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을 앞두고 반찬 몇 가지를 들고 아들 집에 들렀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미리 연락하면 부담될까 싶어 그냥 갔다고 합니다.그런데 문 앞까지 갔다가 초인종을 누르지 못하고 돌아섰습니다. 그날 무엇을 봤는지 한참이 지나서야 말씀하셨습니다.

현관 앞에서 들린 소리
문 앞에 서서 초인종에 손을 올린 순간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며느리와 아들이 살림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목소리가 높지는 않았지만 지친 기색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 대화 안에 자신의 이름이 잠깐 나왔다고 합니다. 그 순간 손이 저절로 내려갔다고 하셨습니다.

반찬 봉지를 도로 들고
챙겨간 봉지를 문 앞에 두고 갈까 잠시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부담이 될 것 같아 다시 들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복잡했다고 합니다. 서운함보다는 미안함이 더 컸다고 하셨습니다. 자식 사는 형편을 몰라준 것 같아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
버스를 타고 오면서 예전 생각이 났다고 합니다. 본인도 시부모 오시는 날이면 마음이 바빴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고 하셨습니다. 이제는 아들 부부도 같은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날 이후로는 꼭 먼저 연락하고 간다고 하셨습니다.

어느 쪽이 잘못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엇갈렸을 뿐인 경우가 많습니다.다음에 자식 집에 가실 일이 있다면 짧게라도 먼저 연락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한 통이 문 앞에서 돌아서는 일을 줄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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