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베놈 탈모 앰플 개발기

화장품 업계에서 수많은 히트 상품을 탄생시킨 화장품 전문가와 진료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해온 한의사가 의기투합했다. 엠디코스의 유청용(51) 대표와 경희대 한의대 출신 이승제(51) 행복한 경희한의원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자의 전문 분야인 화장품 기획과 한방 임상 경험을 결합해 탈모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두 전문가의 시너지는 탈모 앰플이라는 결과물로 탄생했다. 반짝 유행하는 성분 대신, 한의학의 봉독 치료 원리와 화장품 약물전달시스템을 접목해 머리카락이 자라는 환경 자체를 개선한다는 접근법이다. 유 대표와 이 원장을 만나 화장품 개발기를 들었다.
◇바르며 마사지까지, 혈류 개선 겨냥한 ‘비베놈(봉독) 앰플’

엠디코스는 화장품을 소싱, 기획하는 회사다. 대표 브랜드 시카알엑스(CICARX)를 필두로 꿀 같은 자연 유래 성분을 필두로 한 화장품을 출시하고 있다. 2023년 출시한 비세린(BEESELINE) 매직밤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지금까지 30만개 이상 팔렸다. 청담동 유명 피부관리실 원장의 율무팩 조합법을 제품화한 율무인허니 스킨팩도 큰 인기를 끌며 5만개 이상 나갔다.

두 제품의 성공을 발판으로 헤어케어 라인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5년 출시한 비베놈 안티 헤어로스 앰플은 일명 ‘비베놈(봉독) 앰플’로 한의원에서 탈모 관리에 활용하는 벌독 성분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행복한 경희한의원 이승제 한의사의 자문을 받아서 개발했다. 현재 전용 온라인몰(metashop.co.kr)에서 최저가 공동구매를 진행 중이다.
단순히 영양을 공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두피 혈류를 개선해 모발이 스스로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했다. 튜브 형태로 가볍고 휴대가 간편하다. 입구 부분의 마사지볼로 두피에 문지르면서 앰플을 바르면 된다.
◇2조 매출 만든 뷰티 MD가 주목한 성분

유 대표의 커리어는 K뷰티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마케팅의 최전방인 소비재 분야에 매력을 느껴 마케팅 사관학교라 불리던 애경산업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7년 동안 화장품 브랜드 매니저로 색조 화장품, 클렌저 등 다양한 제품의 기획부터 론칭까지 전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많은 걸 배웠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구매자나 수요자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거든요.”
신규 사업으로 홈쇼핑 채널을 관리하면서 홈쇼핑의 역동적인 환경을 경험했다. GS홈쇼핑의 뷰티MD로 이직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세상의 거의 모든 카테고리의 제품을 품평하고 판매했습니다. 내게 잘 맞고 좋은 화장품을 꾸준히 사용하면 피부가 바뀔 수 있겠다는 확신도 이 시기에 생겼습니다. 아이오페 에어쿠션, 한경희 진동파운데이션, 맥스클리닉 오일폼 등의 히트작을 내놓았습니다. 제가 기획한 제품의 누적 매출이 2조원 이상에 달할 정도죠.”
그의 손을 거친 화장품을 팔린 숫자로만 따지면 대한민국의 모든 여성이 사용했을 정도다. 기획한지 10년이 넘은 제품도 현재까지 잘 팔리고 있다. 온몸으로 느낀 성취의 감각은 창업 결심으로 이어졌다. 2022년 엠디코스를 설립했다. “매일 쓰는 화장품을 이왕이면 더 쓸모 있고 가치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유 대표가 주목한 소재는 ‘벌’(bee)이다. “직장을 다닐 때 꿀과 관련된 제품을 기획하면서 벌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평생 티스푼의 12분의 1에 불과한 양의 꿀을 만들기 위해 고된 여정을 반복하는 벌의 생명력에 크게 감동받았거든요. 벌이 그렇게 힘겹게 만든 부산물은 하나도 버릴 게 없어요. 벌이 만든 자연의 성분에 피부 고민 해결의 열쇠가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브랜드 이름은 시카알엑스라고 지었다. “시카(CICA)는 피부 재생에 탁월한 병풀(Centella Asiatica)의 줄임말이자 라틴어로 상처 치료를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했고, 알엑스(RX)는 전문가의 처방을 의미합니다. 즉, 병풀 같은 자연 소재를 바탕으로 피부 고민에 명확한 해답을 처방하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오랜 기간 화장품업에 몸담으며 확보한 원료사, 제조사(OEM) 등과의 협업을 통해 독자적인 연구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 첫 제품인 시카알엑스 비세린 매직밤을 출시했다. 론칭 이틀만에 1만개 이상 팔릴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벌집에서 추출한 천연 밀랍(비즈왁스)과 제주 유채꿀, 호주 마누카꿀, 네팔 히말라야꿀, 지리산 석청꿀 등 4가지 꿀을 사용한 제품인데요. 시장의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2024년 하이서울 우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죠. 매직밤의 성공을 발판으로 율무인허니 기초라인, 팩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범위를 넓혀 나갔습니다.”
◇휑해진 두피 앞에서 찾은 승부수, 비베놈(봉독)

다음 타깃은 두피관리 제품으로 정했다. 유 대표의 개인적인 고민에서 비롯된 결정이었다. “타고나기를 모발이 얇고 두피가 예민합니다. 홈쇼핑MD 시절 이 고민 때문에 온갖 모발, 두피 관리 제품을 섭렵했어요. 강남 유명 병원에서 상담을 받은 적도 있죠. 40대가 되니 머리카락 빠지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휑하게 비어가는 두피를 보면서 쉽고, 꾸준히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탈모의 근본 기전 해결에 좋은 성분을 찾아 나섰다. “업계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유효 성분과 효과적인 방법론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했습니다. 2년 넘게 탈모약의 기전과 다양한 치료 사례를 심도 있게 연구했죠. 수만 가지 방법이 존재했지만, 결론은 늘 하나로 귀결되었습니다. 바로 두피의 혈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 모든 치료의 핵심이라는 점입니다.”

결정적인 단초는 30년 지인인 이승제 원장과의 대화에서 나왔다. 경희대 한의대 졸업 후 동서의과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이 원장은 현재 두개천골요법(Craniosacral Therapy)을 중심으로 불안장애, 인지장애, 치매, 불면, 이명·난청, 어지럼증 등 신경계 질환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임상에서 두개천골태반약침을 주로 활용하며, 봉독 약침도 응용해왔다.
이 원장은 골격 구조를 안정시키기 위해 환자들의 머리에 약침을 놓는 치료를 하던 중, 예상치 못한 효과를 알게 됐다. “이 침을 맞은 이후 머리카락이 덜 빠진다고 말하는 환자분들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반응이었어요. 두피 혈류가 개선되면 모발은 잘 자랄 수밖에 없거든요. 땅이 기름져야 씨앗이 잘 자라는 원리와 같죠. 두피 제품을 고민하는 유 대표에게 두피 약침 이야기를 들려줬더니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유 대표가 떠올린 건 봉독이었다. “봉독은 강력한 항염 작용과 혈류 촉진 효과를 가진 성분으로, 한의학에서 오랫동안 활용돼 왔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이 원장이 제게 종종 벌침 주사를 놔주곤 했죠. 피부에 봉독 같은 외부 자극을 가하면 자가 치유 세포가 모여 혈액순환이 원활해집니다. 자연 성분으로 치료를 유발하는 기전이라, 부작용 우려 없이 자연스럽게 피부를 강하게 만들 수 있죠. 이런 효능에 주목해 벌침으로 탈모 관리를 하는 한의원도 있습니다.”
◇봉독 넣고, 미세침 심고, 데이터로 증명

벌침을 화장품으로 구현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약물전달시스템(DDS) 연구를 시작했다. “요즘 유행하는 미세침(스피큘)이 들어간 화장품에 주목했습니다. 스피큘은 속이 빈 다공성 구조입니다. 스피큘의 빈공간에 봉독을 합침하면 두피에 봉독을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피부과의 MTS 치료를 떠올리면 됩니다. 피부에 적당한 자극을 줘서 혈액순환을 촉진시킨 뒤 앰플을 발라 흡수량을 극대화하는 전략이죠. 앰플 1병당 7만개 정도의 스피큘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봉침에 두피 관리에 좋은 다른 성분을 배합했다. “엠디코스의 독자 성분인 마데녹실을 넣었습니다. 마데녹실은 단백질에 병풀추출물 등을 섞은 원료로 봉독으로 혈류가 활발해진 두피에 즉각적으로 영양을 공급합니다. 여기에 모발을 튼튼하게 해 탈모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특허 성분(HAS TRIPLEX HP-DCC complex)과 두피 진정 효과가 있는 프로폴리스 추출물 등을 더했습니다.”

성분이 좋아도 손이 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편의성을 1순위로 용기를 설계했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사용하기 위해 휴대가 간편한 용기를 찾아 나섰습니다. 붓 형태, 빗 형태 등 다양한 형태를 구상했지만 짜서 쓰는 튜브 타입으로 결정했어요. 마사지 효과를 더하기 위해 입구에 마사지 볼을 더했습니다. 마사지볼을 통해 모발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두피에 앰플을 바를 수 있습니다. 가볍고, 들고 다니기 편해서 저는 사무실과 차에 하나씩 두고 하루 3~4번씩 두피에 앰플을 도포합니다.”

제품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임상 시험도 진행했다. “KC피부임상연구센터 4주간 30명을 대상으로 두피 안티에이징 효과를 시험했습니다. 그 결과 평균 120개 빠지던 모발이 제품 사용 4주 후 29개로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외에도 두피 탄력 7.2% 개선, 두피 진정 44.9%, 두피 보습 64.7% 개선 등의 변화를 효과를 데이터로 증명했습니다. 머리카락에 힘이 생겼다는 증거인 모발 인장강도도 개선됐습니다.”
◇논에 물이 다 마르면 결국 말라죽습니다

2025년 5월, 온라인몰 등에 비세린 비베놈 안티 헤어로스 앰플을 출시했다. 한의원, 현대아울렛 코아시스 등 오프라인 매장에도 입점했다. 호응을 얻어 누적 3만개 이상 팔렸다. 큰 물량은 아니지만 베트남에 수출도 하고 있다. 현재 전용 온라인몰(metashop.co.kr)에서 최저가 공동구매를 진행 중이다.
시카알엑스 라인의 연이은 성공과 함께 엠디코스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24년 대비 2025년 매출이 50% 성장하며 차기작을 위한 추진력을 얻었다. 샴푸와 트리트먼트 제품군까지 확장하여 모발 관리에 필요한 모든 라인업을 완성할 구상이다. “한의사, 피부과 의사, 피부 관리실 원장, 원료 연구원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주기적으로 교류하면서 다양한 원료의 효능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시카알엑스가 믿고 쓸 수 있는 전문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 할 겁니다.”

두피도 얼굴 피부처럼 노화를 비껴갈 순 없다. 유 대표는 결국 두피 환경을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탈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노화로 인한 탈모는 모두의 공통 사항입니다. 얼굴 안티에이징에 신경 쓰는 만큼 노화로 늘어난 두피도 생활 속에서 관리해야 합니다. 벼를 키우는데 논에 물이 다 마르면 아무리 좋은 비료를 줘도 말라죽습니다. 모발도 마찬가지입니다. 머리카락에 힘을 주기 전에, 모발이 뿌리내리고 있는 두피부터 청결하고 탄력 있게 관리해야 합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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