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전교차로, 아직도 낯선 운전자들
최근 도심과 교외를 가리지 않고 회전교차로(라운드어바웃)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신호등 없이 교차로 통행을 원활히 하고, 불필요한 정지를 줄여 교통 흐름과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다. 하지만 제도가 확산된 만큼 운전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특히 통행 방법을 제대로 몰라 과태료 처분을 받는 경우가 잦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회전교차로 이용 시 법규 위반으로 단속된 운전자 가운데 70% 이상이 “이 정도는 괜찮을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단순한 착오가 아니라, 안전과 직결된 법규 위반이라는 점이다.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진입 시 양보 미준수
회전교차로의 가장 기본 원칙은 “진입 차량은 회전 차량에 양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상당수 운전자들은 일반 교차로처럼 먼저 진입하려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회전차량이 있는데도 무리하게 들어가거나, 교차로 진입 차선에서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행위는 「도로교통법」 제25조에 따라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으로 분류되며, 승용차 기준 과태료 6만 원,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단속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충돌 위험이 매우 크다. 회전차량이 우선권을 갖는다는 점은 회전교차로 운행의 핵심 규칙임에도, 운전자 10명 중 9명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깜빡이(방향지시등) 미사용도 단속 대상
또 하나의 흔한 위반은 ‘방향지시등 미점등’이다. 회전교차로에서 빠져나갈 때는 반드시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이는 뒤따르는 차량과 교차로에 진입하려는 차량에게 명확한 신호를 주는 안전 장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당수 운전자들은 “잠깐 돌고 바로 빠져나가는데 굳이 켤 필요가 있나”라며 습관적으로 생략한다.
경찰은 이를 엄연한 신호 위반으로 간주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실제 사례로, 회전교차로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진출한 차량이 후속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경우, 과실 비율의 상당 부분을 미점등 차량에 부과한 판례도 있다.

중앙도로 진입·차선 변경 위반, 사고 위험 키운다
회전교차로는 보통 한 개 차로 또는 두 개 차로로 구성된다. 그런데 다차로 회전교차로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문제가 ‘차선 변경 위반’이다. 일부 운전자들은 교차로 내부에서 곧장 바깥 차선으로 빠져나가려고 차선을 급하게 변경한다. 이는 뒷차와의 추돌 위험을 높이며, 법적으로도 통행방법 위반에 해당한다.
또한 교차로 내부 중앙 섬에 지나치게 바짝 붙거나, 중앙 차로에서 곧장 진출하려는 행위도 단속 대상이다. 특히 버스나 화물차처럼 차체가 큰 차량은 회전 반경이 커서 작은 실수에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법규 위반 시 과태료와 벌점은?
경찰청에 따르면 회전교차로 내 대표적 위반 사항은 ▲양보 의무 위반 ▲방향지시등 미점등 ▲차선 변경 위반이다. 승용차 기준 과태료는 3만~6만 원, 벌점은 10점이 부과된다. 화물차와 승합차는 과태료가 더 높아진다. 더 큰 문제는 단순 과태료를 넘어 사고 발생 시 과실 비율이 불리하게 책정된다는 점이다.
회전 차량의 우선권을 무시하고 진입하다 사고가 발생한 경우, 진입 차량이 대부분의 과실을 떠안게 된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아 발생한 사고 역시 신호 위반으로 인정돼 운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안전과 교통 흐름 모두 지키는 습관
회전교차로는 ‘양보’와 ‘신호’라는 두 가지 기본만 지켜도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먼저 회전 중인 차량이 있다면 반드시 양보하고, 진출 시에는 방향지시등을 켜서 다른 운전자에게 명확히 알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차로가 여러 개라면 내부에서 차선을 변경하지 말고, 미리 바깥 차선으로 이동한 뒤 진출해야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회전교차로는 신호 대기 시간을 줄이고 연비까지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운전자들의 법규 준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히려 사고 위험이 높다”고 강조한다. 결국 ‘99% 운전자가 모른다’는 회전교차로 법규는 단순한 규정이 아니라,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된 필수 상식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