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MT "北 IT 인력, 생성형 AI로 가짜 신원·대리 면접"…국내 업체 위장취업

북한 IT 노동자가 국내 민간 업체에 위장취업한 정황이 포착됐다.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 보고서는 수법이 한층 정교해졌다고 지적했다.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가 국내 민간 업체에 위장취업해 개발 업무를 수행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이들의 해외 취업 수법과 활동 실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IT 노동자 일부는 미국이나 유럽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신원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난당한 신분증이나 금전적 대가를 주고 받은 신분증을 활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제재 회피 수익이 북한 군 관련 기관으로 흘러간다는 점에서 단순 취업 사기와는 성격이 다르다.

"대리 면접에 원격 답변까지 동원됐다"

기업들이 온라인 면접 등으로 신원조사를 강화하자 북한 IT 노동자들은 여러 방법으로 이를 우회했다. 다른 나라 기술자에게 대리 면접을 요청하거나, IT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을 면접에 내보낸 뒤 원격으로 기술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알려주는 방식이 활용됐다. 최근에는 서방 기업에 취업한 일부 노동자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건비가 더 저렴한 국가의 개발자들에게 자신의 업무를 재하청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현지 조력자가 주택과 법인을 제공했다"

북한 IT 노동자들은 위장취업 과정에서 현지 조력자들의 도움도 받았다. 조력자들은 북한 노동자들이 제재를 회피하고 현지에 체류할 수 있도록 주택과 생필품을 제공하거나, 취업을 위한 현지 법인 설립을 지원했다. 활동 무대는 중국과 러시아에 집중돼 있지만 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적도기니·나이지리아·탄자니아 등 아프리카로도 넓어졌다. 신원 세탁과 체류 지원이 결합되면서 적발 난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482명 중 289명이 군 관련 기관 소속"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 선양·단둥·옌지에 최소 52개의 IT 노동자 집단, 총 482명을 파견했다. 이 가운데 289명은 북한 군 관련 기관과 연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벌어들인 외화가 무기 개발 자금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업체 위장취업 정황이 확인되면서 한국 기업도 더 이상 예외가 아니라는 경고가 뒤따른다.

원격근무가 일상이 되면서 신원 확인의 빈틈도 함께 커졌다. 생성형 AI는 그 빈틈을 메우는 데도, 넓히는 데도 쓰인다. 채용 절차가 사실상 제재 이행의 최전선이 된 셈이다. (사진 출처=다음뉴스 기사 사진·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