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마저 4천만원대 세단 시장에서 흔들리고 있다. 최근 업계에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엔트리 모델 G70이 2027년형을 끝으로 단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본 가격 4,281만원으로 독일 3사와 당당히 경쟁해온 G70의 퇴장 소식에 자동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단종 계획 없다”지만… 업계는 이미 확신

미국 자동차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가 지난 9일 보도한 내용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제네시스가 2027년형 모델 이후 G70을 단종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제네시스 측은 공식적으로 “현재로서는 G70 단종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현재로서는’이라는 단서가 붙으면서 오히려 단종 임박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애매한 입장 표명이 오히려 단종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G70처럼 경쟁력 있는 모델마저 철수한다면 4천만원대 프리미엄 세단 시장 자체가 위험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BMW 3시리즈 맞상대했던 국산 자존심, 결국 백기투항?

G70은 2017년 출시 이후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와 정면승부를 벌여온 제네시스의 야심작이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7월까지 누적 6만 5,126대, 미국에서는 9만 594대가 판매되며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4,281만원이라는 기본 가격은 독일 3사 경쟁모델 대비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보여줬다. BMW 320i의 5,690만원, 벤츠 C200의 5,750만원과 비교하면 1,0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프리미엄 브랜드의 품격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SUV 쏠림현상”이 세단 무덤 만들었나

업계에서는 G70 단종 배경으로 SUV 쏠림현상을 꼽고 있다. 제네시스 전체 판매에서 GV70, GV80 등 SUV 모델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면서 세단의 입지는 계속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제네시스는 지난 3월 미국 시장에서 G80 전기차 판매를 중단하며 세단 라인업 축소 신호를 보낸 바 있다. 현재는 GV60과 GV70 전기차만 남겨둔 상태로, 향후 GV90, GV80 하이브리드 등 SUV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마니아층 “아쉽다”… 대체재는 어디에?
G70 단종 소식에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고성능 세단을 찾던 마니아층이다. 3.3L V6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G70 3.3T는 365마력의 강력한 성능으로 ‘M3 킬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한 자동차 커뮤니티 운영자는 “G70은 합리적인 가격에 독일차 못지않은 주행성능과 고급감을 제공했던 몇 안 되는 국산 세단이었다”며 “이마저 사라지면 4천만원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프리미엄 세단이 거의 없어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제네시스의 선택, 과연 옳은 판단일까?

제네시스의 G70 단종 결정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판매량 부진과 SUV 쏠림현상을 고려하면 합리적 판단일 수 있지만, 브랜드 정체성과 세단 시장에서의 존재감 유지 측면에서는 아쉬운 결정이라는 평가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는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세그먼트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G70 단종으로 세단 라인업이 축소되면 브랜드 완성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G70의 운명이 최종 결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4천만원대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미래는 이미 어두워지고 있다. 제네시스마저 이 시장에서 발을 빼려 한다면, 국산 프리미엄 세단의 미래는 과연 어디로 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