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Geely) 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야심작을 내놓았다. 플래그십 SUV 지커 9X가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한국 출시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안으로 ‘지커 코리아’ 법인이 설립되고, 9X가 국내 시장에 공식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커는 최근 몇 년 사이 전동화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며 유럽·동남아·중동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특히 한국은 프리미엄 SUV 수요가 늘고,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동시에 성장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지커가 첫 주자로 9X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단순한 전기차가 아닌, 전기와 내연기관의 장점을 모두 결합한 PHEV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Zeekr 9X는 브랜드 최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도입한 모델이다. 전기차의 주행거리 불안을 줄이면서 장거리 주행에서도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공개된 스펙에 따르면 9X는 단순한 친환경 SUV가 아니라, 강력한 퍼포먼스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첨단 기술을 동시에 품은 ‘플래그십 SUV’다.

성능부터 눈길을 끈다. 1.5L 터보 가솔린 엔진과 고출력 전기 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이 무려 1,000마력 이상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웬만한 슈퍼카를 넘어서는 수치다. 전기 모드만으로도 수백 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복합 주행거리(가솔린+전기)는 1,200km 이상으로 예상된다. 배터리는 55~70kWh급으로 추정되며, 800~900V 아키텍처 기반 초고속 충전까지 지원한다.

디자인은 지커 특유의 미래적이면서도 절제된 형태가 돋보인다. 전면부는 얇은 LED 라이트 바와 공기역학적 구조가 강한 인상을 남기고, 측면은 대형 SUV의 당당한 비율과 부드러운 캐릭터 라인을 살렸다. 후면부는 가로지르는 라이트바로 고급스럽고 안정적인 존재감을 보여준다.

실내 역시 플래그십 SUV다운 위상을 갖췄다. 3열 6인승 구성이 기본이며, 15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와 AI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된다. 넓은 공간감과 첨단 감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구조다.

첨단 주행 보조 기술도 강점이다. 지커의 최신 자율주행 시스템인 G-Pilot이 적용되어 레벨3 수준의 주행 지원을 제공한다. 고해상도 라이다, 다중 카메라, 5G 데이터 처리 능력으로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OTA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한국 시장 진출은 단순한 수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커는 이미 ‘지커 코리아’ 상표를 출원하고,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단순히 판매망 확보가 아니라, 현지화된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까지 고려하는 움직임이다. 충전 인프라 호환성, 보증 정책, 서비스망 확충이 병행되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9X가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PHEV 시스템은 충전 인프라 불편을 피하면서도 전기차처럼 운행할 수 있는 절충안이다. 여기에 1,000마력급 출력, 첨단 자율주행, 프리미엄 인테리어까지 갖췄다. 국내 프리미엄 SUV 수요층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조건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초기 진입 단계에서 신뢰를 얻으려면 공격적인 마케팅과 체험형 홍보가 필요하다. 가격 책정도 중요한 변수다. 경쟁 모델인 BMW X5, 벤츠 GLE, 제네시스 GV80, 볼보 XC90 리차지와 맞붙으려면 상품성과 유지비 측면에서 확실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지커 9X는 단순한 중국차가 아니다. 강력한 퍼포먼스, 첨단 기술, 미래적 디자인, 합리적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는 네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모델이다. 만약 지커가 서비스·가격·브랜드 신뢰까지 확보한다면, 9X는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프리미엄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