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떨어졌다' 베르너 방출 위기…"포스텍, 인내심 잃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재도약을 다짐한 티모 베르너가 토트넘에서도 입지가 불안해졌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토트넘은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 AZ알크마르(네덜란드)를 1-0으로 꺾었다.
손흥민이 다시 부상으로 소집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토트넘은 백업 선수를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샬리송을 최전방에 놓고 손흥민을 대신해 베르너를 왼쪽 측면에 배치했다.
전반전 토트넘의 공격은 왼쪽 측면에서 효과를 봤다. 손흥민을 대신해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베르너가 여러 차례 상대 뒷공간 침투에 성공하면서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베르너의 발에서 득점이 나오진 않았다. 전반 26분이 결정적이었다. 베르너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침투하는 순간 수비 진영에서 넘어온 공이 정확하게 연결되면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다. 그러나 골키퍼 앞에서 제대로 된 슈팅을 하지 못했다.
전반 37분에도 베르너가 득점 기회를 날렸다. 전방에서 히샬리송이 압박으로 공을 빼앗은 뒤 베르너에게 패스했는데, 베르너가 미끄러지면서 찬 슛이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났다.
전반전을 주도하고도 0-0으로 마치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술에 변화를 줬다. 먼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베르너를 빼고 브레넌 존슨을 투입했다. 존슨을 오른쪽에 배치하면서 무어를 왼쪽으로 옮겼다.
경기가 끝나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베르너에 대한 질문에 "(그가 왜 고전하고 있는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는 확실히 자신감이 떨어졌다. 가끔은 벗어나기 어려운 일"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를 지지하고 그가 더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 스퍼스 웹은 이 발언을 두고 "베르너에 대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베르너는 2019-20시즌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에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유럽 무대에서 떠올랐다.
프리미어리그 여러 빅클럽이 베르너를 주시했고 첼시가 바이아웃 4750만 파운드(약 750억 원)을 활성화해 베르너를 품었다. 첼시의 주포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바람이 담긴 투자였다.
베르너는 이적 첫해 35경기에서 6골 12도움을 기록했지만 골 결정력이 문제로 지적받았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는 이른바 '빅찬스미스'가 쌓이면서 자신감까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첼시를 떠나 라이프치히에서 반등 조짐을 보였던 베르너는 지난 시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으로 임대 왔다. 라이프치히에서 출전 시간이 줄어들자 다시 출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팀을 찾은 것이다. 마침 손흥민이 아시안컵 차출로 팀을 비우면서 베르너를 필요로 했다.
베르너의 토트넘 임대는 성공적이었다. 베르너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제한된 출전 시간 속에서 13경기 2골 3도움으로 활약했다. 스스로도 "골보다 도움이 더 좋다"며 팀에 기여할 방식을 찾았다며 기뻐했다. 토트넘은 베르너의 임대를 연장하는 동시에 완전 이적 조항까지 넣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6경기에서 1골에 그치고 있다. 유로파리그 3경기에서 모두 기회를 얻었지만 공격포인트가 없다. 결정적으로 알크마르전에서 자신감이 떨어진 듯한 모습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을 실망시켰다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알크마르와 경기에서 베르너가 빠진 뒤 17세 유망주 마이키 무어가 같은 자리에서 번뜩이는 활약을 펼쳐 베르너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었다.
이에 토트넘이 베르너를 원 소속팀 라이프치히로 돌려보낼 것이라는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독일 매체 키커는 이날 "토트넘이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베르너와 임대 계약을 종료할 가능성이 크다"며 "토트넘은 베르너가 떠날 생각을 한다면 앞길을 막지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지난여름 베르너의 임대 연장과 관련해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릴리화이트 로즈'는 "베르너는 임대 선수이지만 주급 16만 5,000파운드(약 2억 9,770만 원)로 팀내 세 번째로 높은 주급자"라고 알렸다. 19만 파운드(약 3억 4,281만 원)를 받는 손흥민과 17만 파운드(약 3억 원)로 알려진 매디슨 다음 가는 순위다. 벤치 자원으로 한 시즌 더 쓰기에는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 임대 해지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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