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9·11 테러 미국 자작극’ 주장한 극우 선동가에 찍힌 안보 관료 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직원 일부를 ‘충성심 부족’을 이유로 해고했다. 해고된 직원들은 평소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하던 극우 논객에게 미움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J D 밴스 부통령,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극우 선동가로 알려진 로라 루머(32)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루머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의제에 충성심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대한 ‘숙청’을 요구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NSC에서 최소 3명의 선임 관료들과 다수의 하급 직원을 해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직원 6명이 해고됐다고 전했다.
왈츠 보좌관은 당시 회의에서 NSC 직원을 변호했으나 해고를 막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루머는 엑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사실을 언급한 뒤 “나는 미국 대통령과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계속해서 강력한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 이후 나온 것이다. 왈츠 보좌관 측은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 계획을 논의하는 민간 메신저 시그널의 채팅방에 실수로 언론인을 초대했으며 이 때문에 기밀 유출 논란 등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기밀 유출 논란에도 왈츠 보좌관 등에 대한 재신임 의사를 밝혔다.
AP통신은 루머가 NSC를 구성하기 위한 인사 검증에 자신이 배제됐다면서 불만을 표시해왔다고 전했다. 루머는 왈츠 보좌관이 네오콘과 ‘충분히 마가스럽지 않은’ 유형의 사람들을 너무 의존하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머는 9·11 테러가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을 퍼트린 전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텔레비전 토론에서 언급해 비판받은 ‘이민자들이 이웃 주민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주장을 퍼트린 인물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비행기 내에서 언론과 만나 루머에 대해 “위대한 애국자”라면서 “그녀는 항상 무엇인가 말할 게 있으며 그것은 대체로 건설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때로 권고를 하며 나는 그 권고를 듣는다. 나는 모든 사람의 말을 듣고 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NSC 직원 경질이 루머와 관련이 있는지 묻는 말에는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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