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반도체 호재라지만…동탄에서도 '외곽 중의 외곽'인데 분양가 6억? 

[디스 아파트] 경기 화성시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땅집고] 이달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분양하는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단지 개요. /이지은 기자

[땅집고] 경기 남부권 핵심 주거지로 꼽히는 화성 동탄2신도시에 짓는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가 이달 분양한다. 올해 3월 1회차(435가구) 공급한 데 이어, 이번에 2회차(316가구) 분양에 나서는 것이다. 지하 2층~지상 12층, 13개동, 총 800가구 규모다. 오는 26일 1순위 청약을 받으며, 2024년 12월 입주 예정이다. 시공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3위 건설사인 DL이앤씨가 맡았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전용 99㎡(38평) 기준 5억원 후반에서 6억원 초반대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동반 상승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수도권 새 아파트 분양가도 더 비싸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라, 이 분양가면 합리적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단지가 동탄2신도시 외곽에 들어서기 때문에 인근에 지하철역은 물론이고 각종 생활 편의시설이 전무한 것이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선 “완벽한 ‘무(無) 세권’(아파트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는 신조어)이다”란 우스갯소리도 돌고 있다.

■신도시지만 외곽 중의 외곽…완벽한 ‘무세권’

[땅집고]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외곽인 신주거문화타운 끝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위치. /분양 홈페이지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는 화성 동탄2신도시 동쪽 끝에 조성하는 신주거문화타운 중에서도 가장 외곽에 들어서는 아파트다. 아파트 부지가 최고 306m 높이 함봉산에 둘러싸여 있어 사실상 3면이 고립된 형태다.

신주거문화타운은 동탄2신도시에 계획한 7개 주거지구 중 가장 마지막으로 조성하는 구역으로 아직 개발이 한창이다. 녹지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 때문에 장단점이 명확하다. 외곽 입지라 한적하고 녹지 공간과 호수 공원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롯데백화점·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각종 상업시설이 몰려 있는 SRT동탄역 일대 핵심지와 멀어 신도시 인프라를 이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것이 단점이다.

단지에서 내년 개통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동탄역까지는 직선으로 5km 정도 떨어져 있다. 올해 착공해 2027년 개통 예정인 동탄도시철도(트램) 노선과는 약 2~3km 거리다. 향후 입주민 중 자가용이 없는 사람들은 이동에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이 아파트 입지를 본 예비 청약자들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 “현재 신주거문화타운이 허허벌판 수준이라 단지 인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생활 편의시설이 하나도 없더라”며 “그야말로 완벽한 ‘무세권’ 아니냐”는 등의 글을 남기고 있다.

■38평 분양가 6.2억…“외곽 아파트인데 싸지도 않네”

주택형은 전용 99㎡와 115㎡ 중대형으로만 구성한다. 분양가는 ▲99㎡ 5억8005만~6억2155만원 ▲115㎡ 6억7677만~7억1749만원으로 책정했다. 전매 제한 기간은 3년이다.

비선호 입지인데 비해 분양가가 크게 저렴한 편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인근 ‘레이크힐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10.2’ 97㎡가 올해 5월 6억400만원, ‘e편한세상 동탄’ 99㎡가 지난 4월 5억8000만원에 각각 팔렸다.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분양가가 최고 6억2000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시세와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비싸다는 계산이 나온다.

[땅집고]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38평 분양가와 인근 동탄2신도시 일대 아파트 실거래가 비교. /이지은 기자

분양대금 납부 조건은 ▲계약금 10% ▲중도금 10% ▲잔금 80%이다. 중도금 대출 이자에 대한 수분양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도금 비율을 파격적으로 낮춘 것이다. 다만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중도금의 경우 시행사가 대출을 알선하지 않아 수분양자들이 현금을 알아서 마련해야 한다.

동탄2신도시 일대 공인중개사 대부분은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분양 성적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1회차 청약에서도 평균 경쟁률이 1.25대 1로 저조한 가운데, 주택형 총 10개 타입 중 7곳이 1순위 마감에 실패하면서 청약 미달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에 시행사가 분양가를 대폭 낮춰 ‘할인 분양’하지 않는 이상, 동탄2신도시에서 ‘외곽 중에서도 외곽’ 입지인 이 아파트가 부동산 침체기에 완판하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본 아파트의 판매 시점에 따라 향후 분양 조건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이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글=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