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수 영진약품 대표, 수익 안정화에 연임 '청신호'...차입금 해소 과제
이기수 영진약품 대표의 임기가 반 년가량 남은 가운데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수익성 안정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 몇 년 새 불어난 차입금 해소가 과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진약품은 올해 상반기 매출 1272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3%, 2961.2% 증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흑자가 기대된다.
영진약품의 수익성이 안정세에 접어든 데는 2년 전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 대표의 전략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일본 구마모토대 대학원에서 세포유전학을 전공한 박사다. 한일약품과 CJ제일제당을 거쳐 지난 2012년 영진약품 국제사업부장을 지내다가 2017년 종근당으로 옮겨 글로벌사업 임원으로 일한 후 2022년 3월 영진약품 대표로 복귀했다.
영진약품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2020년부터 실적이 악화됐다. 2021년에는 매출이 2000억원 밑으로 떨어지고 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영진약품은 이 대표를 영입했고, 그는 2022년 취임 당시 수익성 개선을 통한 2025년 흑자전환 등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올 하반기 역시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한다면 목표를 조기에 이루는 셈이다.
특히 ‘해외통’으로 불리는 이 대표의 지휘에 따른 수출확대가 주효했다. 영진약품은 2014~2019년 수출 비중이 평균 30%를 상회할 정도로 국내 제약사 중 매출 대비 수출액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펜데믹 이후 수출이 감소했다가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영진약품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04억원에서 올해 159억원으로 52.9% 늘었다. 이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 역시 9.4%에서 12.5%로 3%p 올랐다.
여기에 최근 대규모 계약과 투자로 수출 성장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진약품은 최근 중국 원료의약품 회사 중산벨링과 세파계 3세대 항생제인 세프카펜 세립 완제 의약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세프카펜 세립의 중국 NMPA 허가가 완료되면 영진약품은 향후 10년간 1000억원 규모의 세프카펜 세립 완제를 공급하게 된다. 이미 올 6월 중국 NMPA에 세프카펜 세립의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으며, 승인까지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영진약품은 지난해 12월 글로벌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남양 공장 항생주사제동 증축 공사에 들어갔다. 남양 공장 항생주사제동가 증축되면 항생주사제 생산 능력은 기존 800만바이알에서 2000만바이알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600억원이 훌쩍 넘는 차입금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 몇 년간의 실적 악화로 순손실이 누적돼 차입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영진약품의 총차입금은 올 6월 말 기준 648억원으로 2020년 말의 64억원 대비 10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2월에는 모회사 KT&G로부터 45억원을 차입했다. 11월에는 303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외부 조달에 나섰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사업 확장과 견고한 포트폴리오 덕에 수익성이 안정되고 있다“며 “앞으로중국 시장에 진출해 수출을 확대하고, 세파 항생제 시장을 적극 공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천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