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다음주 푸틴 만난 뒤 젤렌스키와 화상회담”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3. 3. 1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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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러 방문해 종전 중재할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회의 폐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뒤 첫 연설에서 강국(12차례)과 부흥(10차례)을 집중적으로 언급하며 당(黨)과 군(軍)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13일 양회(兩會·전인대와 정협) 폐막식 연설에서 “국가를 다스리려면 당을 먼저 다스려야 하고, 당이 흥해야 국가가 강해진다”면서 “중국 공산당의 영도와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시진핑 권력 집중)를 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안전은 발전의 기초”라며 “인민군대를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강철 장성(長城)’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 시진핑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실천과 조국 통일 대업을 착실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외부 세력 간섭과 ‘대만 독립’ 분열 활동을 반대한다”고 했다. 대외 정책에 대해서는 “중국의 발전은 세계에 이익이 되고, 중국의 발전은 세계를 떠날 수 없다”며 “우리는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고히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시진핑은 미국의 전방위 대중 봉쇄를 의식한 듯 중국의 과학기술 자립을 강조했다. 그는 “과학기술흥국(興國)과 인재강국, 창조로 발전을 이끄는 전략을 심화해야 한다”며 “과학기술 자립·자강 능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고 했다.

리창 신임 총리는 양회 폐막식을 마친 뒤 취임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현재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해 “장풍파랑 미래가기(長風破浪 未來可期·바람과 파도 헤쳐 나가면 기대할 만한 미래가 펼쳐진다)”라며 “중국은 시장 규모가 거대하고, 대체 불가하며, 산업체계가 완비됐고, 인력 자원이 풍부하고, 발전 기초가 튼튼하다”고 했다. 그는 “개혁의 밥을 먹고 개방의 길을 걸어야 한다”면서 개혁·개방의 길을 고수하겠다고 했다.

또 국영·민영 기업을 동시에 중시한다는 의미인 ‘두 개의 흔들림 없음’ 기조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영 기업 발전 환경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중국 개방의 대문은 더 크게 열릴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왼쪽 아래)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폐막식에서 연단을 향해 걸어나오자 당 지도부가 박수로 맞이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강국(12차례)과 부흥(10차례)을 집중적으로 언급하며 당(黨)과 군(軍)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민군대를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강철 장성(長城)’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PA 연합뉴스

리창 총리는 미·중 관계에 대해 “상하이 당서기 시절 미국 기업 관계자들과 교류했다”고 언급하고 “중·미는 협력할 수 있고, 협력해야 하며, 중·미 협력은 전도유망하다”는 원론적 답안을 내놨다. 또 “몇 년간 미국에서 일부가 미·중 디커플링에 대한 논조를 조작했다”며 “하지만 이러한 조작으로 진정 이익을 얻는 이들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리창은 이날 본인의 색채를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답변 내용은 시진핑 어록을 직접 인용하거나 지난해 12월 발표한 경제공작회의에 나온 내용을 변형한 경우가 많았다. 새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묻는 국영 CCTV 기자 질문에도 그는 “작년 당 대회 문건에 거의 다 나와 있다”고 답해 사실상 당강정약(黨强政弱)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을 시사했다. 취임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인데도 시간은 비교적 짧은 80여분이었고, 질문은 10개에 불과했다.

양회 일정을 마친 시진핑은 이르면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3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국가주석 3연임 임기 시작 후 처음 방문하는 해외 국가가 러시아가 되는 것이다. 시진핑의 러시아 방문은 양국 수교 70주년이었던 2019년이 마지막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진핑이 푸틴과 만난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해 종전 중재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서방 언론은 시진핑이 방러 기간에 중국의 살상용 무기 제공 관련 합의를 타결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중·러는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인권 문제 등에서 서로 공개적으로 옹호하며 협력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적인 중재자’를 표방한다고 밝혀왔지만, 미·중 갈등이 고조되며 미국의 압박이 커지자 러시아와 협력 강화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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