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옮기니 민노총 집회 장소도 바뀌어… 광화문·서울광장 줄고 용산서 이틀에 한번꼴
광화문·서울광장 일대에서는 39건
12일 열기로 한 전국노동자대회 확대해 용산서 촛불집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산하 노조가 윤석열 정부 출범(올해 5월 10일) 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에서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94건 연 것으로 나타났다. 이틀에 한 번 꼴이다. 이전까지 집회가 주로 열렸던 광화문이나 서울광장에서 개최된 집회·기자회견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대통령실 앞에서 민노총이 연 집회·기자회견 중에는 ‘윤석열 정부는 전쟁을 부르는 대결을 멈춰라! 전쟁반대, 평화협정 체결 촉구’ 기자회견 등 노동 문제와 관련 없는 정치적 목적의 행사도 12건 있었다.

◇집회 명소 된 용산… 시끄럽던 靑 인근은 조용해져
12일 조선비즈가 민노총이 공지한 민노총과 산하 노조 개최 집회·기자회견을 분석한 결과, 민노총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일주일 만인 지난 5월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석열 정부의 올바른 최저임금제도 운용 촉구’ 기자회견이었다.
그로부터 이날까지 약 6개월 간 민노총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총 94건의 집회·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5월 10일부터 187일 간 이틀에 한 번 꼴이다. 10월 둘째 주에는 집회·기자회견이 9회나 됐다. 민노총은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반인권적 정부 합동단속 규탄’ 기자회견을 했고, 공공운수노조는 ‘공공부문 진짜 사장 윤석열 정부 교섭 요구’ 기자회견, 서비스연맹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 쟁취 학교급식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같은 기간 광화문과 서울광장 일대에서는 총 39회의 집회·기자회견이 개최됐다. 대통령실이 청와대에 있을 때에는 정부서울청사가 있고 청와대와 가까운 이곳에서 주로 집회·기자회견이 열렸다.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에서는 각종 단체가 하루에도 수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인근까지 시위대가 행진하며 주민들에게 소음 피해를 줬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옮겨간 이후에는 그런 모습이 자취를 감췄다.

◇민노총, “종속적 한미관계 바꿔라” “중·러 대한 대결 반대” 주장
민노총은 노동 문제와 관계 없는 정치적 주장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펼치기도 했다. 이 같은 집회·기자회견은 반년 간 총 12건으로 집계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인 지난 5월 18일 민노총은 대통령실 앞에서 ‘한일관계 우려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 달 21일에는 ‘한미정상회담에 요구한다’ 기자회견을 했다. ‘군사동맹이 아닌 평화를 선택하고 종속적인 한미관계를 바꿔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기자회견이었다.
민노총은 6월 28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당시 민노총은 논평에서 “중국, 러시아에 대한 대결과 봉쇄를 위한 나토 확장을 반대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됐던 대규모 야외 실기동 한미연합훈련이 부활한 것도 반대했다. 민노총은 지난 8월 6일 ‘통일선봉대 발대식 및 전쟁위기 몰고 오는 한미연합전쟁연습 반대 투쟁’을 개최했다. 같은 달 27일에도 ‘전쟁 부르는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촉구’ 행진 및 집회를 열었다.

◇이태원 참사 때 경찰력 집회에 투입… 참사 추모한다며 더 큰 규모 집회 열어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하자 민노총은 예고됐던 전국노동자대회를 확대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 숭례문 인근에서는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오후 6시에는 ‘이태원 참사 대통령 사과, 국무총리 사퇴, 책임자 처벌 시민 촛불’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전국노동자대회와 촛불집회에는 노조원 10만명이 참여한다는 게 민노총 설명이다. 앞서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지난 4일 “이태원 참사 추모의 마음을 담아 정부에 규탄하는 목소리를 담아 11월 12일 10만여 조합원이 서울로 상경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 보내는 마지막 경고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좌파 성향 단체인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윤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촛불행동이 주관한 ‘촛불대행진’에 1만3000명쯤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이 단체와 보수 성향 단체의 집회 현장에 9개 기동대를 투입했다. 용산경찰서는 소속 정보경찰 23명 전원을 투입했다. 이태원 참사를 막지 못한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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