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가 배달 서비스용 하이브리드 사륜차(ATV) '패스트포트 ‘이콰드(eQuad)'를 공식 공개하고, 미국 오하이오주의 퍼포먼스 매뉴팩처링 센터(PMC)에서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이 생산 시설은 과거 2세대 어큐라 NSX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생산했던 곳으로, 이제 새로운 도심형 배달 모빌리티 생산으로 전환하게 된다.

2022년 가을 2세대 어큐라 NSX 생산 중단 이후 새로운 활용처를 찾지 못했던 PMC 공장은 현재 어큐라 스페셜 에디션 모델의 최종 조립과 혼다 CR-V e:FCEV 수소 크로스오버의 소량 생산만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2026년 여름부터는 패스트포트 이콰드의 대량 생산이 시작되며, 2025년 말에는 파일럿 생산이 진행될 예정이다. 비록 슈퍼카 생산보다는 위상이 낮을 수 있으나, 공장 폐쇄보다는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다.

2023년 설립된 혼다의 자회사 패스트포트는 이른바 '라스트 마일 배송'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도시에서 전기 자전거나 스쿠터를 이용한 배달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이콰드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물론 이는 자전거 도로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에서만 가능하다는 전제가 있다.

패스트포트 이콰드는 튜브 프레임 구조와 자동차식 서스펜션을 갖추어 거친 도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교체 가능한 배터리 모듈은 프레임 하단에 위치하며, 1회 충전으로 최대 37km를 주행할 수 있다. 회생 제동 시스템이 전기 주행 거리를 소폭 연장해 주며, 최고 속도는 20km/h로 제한되어 있다.

모든 차량은 인터넷에 연결되어 원격 관리가 가능하며, 새로운 배달원에게 접근 권한을 부여하고 경로와 업무를 사전 지정할 수 있다. 고객 요청에 따라 휠 디자인, 미러, 화물칸 등을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어 브랜드 특성에 맞는 운송 수단 구축이 가능하다.

현재 패스트포트 이콰드는 라지(Large)와 스몰(Small) 두 가지 크기 옵션으로 제공된다. 라지 모델의 전장은 3.65m, 전폭 1.2m, 전고 2.1m이며, 적재 용량은 295kg이다. 스몰 모델의 전장은 3.4m, 전폭 1m, 전고 2.1m이며, 적재 용량은 145kg이다.
혼다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이 차량을 판매 및 임대할 계획이며,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패스트포트 이콰드는 다음 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유로바이크(Eurobike) 2025 전시회에서 첫 공개될 예정이다. 패스트포트 이콰드의 등장은 도심 배송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혼다가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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