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나이트메어3 "주인공 바뀌어도 핵심 재미는 그대로"

홍수민 기자 2024. 10. 3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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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의 공포, 유혈 없는 심리 위주의 섬뜩함 그대로 살린 후속작
-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리틀 나이트메어3'

그간 리틀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개발했던 타시오 스튜디오가 떠나고 슈퍼매시브 게임즈가 바통을 이어받는다는 소식에 많은 팬들이 의구심을 품었다. 리틀 나이트메어3 발매 일정이 연이어 미뤄지고, 타시오 스튜디오가 신작 티저를 공개하자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코랄리 페니엘로 리틀 나이트메어3 프로듀서는 "전작과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고 싶었지만 리틀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DNA는 계승했다"며 "전작을 플레이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도 여러 숨겨진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과연 리틀 나이트메어 시리즈만의 특색 있는 아트워크와 독특한 감성이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식스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지는지도 굉장히 신경쓰였다. 미디어 시연에서 드디어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가 주어졌다.

 

■ 로우와 얼론, 두 친구의 탈출기

- 얼론의 손을 잡고 일어나는 로우
- 힘을 합쳐 이 이상한 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리틀 나이트메어3는 로우와 그의 절친한 친구 얼론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탈출하는 스토리다. 시리즈 최초로 온라인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는데, 혼자 플레이할 경우 로우와 얼론 중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한다. 전작의 식스처럼 AI가 나머지 캐릭터의 조종을 맡는다.

까마귀 가면을 쓴 로우와 녹색 점프 슈트를 입은 얼론은 각각 활과 랜치라는 고유 아이템을 기반으로 한 능력을 가진다. 로우는 활로 대상을 쏘아 떨어뜨리거나 밧줄을 끊을 수 있고, 얼론은 랜치로 기계를 작동시키거나 금이 간 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 

둘은 절친한 친구 사이로 기분 나쁜 불쾌감을 주는 장소들의 집합인 '나선'과 '최면술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원작에서는 식스와 연관되거나 엮였던 이들의 결말이 늘 좋지 않았는데, 이렇게 처음부터 친밀한 사이로 시작하는 듀오는 처음이라 신선했다.

로우와 얼론이라는 의미심장한 이름도 그렇고, 과연 이 친구들의 관계와 운명은 어떨지 궁금했지만 페니엘로 PD는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함이라며 말을 아꼈다. 아마 이번 작품에서도 둘의 관계는 중요한 키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 다채롭고 풍성한 환경 속 익숙한 공포감

- 말 그대로 뿌연 모래 먼지가 일어나는 사막이다
- 손만 비쳐져도 공포스러운 거대 아기

시연 버전은 사막에 있는 유적지 비슷한 환경에서 시작한다. 푸르고 어둡던 전작과는 조금 다른 세피아톤 위주의 색감이다. 모래 먼지의 텁텁함이 느껴지는 듯한 그래픽과 유적지 특유의 낡고 황량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어린 시절 공포와 두려움'을 연상케하는 거대한 배경과 오브젝트, 이와 대비되는 작은 캐릭터들은 거인국에 홀로 남은 걸리버처럼 연약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침대 밑에 숨어 있는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유년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라고나 할까.

낡고 녹슨 기계 장치, 선 채로 굳은 동상 같은 사람들, 벌레가 끓는 정체 모를 더미 등 엄청나게 공포스러운 무언가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기괴하고 오싹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거대 아기와의 추격전은 시연의 화룡점정이다. 

페니엘로 PD는 "첫 스테이지인 사막 외에도 게임스컴에서 선보였던 사탕 공장 등 다채로운 환경의 스테이지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환경으로 스토리텔링을 진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직접 추론하는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 협동 기믹이 많아도 쾌적한 솔로잉 플레이

- 랜치로 돌 벽을 부술 수 있는 얼론
- 열심히 조작하고 있으면 이 쪽으로 오라고 부르기도 한다

애초에 협동 게임으로 설계해서인지 능력 외에도 협력 상호작용이 꽤 자주 등장한다. 두 명이 힘을 모아 문을 열고 허술한 널빤지를 잡아 당기는 등의 동시 작용 외에도, 한 명이 톱니바퀴를 돌리는 동안 위로 올라가서 레버를 당겨 고정하는 등 별개의 작용 방식도 많았다.

솔로 플레이 시 협동 기믹에 AI가 답답하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지만 체험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AI가 유능해서 진행이 막혔을 때 근처로 부르면 도라에몽처럼 알아서 척척 해결해주곤 했다. 순간 '게임이 너무 쉽지 않은가'하는 호사스러운 걱정도 스쳤다.

퍼즐 역시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다. 전투보다는 퍼즐 위주의 어드벤처라는 소리를 듣고 긴장했는데, 초반부 플레이고 워낙 AI가 똑똑해서 그런지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만약 함께 플레이하는 사람이 이런 장르 게임에 익숙하지 않다면 퍼즐 역시 자연스럽게 좀 더 어려워질 수는 있겠다.

페니엘로 PD는 "AI 기능은 말을 안 들어서 답답하기보단 플레이가 쾌적하고 원활한 정도로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확실히 그 말대로다. AI 플레이로 인한 인한 불쾌감이 없어서인지 게임이 주는 분위기, 감성 자체에 집중하고 몰입하기 쉬웠다.

 

■ 주인공은 바뀌었지만 원작 감성 그대로

- 이 거대한 사람은 사람은 어쩌다가 이렇게 굳은 것일까
- 메리 포핀스 느낌으로 우산을 펼쳐 떠오를 수도 있다

시연 버전은 20분에서 30분 내외의 짧은 분량이었지만 즐겁게 플레이했다. 다만 조작감이 살짝 아쉬웠다. 조작 내내 컨트롤러 R2를 계속 홀드하고 있어야 해서 검지 손가락이 조금 힘들었다. AI나 컨트롤 기능은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시리즈 팬에게는 아쉽지만 식스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페니엘로 PD 역시 "신작은 로우와 얼론 두 캐릭터에 전적으로 집중했다. 다만 원작을 알고 있다면 여러가지 연결고리나 생각할 수 있는 요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리틀 나이트메어3은 2025년 스팀과 콘솔로 출시될 예정이다. 기존작 대비 훨씬 풍성한 볼륨을 자랑한다고 하니, 시리즈 팬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보자.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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