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기업 AX 열전]② 리멤버, 서치펌 확보…한국형 링크드인 야심

인적자원(HR) 플랫폼 기업의 인공지능 전환(AX) 전략을 분석하고 채용 트렌드를 전망합니다.

리멤버 커넥트 내 오피니언 리더 모집. /사진 제공=리멤버앤컴퍼니

리멤버앤컴퍼니(리멤버)는 명함 관리 서비스를 넘어 헤드헌팅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 영역으로 빠르게 외연을 넓히고 있다. 잠재적 구직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재를 발굴하는 '다이렉트 소싱(direct sourcing)' 역량을 결합해 직장인의 커리어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업확장…다이렉트 소싱 솔루션 제공

/그래픽=최종원 기자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리멤버는 다수의 서치펌(헤드헌팅 전문 기업)을 자회사로 편입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헤드헌팅 자회사는 유니코써치(지분율 68.48%), 프로써치코리아(81.51%), 브리스캔영어쏘시에이츠(84.67%), 맨파워써치(51%), 에버브레인써치(51%) 등이다.

지난해 맨파워써치와 에버브레인써치가 신규 편입됐고, 기존 3개 자회사의 지분율도 확대했다.  주요 자회사들의 합산 매출은 546억원 규모로 자회사를 제외한 리멤버 별도 매출(458억원)을 상회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

특히 40년 업력의 국내 최초 서치펌인 유니코써치는 지난해 매출 219억원, 당기순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 리멤버 측은 "유니코써치에 축적된 노하우와 리멤버의 데이터 및 기술력이 결합되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사업 확장 방식도 눈에 띈다. 리멤버는 기존 프리랜서 중심의 헤드헌터 인력을 정규직 기반 조직으로 흡수하며 기본급과 성과급을 결합한 보상 구조를 도입했다. 이에 부티크(중소형) 서치펌들이 리멤버의 인재 데이터베이스(DB) 및 AI 매칭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 협력을 요청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인수 전략은 재무제표에도 반영됐다. 리멤버는 자회사 지분 취득 과정에서 소수주주들에게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223억원 규모의 비유동 금융부채가 계상됐다. 해당 부채에 유효이자율법을 적용하면서 지난해 연간 112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했다. 전략적 확장에 따른 단기 비용이 회계상 손실로 반영됐다.

리멤버는 헤드헌팅 자회사들에 AI 기반 다이렉트 소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헤드헌터들은 링크드인과 각종 인맥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작업으로 후보자를 탐색했다. 후보군 리스트를 만드는 데만 2~3주가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직무기술서 내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적합한 후보군을 자동 추천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서치펌은 후보자 탐색 시간을 단축하고 설득, 검증, 처우 협상 등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리멤버 관계자는 "AI 기능 도입으로 수주가 걸리던 후보군 리스트 도출이 수일 내로 단축됐으며 추천의 정교함도 향상됐다"고 밝혔다.

기업용 다이렉트 소싱 솔루션도 같은 맥락이다. 주요 고객은 대기업보다 중견·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이다. 대기업은 공개 채용을 통해 상대적으로 원활한 인재 확보가 가능한 반면, 특정 직무의 핵심 인재에 대한 확보 수요는 성장 단계에 있는 중견·중소기업에서 더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멤버 내에선 투자 유치 기업이나 상장사들의 채용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유료 공고 정책은 일정 수준 이상의 채용 수요를 보유한 기업을 선별하는 필터링 역할을 수행한다. 리멤버 관계자는 "회사에서 특정 분야의 전문 인력을 탐색하거나 평판 조회를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커넥트·리멤버 블랙…비즈니스 네트워크 실험

리멤버 커넥트는 지난 3월 정식 출시됐다. /사진 제공=리멤버앤컴퍼니

일반적인 채용 플랫폼은 취업이나 이직이 완료되면 사용자의 방문 빈도가 급감한다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리멤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즈니스 네트워크 서비스 '커넥트'를 내세워 일상에서의 플랫폼 체류 시간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커넥트는 표면적으로 글로벌 플랫폼 '링크드인(LinkedIn)'과 유사하지만, 운영 방식은 한국 비즈니스 문화에 특화됐다. 링크드인이 외국계 및 IT 기업 중심의 실명 기반 '이직용 브랜딩'에 주력한다면, 커넥트는 국내 전 산업군의 실무진부터 경영진까지 업무 관련 조언과 고민을 교류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서비스 초기에는 최태성 한국사 강사, 박정민 배우 등 유명 인사 및 전문가 섭외를 통해 콘텐츠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관심사 기반 추천을 강화하며 일반 실무자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서비스 초기 "저 같은 실무자도 글을 써도 되나요?"라는 게시글이 호응을 얻었던 사례는 커넥트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연봉 1억원 이상 인증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리멤버 블랙' 제도도 눈길을 끈다. 고소득 전문직과 임원급의 활동을 촉진해 네트워크 질을 높이는 전략이다. 신한·하나카드 등 일부 금융사들은 리멤버 블랙 회원을 타깃으로 한 전용 제휴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상존한다. 커넥트 서비스의 일상적 플랫폼 안착 여부, 자회사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풋옵션 부채의 향후 재무적 영향, 그리고 EQT 체제하에서의 구체적인 성장 및 엑시트(투자 회수) 전략 등은 시장의 검증을 거쳐야 할 요소다.

리멤버는 채용, 헤드헌팅, 네트워킹을 단일 생태계로 통합하는 실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당 전략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리멤버는 채용 포털을 넘어선 '한국형 비즈니스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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