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진압하다 순직한 내 남편이…" 즉석사진 찍다가 오열한 아내

소방청이 순직 소방관의 유가족과 동료들을 위해 특별 영상을 제작해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18일 뉴시스에 따르면 전날 유튜브 '원더맨' 채널에는 소방청과 원더맨 채널이 함께 제작한 '우연히 찍은 사진에 순직한 남편을 만났다'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은 소방청과 함께 기획·제작된 것으로 순직 소방관들 유가족과 동료들에게 즉석사진 프레임 기능을 이용해 순직자들과 가족, 동료가 함께 찍힌 것처럼 만든 사진을 선물하는 내용이다.

영상에는 2017년 강릉시 석란정 화재진압활동 중 순직한 이영욱 대원의 아내 이연숙 씨, 같은 화재에서 27세의 젊은 나이로 순직한 이호현 대원의 동료 손영호·박민수 씨,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헬기 사고로 순직한 신영룡 대원의 부친 신두섭 씨 등이 등장했다.

이들은 각 지역의 소방서를 찾았다가 '소방 캐릭터와 함께 즉석사진을 찍으면 무료로 액자를 드린다'는 이벤트에 응하면서 '인생네컷' 차량에서 즉석 사진을 찍는다.

이연숙씨는 남편이 가장 보고 싶을 때가 언제인지를 묻는 말에 "매일 보고 싶다"며 "소방관들 순직 사고가 해마다 나니까 가족 외에는 (순직 소방관들이) 잊히는데 '이런 소방관이 있었지' 그것만 기억해주시면 정말 고맙고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잠시 후 이 씨가 받아 든 사진 속에는 소방 캐릭터 대신 그가 떠나보낸 남편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씨는 남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받고 "귀한 선물을 줘서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터트렸다.

신두섭 씨는 "아들이 '외국에 가서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없어졌다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 씨는 아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받고 "반갑다. 우리 귀중한 아들이다. 저와 많이 닮았느냐"라며 그리움을 나타냈다. 신 씨는 "부디 하늘에서 잘 있어라"며 "나는 네가 걱정해 주는 덕분에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아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손씨와 박씨는 고 이호현 대원과 함께 찍힌 사진을 보며 "호현이가 제일 잘 나왔다. 사진을 보면서 계속 생각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소방청은 "명절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고 순직 소방관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