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분노에 “한국은 빠질게”… 유엔에서 손 빼는 정부, 국제 협력 무너지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 보류 /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이달 27~30일 제61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될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를 사실상 보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18일 마감된 ‘조기 공동제안국’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며, 결의안 채택 후 약 2주간 추가 참여 기회가 있지만 외교부는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모호한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불과 4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조기 공동제안국으로 적극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북한이 지난해 노동당 9차 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강화한 상황에서도, 당시 남북관계 개선에 집중하던 정부는 “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에서는 국제사회 흐름을 따라야 한다”며 참여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북한이 정부의 유화책을 “기만극”이라 비난하며 강경 입장을 유지하자 정책 방향을 급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불참 검토가 확정될 경우, 2022년 윤석열 정부의 공동제안국 복귀 이후 4년 만에 다시 불참하는 것이며, 정권 교체마다 입장이 뒤바뀌는 대북 인권 정책의 일관성 결여 문제가 재차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정권별로 엇갈린 20년 참여 이력… “신뢰 저하 우려”

북한인권결의안 /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참여 이력은 정권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1년 연속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으나, 문재인 정부는 2019~2021년 3년간 남북관계를 이유로 불참했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 복귀했고, 이재명 정부는 출범 후 첫 결의안이었던 2025년 11월에는 참여했다가 이번에 불참을 검토 중이다.

업계 전문가는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결의안을 20년 이상 매년 빠짐없이 채택해온 것은 국제 협력의 결과인데, 정부 교체마다 입장을 바꾸면 한국에 대한 신뢰 저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기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을 경우 결의문 상정본인 ‘L문서’에 한국 국명이 표기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장이 모호해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교부는 “북한 주민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며 국제사회와 협력을 지속한다”면서도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제반 노력과 결의안 문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중”이라며 양비론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실질적으로 대북 관계 개선을 결의안 참여보다 우선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화책에도 북한 강경 일변도… 정책 딜레마 심화

유엔 /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한반도 평화 공존의 원년’을 내걸고 각종 대북 유화 조치를 이어왔다.

그러나 북한은 2025년 3월 노동당 9차 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강화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정부의 유화책을 “졸작”이라 폄하하는 등 강경 입장을 유지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화 제스처를 취할수록 북한은 오히려 강경 입장을 고수하며 협상 레버리지를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인권결의안마저 불참할 경우, 북한에 대한 ‘퍼주기’ 논란과 함께 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에서조차 원칙을 지키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적극적인 대북 유화책을 펼치면서도 인권 문제에서는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면 국민 설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달 말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결의안 채택 후 약 2주간 추가 참여 기회가 남아있지만, 조기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은 이상 L문서에 국명이 표기되지 않아 실질적 의미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대북 관계 개선이라는 정치적 목표와 국제사회의 보편 가치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그 선택이 향후 남북관계와 국내 정치 지형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