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이 나빠지는 이유는 따로 있어

장마가 시작되면서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흐린 하늘 아래 하루 종일 실내에 머무는 시간도 많아졌다. 실내조명, 습도 변화, 환기 부족은 눈의 피로를 빠르게 누적시킨다.
흐린 날이라고 자외선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자외선은 구름을 뚫고 눈에 직접 도달해 각막과 망막을 손상시킨다. 여기에 잘못된 생활 습관까지 겹치면 시력은 조용히 무너진다.
시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느껴질 때 ‘나이 탓’으로 돌리기 쉽다. 하지만 시력 저하는 생활 방식에서 비롯된 결과일 수 있다. 눈을 혹사하는 습관을 방치하면 황반변성, 백내장, 녹내장 같은 질환이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
1. 흡연, 폐뿐만 아니라 눈까지 망가뜨려
흡연이 폐와 심장에 나쁜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담배 연기가 눈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흡연은 실명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경고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 대비 황반변성 위험이 4배, 백내장 위험은 약 3배 높다.
전자담배도 예외는 아니다. 전자담배에 포함된 알데하이드와 활성산소는 눈물층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눈 표면이 쉽게 마르고, 건조감·따가움·시야 흐림이 반복된다.
향료나 첨가제 성분이 각막 세포에 자극을 주는 점도 문제다. 담배를 끊는 것이 시력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2. 눈화장, 만성 안구건조증 유발할 수도

매일 하는 눈화장도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속눈썹 안쪽에 아이라인을 그리는 습관은 감염 위험을 높인다. 이 부위에는 마이봄선이라 불리는 기름샘이 있는데, 아이라인이 기름샘을 막으면 만성 안구건조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아이섀도나 마스카라에 포함된 방부제나 향료 성분은 각막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오래된 화장품을 사용하거나 지우지 않고 잠드는 습관은 세균 번식을 유도해 결막염, 각막염 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눈 화장은 되도록 눈꺼풀 밖에서만 하고, 화장품은 안전성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3. 장시간 화면 응시, 눈에 피로 유발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를 오래 사용하면 눈이 뻑뻑해지고 시야가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화면을 응시하는 동안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사람은 1분에 15~20회 눈을 깜빡이는데, 화면을 볼 때는 이 횟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눈 깜빡임이 줄어들면 눈물층이 고르게 퍼지지 않고 증발이 빨라진다. 이에 따라 안구 표면이 마르고, 미세한 상처가 생긴다. 이를 방치하면 안구건조증으로 악화되며, 눈의 피로감이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준다.
디지털 기기 사용 시 20분마다 20초씩 20피트(약 6m) 떨어진 곳을 바라보는 ‘20-20-20’ 원칙을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화면 밝기를 주변 밝기보다 살짝 어둡게 유지하고, 화면과 눈 사이의 거리를 최소 40cm 이상 유지하는 것도 눈에 부담을 덜 수 있다.
4. 자외선 노출, 흐린 날에도 조심해야

눈도 피부처럼 자외선에 취약하다. 자외선은 각막, 수정체, 황반 등 눈의 주요 구조를 손상시킨다. 특히 자외선 A는 망막 깊숙이 침투해 황반변성 위험을 높인다. 자외선 B는 각막을 자극해 광각막염, 백내장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흐린 날이라고 방심해선 안 된다. 구름은 자외선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외선은 반사되어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해변이나 눈 덮인 지역에서는 양이 2배 이상으로 증가한다.
외출 시에는 가급적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안경을 착용하는 경우, 자외선 차단 렌즈나 기능성 클립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챙이 넓은 모자를 함께 쓰면, 자외선 노출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눈도 쉬어야 한다
장시간 책을 읽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밤에 운전하는 것도 눈을 쉽게 피로하게 만든다. 조명이 어둡거나 지나치게 밝으면, 동공이 과도하게 수축하거나 확장돼 눈 근육에 부담이 간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근시나 노안이 빠르게 진행된다.
눈이 피로하다고 느껴질 때는 5~10분 정도 눈을 감고 충분히 쉬는 게 좋다. 인공눈물을 사용해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면 눈 마름을 줄일 수 있다.
무심코 지나치는 습관들이 쌓이면, 눈은 점점 제 기능을 잃는다. 시력은 한 번 나빠지면 되돌리기 어렵다. 소중한 눈 건강을 위해 매일 하는 행동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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