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사업에 뛰어든 지 첫 달에만 650억원에 가까운 적립금을 모았다. 올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후발주자임에도 연말 목표치인 5000억원 달성에 가까워지는 초기 성과를 거두며 존재감을 보였다.
온라인 투자 플랫폼 경쟁력과 수수료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 만큼 금융업계 퇴직연금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 달 말 키움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6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개인형퇴직연금(IRP)로만 채운 수치로 아직 공시되지 않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적립금이 추가되면 실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올해 6월 퇴직연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단기 퇴직연금 적립금 목표치는 연내 5000억원 수준이다. 단순 계산하면 올해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서비스 개시 뒤 연말까지 7개월 동안 매달 714억원씩 적립금을 모아야 한다. 첫 달 적립 규모는 목표 달성에 필요한 월 평균 수준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목표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키움증권은 중장기 목표로 2035년까지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제시했다. 은행·보험사·증권사를 합친 전체 43개 사업자 중 상위 5위 안에 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시장 기준으로 점유율 10%를 달성하려면 증권사 중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증권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성장해야 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52조210억원으로 전체 시장 점유율 9.4%를 차지했다. 전체 43개 사업자 중 5위, 15개 증권사 중 1위다.
퇴직연금 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감안하면 2035년 전체 적립금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553조8779억원인 총 적립금은 10년 뒤 1200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후발주자의 약점을 수수료 면제·인하, 정교한 영업망 등 서비스 차별화로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올해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DB·DC·IRP 전 제도에서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를 면제한다. 여기에 업계 최초로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 체계를 도입했다. IRP 운용 수익률이 회사가 제시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방식이다.
IRP는 개인이 비대면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는 반면, DC형은 기업이 퇴직연금 사업자로 키움증권을 선정해야 임직원이 가입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이 같은 구조를 고려해 DC형 가입을 원하는 직원이 회사에 제휴를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청이 접수되면 영업 담당자가 해당 기업과 직접 접촉해 퇴직연금 제휴를 추진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RP 수수료 무료는 이제 많은 사업자가 제공하는 기본 서비스가 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장기 투자하려는 젊은 가입자를 중심으로 증권사로 퇴직연금을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어 앞으로는 상품 구성과 플랫폼 편의성 등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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