼, 특히 기존 약물 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한 난치성 우울증 환자에게는 중요한 대안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전기경련치료는 소량의 전기를 뇌에 전달해 통제된 뇌 경련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입원 치료 없이 외래에서 받을 수 있으며 대개 2~3일 간격으로 몇 차례 반복하게 됩니다. 빠르면 1회~3회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느끼는 경우도 있지요.
난치성 우울증, 무엇이 다를까요?
모든 우울증이 전기경련치료를 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 항우울제나 정신치료로도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약 30% 정도는 전통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우울장애로 분류됩니다. 이런 경우 두 가지 이상의 항우울제를 제대로 사용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전기 자극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여에스더 박사처럼 오랜 시간 우울증을 겪으며 다양한 치료를 시도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바로 이 치료가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부작용은? 기억력 감퇴와 수면 장애, 그러나 대체로 회복
물론 부작용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여에스더 박사 역시 기억력이 없어지는 부작용을 언급했죠. 실제로 전기경련치료는 치료 후 단기 기억 상실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름, 날짜, 전화번호 등을 일시적으로 기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1~4주 이내로 회복된다는 것이 연구 결과입니다.
그 외에도 한두 시간 정도 두통, 구토,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아주 드물게는 치아 손상이나 중첩성 발작 등 심각한 부작용도 있다는 점도 함께 인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은 충분히 예방 가능하며, 전문 의료진의 관리 하에 진행된다면 안전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치료에 대한 이해, 그리고 용기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병입니다. 더 이상 숨기고 참는 병이 아닌, 치료할 수 있는 마음의 감기로 이해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전기경련치료는 듣기엔 무섭지만 효과가 빠르고 만족도가 높아, 특히 난치성 우울증 환자에게는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여에스더 박사의 고백이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완벽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누구에게나 아픈 시간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순간을 이겨낼 방법도 있다는 것. 고통 속에서 자기 경험을 나눈 그녀의 용기는 또 다른 이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