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직접 풀었다] 수능 국어 난이도 '불수능'은 면했다

원성윤 2022. 11. 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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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시험 난이도는 평이하다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불수능'이었던 지난해 시험보다는 쉽다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시험)이 17일 전국 84개 시험지구 1,300여 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열린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제13지구 제14시험장)에서 수험생이 학부모의 배웅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3번은 '독서'와 관련한 지문으로 지문 길이도 짧고 문제도 평이한 수준이다. 4~9번은 독서(비문학) 지문으로 (가)는 중국에서 비롯된 유서의 편찬 이유와 변화에 대해서 (나)는 조선 후기 17세부터 19세기까지 이수광, 이익, 이규경으로 이어지는 서학에 관해 다루었다. (가)와 (나)의 지문의 공통점을 잘 풀어내면 8번의 3점 고난도 문제도 무리 없이 풀어낼 수 있는 수준의 문제였다.

10~13번은 이과형 학생들이 다소 어려워하는 법 지문이 출제됐다. 채무자의 잘못으로 계약 내용이 실현되지 못해 계약 위반이 발생했을 때 발생하는 '불확정 개념'에 관해 묻는 문제가 나왔다. 12번 문제에서 갑과 을의 세 가지 계약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선지를 골라야 하는 문제가 다소 까다롭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2023학년도 수능 '국어' 고난도 지문으로 평가 받는 과학 지문 [사진=한국교육과정평가원]

14~17번은 학생들이 가장 까다롭게 느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과학' 지문이다. 기초대사량을 구하는 방법이 시대별로 바뀌어 간 과정에 대해 다뤘다. 19세기 초반 체외로 표시되는 열량이 체표 면적이 비례하던 것이 1930년대 클라이버에 이르러 구체적으로 측정되는 방식에 대해 다뤘다. X축과 Y축이 각각 체중과 기초 대사량에 적용되는 상용로그라는 점을 이해해야 하는데, 모의고사 3~5등급 학생들은 이 부분에서 지문 이해도가 떨어져 많이 어려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18~21번은 고전소설 '최척전'이 출제됐다. 이 작품은 하나의 문제 상황이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확인되는 거대한 세계관을 갖고 있다. EBS '수능특강'에도 수록된 작품으로 지난 3~5년간 모의고사 등에서 출제됐던 작품이다. 기본적인 줄거리를 알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쉬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시험)이 17일 전국 84개 시험지구 1,300여 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열린 가운데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제15지구 제1시험장)에서 시험장에 입실한 수험생들이 1교시 시험을 앞두고 준비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2~26번은 (가) 이황 '도산십이곡' (나) 김득연 '지수정가' (다) 김훈의 수필 '겸재의 빛'이 출제됐다. 이황의 '도산십이곡'은 그동안 내신 등에서 출제가 많이 됐던 작품으로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김득연의 '지수정가'는 물아일체의 주제를, 김훈의 작품 역시 겸재 정선의 '실경산수'에 대해 주제 파악을 빠르게 하면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27~30번은 현대소설 최명희의 '쓰러지는 빛'이 출제됐다. 이사할 처지에 놓인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집에 대한 '나'의 정서적 반응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 나왔다. 3점 짜리 30번 문제보다 28번 A~E까지의 서술방식을 다룬 부분을 지문과 비교하면서 대응하는 부분에서 학생들이 다소 헷갈렸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31~34번은 현대시 (가) 유치환 '채전'과 (나) 나희덕 '음지의 꽃'이 출제됐다. (가)와 (나)의 시가 생명 현상에 대한 조화와 황폐화되는 주제 의식이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나, 결국 동일한 지향성을 갖고 강인한 생명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시험)이 17일 전국 84개 시험지구 1,300여 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열린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제13지구 제14시험장)에서 시험장에 입실한 수험생들이 1교시 시험을 앞두고 준비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선택과목은 학생들마다 체감 난이도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3등급 이하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화법과 작문'의 경우 세 개의 지문이 출제됐다. 이 가운데 38~42번 '화법' 문제의 경우 지문 길이가 다소 길어 빠르게 독해하는 것이 관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1~2등급 상위권 학생들이 대체로 선택하는 '언어와 매체'는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35~36번은 합성 명사의 형성 방식에 대해 지문과 사전 지식을 이용해 풀어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근 결합 방식 문제를 많이 풀어본 학생이 유리했을 것으로 보인다. 37번 중세국어는 교과서 범위를 살짝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기는 했으나, 중세국어 문제의 특성상 <보기>를 잘 읽고 선지를 골라내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다.

38번은 된소리되기 문제로 출제됐으나 실은 어간과 어미의 관계를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였으며, 39번은 문장성분에 관한 문제로 중3~고1 내신 수준의 문제였다. 40~45번 '매체' 영역은 지문의 길이가 길지 않고, 평이한 수준으로 나와 다른 파트에 비해서는 다소 쉽게 풀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풍경 '국어의 풍경' 강사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고, 6월과 9월 평가원 모의고사보다도 쉬워 1등급 등급컷(원점수)은 화법과 작문 90점, 언어와 매체 88점 정도로 예상한다"며 "문학 여섯 작품 가운데 세 작품은 EBS '수능특강' 등에서 그대로 출제돼 학생들 체감 난이도는 낮았다"고 분석했다.

2023학년도 수능 문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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