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완성한 낙동강벨트…'전직 대통령 효과' 관전포인트[4·10 지역돋보기]

김기덕 2024. 2. 2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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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낙동강 하구 9곳에 주요 후보 배치
낙동강 판세 따라 전체 영남권도 영향
부산 북강서갑·을 분구, 남 갑·을 합구 촉각
“연령대별 투표 참여율·與중진 활약이 관건”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野 수성이냐, 與 탈환이냐.’

여야가 4·10 총선의 전략적 요충지인 영남권 낙동강 벨트에 앞다퉈 거물급 중진과 전략 인재를 배치하며 전투 태세를 마쳤다. 낙동강 격전지(9석)에 어느 당이 더 많은 깃발을 꽂는지에 따라 PK(부산·울산·경남 총 40석) 지역은 물론 전체 총선 판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대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이 보수 텃밭인 영남권에서 유일하게 지지세가 높은 낙동강 지역에서 전직 대통령인 노무현(김해 봉하마을), 문재인(양산 평산마을) 후광 효과를 이번에도 누릴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관전포인트다.

9곳 중 5곳은 민주당 텃밭…與중진 활약 주목

낙동강벨트는 부산 북·강서·사상·사하구, 경남 김해·양산시 등 낙동강 하구 지역에 위치한 9개 지역을 말한다. 이 지역은 과거 다른 영남권 지역과 마찬가지로 보수 텃밭으로 분류됐지만, 2000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3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한 이후 꾸준히 세를 넓혀왔다. 지난 20·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전체 9개 선거구 중 절반이 넘는 5곳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공천 작업 초기부터 PK 지역에 거점을 둔 중진들을 낙동강 벨트에 전면 재배치하는 등 지역구 탈환에 사활을 걸었다. 당은 부산 북강서갑에 부산시장 출신인 5선 서병수, 경남 김해을에 3선 조해진, 경남 양산을에 경남도지사 출신인 3선 김태호 의원 등을 우선 추천(전략 공천)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현역이자 재선인 전재수·김정호·김두관 의원을 단수 공천하며 맞불을 놨다. 영남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여당 중진들이 인근 지역구로 옮긴 만큼 오랜 기간 텃밭을 다진 민주당 출신들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낙동강 벨트 여야 후보 현황(사진=이데일리 디자인팀)
이들 지역 외에 민주당이 현역인 지역구는 부산 사하갑(최인호·재선)과 경남 김해갑(민홍철·3선)이다. 사하갑에서는 여당에서는 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3선을 도전하는 최 의원과 맞붙는다. 두 후보는 모두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선후배라는 점에서 지역 정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

김해갑은 아직 국민의힘 후보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 지역에는 국민의힘에서 권통일 전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장, 김정권 전 의원, 박동진 전 윤석열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중앙당후원회 부회장, 박성호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예비후보로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5선인 김영선(경남 창원의창) 의원이 자발적인 의사로 김해갑 험지 출마를 선언해 그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김 의원이 전략 배치될 경우 낙동강벨트로 지역구를 옮긴 의원은 4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 지역 전략 배치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여당에서는 현역인 김도읍(북강서을·3선)·윤영석(양산갑) 의원이 4선에 도전한다. 이들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최종 후보로 나섰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사상·3선) 의원의 지역구에는 장 의원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대식 경남정보대 총장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부산 선거구 획정 이슈도…북강서·양산·김해 ‘승부처’

낙동강 벨트 지역은 아직 선거구 획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은 현 18석이던 부산 의석수를 17석으로 줄이는 안을, 국민의힘은 선관위 안대로 분구·합구를 통해 현 의석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시한 부산지역 선거구는 남 갑·을을 하나로 합구, 북강서갑·을은 북갑과 을, 강서로 분리해 현 18석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현재 부산 남구갑과 남구을 현역은 각각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박재호 민주당 의원이다. 여야 현역이 1명씩 포진한 부산 북강서갑·을은 상황이 더 복잡하다. 강서구 인구가 12만명으로 가장 큰 지역인데다 이 곳이 분구되면 기존 후보자들이 지역구를 옮겨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부산 지역에 거점을 둔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서구는 3040세대 연령대가 40%에 육박할 정도로 가장 많아 분구가 될 경우 민주당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두자릿수 이상으로 여당이 이겼기 때문에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은 부산 의석수를 무조건 1석은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라 남구 갑을이 합쳐지고 북강서갑을은 현행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낙동강 벨트 대전의 최대 승부처는 전직 대통령의 후광 효과로 민주당이 강세인 지역이 꼽힌다. 부산 강서갑과 경남 양산·김해 지역 등이다. 실제 지난 총선에서 6~8%포인트로 격차로 민주당이 앞섰던 김해 지역(갑·을)은 대선 때는 국민의힘이 3%포인트 앞질렀다. 또 경남 양산을의 경우에도 총선 당시에 민주당이 1%포인트 앞섰지만, 대선에는 10% 포인트 이상으로 여당이 앞서는 결과를 보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해나 양산 지역은 갈수록 전직 대통령의 후광 효과가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령대별 투표 참여율과 여당 중진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낙동강벨트의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덕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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