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평의 좁은 아파트는 이제 어둡고 닫힌 공간이 아닌, 태양이 두 방향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개방형 플랫폼이 되었다. 기존의 칸막이 벽을 과감히 드러낸 선택은 탁월했다.
빅토리아풍 타운하우스의 외관이 새로 입은 공간 안에서는 팀이 새롭게 설계한 사선 원목 바닥이 시선을 넓히고, 자연광을 머금은 내부는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하다.
색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공간

이 집은 컬러가 주인공이다. 총천연색처럼 다양한 색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공간의 경계를 잇고 끊는다. 벽체를 삼킨 분홍색 기둥과 파란색 벤치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가족의 동선과 생활 패턴을 고려한 움직이는 조각이다.
특히 박공지붕 형태의 구조물들에 색을 입히는 방식은 극적인 대비를 만들어내며, 공간에 개성을 더한다. 이러한 색의 믹스매치는 집주인의 업에 걸맞게 유행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는다.
아이들까지 반한 창의적인 활용법

박공지붕 형태의 벤치는 수납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왕좌, 독서하는 엄마의 쿠션체어, 식탁 옆 보조의자까지 다채로운 역할을 소화한다. 집이라는 무대 위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필요한 위치에 놓이는 이 베치 요소는, 어쩌면 집의 심장일지도 모른다.
햇빛을 설계하다

빛은 이동한다. 그리고 이 집은 빛의 길을 옳게 이해했다. 설계자는 햇살이 흐르는 방향에 따라 조명의 위치까지 맞췄다. 그 결과 하루 종일 변화하는 채광이 인테리어를 배경 삼아 연극처럼 펼쳐진다.
기하학적인 거울은 자칫 복잡할 수 있는 공간에 시각적 확장을 주며, 개방성을 배가시킨다. 거울 속 비친 채광은 공간의 깊이를 더하는 장치가 되고, 창밖의 풍경마저 실내로 끌어들인다.
스타일과 지속가능성의 공존

이 집의 주인은 패션 플랫폼의 창립자답게 ‘지속가능한 멋’이란 키워드를 공간에도 녹여냈다. 다양한 색상의 벽체와 패브릭, 재활용 자재들은 단순한 미학을 넘어 재미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작동한다.
아름다움은 무심하게 배치된 듯하지만, 그 안에는 집주인의 가치관과 철학이 녹아 있다. 런던의 한복판에서 이 작은 공간은 말하듯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