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L이앤씨가 선별수주로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끌어올렸다. 영업이익은 1년 사이 42.8% 늘었고 부채비율은 16.4% 낮아졌다. 다만 플랜트 수주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가운데 외형 성장과 신사업 실행력이라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박상신 부회장 체제의 DL이앤씨가 올해 수주 목표를 전년 대비 28% 상향하며 선별수주와 외형 확장을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4024억원, 영업이익 387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42.8% 증가했다. 건설경기 침체 속 대형 건설사 상당수가 손실 확대와 외형 축소로 흔들리던 환경에서 거둔 성과다. 박상신 대표이사는 선임 1년 4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룹은 박상신 부회장의 승진 배경으로 선별수주를 통한 재무 안정성 구축 역량을 꼽았다.
선별수주가 만든 재무 안정성
지난해 DL이앤씨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3.3%에서 5.2%로 1.9%p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전년 100.4%에서 84.0%로 16.4%p 낮아졌고 순현금은 1조896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등급은 2019년 이후 7년 연속 AA-를 유지했다.
수익성 개선의 핵심은 주택 원가율 안정화였다. 지난해 연간 누적 주택 원가율은 85.7%로 전년(90.7%) 대비 5%p 낮아졌다. 고원가 현장이 순차적으로 준공되면서 원가 부담이 완화됐다. 주택·도시정비 수주도 6조5557억원으로 전년(4조5124억원) 대비 45.3% 증가했다. 선별수주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도시정비 중심으로 유효 물량을 적극 확보한 결과다.

검증의 시간 ‘수주 공백·신사업 실행력’
플랜트 부문 실적은 달랐다. 지난해 플랜트 신규수주는 4063억원으로 전년(9731억원) 대비 58.3% 감소했다. DL이앤씨 측은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로 해외 대형 프로젝트의 발주 시기가 조정되면서 일부 지난해 프로젝트 일정이 올해로 이월됐다"고 설명했다. 플랜트 수주잔고는 3조4193억원으로 전년(4조7249억원)보다 27.7% 줄었다.
수주 공백의 여파는 내년 실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와 미국 골든트라이앵글 폴리머스 프로젝트(GTPP) 준공이 예정돼 있다. 진행 중인 사업의 준공 전후 플랜트 매출 인식이 상반기에 집중되고 후속 수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하반기 외형 공백이 불가피하다. DL이앤씨가 올해 플랜트 수주 목표로 제시한 3조원은 지난해 실적의 7배가 넘는 수치다.

신사업의 실행력도 검증 대상이다. DL이앤씨는 소형모듈원전(SMR), 탄소포집·활용·저장(CCUS)을 미래 성장축으로 내세우며 2023년 엑스에너지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고 자회사 카본코를 통해 CCUS 사업을 추진 중이다.
DL이앤씨는 올해 연결 수주 목표 12조5000억원, 매출 7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수주는 전년 실적 대비 28% 높고 매출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선별수주로 쌓은 재무 체력이 외형 확장과 신사업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올해가 그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선별수주와 원가 관리 중심의 경영을 통해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안정적인 재무를 기반으로 단순 외형성장이 아닌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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