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동남아 3국 순방·아세안 회의 참석…日이시바와 첫 회담 예상

尹대통령, 6~11일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
필리핀·싱가포르 국빈 방문…무역, 투자 확대 등 협력 강화
라오스서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아세안 회의 계기로 이시바 신임 日총리와 첫 회담 예상
정치·안보 이어 사이버 등 다층 협력…8·15 통일 독트린 지지 이끌 듯

윤석열 대통령은 6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필리핀과 싱가포르, 라오스를 잇달아 방문한다. 필리핀과 싱가포르는 국빈 방문으로 무역과 투자 확대 등 양국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라오스에서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해 정치·안보 등 다층적 협력과 함께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아세안 회의에 참석하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신임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尹, 6~11일 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순방…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출국해 11일까지 필리핀과 싱가포르, 라오스 순방 일정을 갖는다. 배우자 김건희 여사도 순방에 동행한다.

첫 방문지인 필리핀에서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이튿날인 7일 오전에는 필리핀 국민 영웅 호세 리잘을 기리는 기념비에 헌화한다. 이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우리 정상의 필리핀 국빈 방문은 2011년 11월 이명박 대통령 이후 약 13년 만으로, 올해 한·필리핀 수교 75주년을 맞아 양국 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무역과 투자 협력을 확대함과 더불어, 우리 기업의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전개할 예정"이라며 "공급망, 에너지, 방산, 해양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분야로 양국 간 협력 지평을 확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에선 원전 건설도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필리핀은 1986년 이후 중단된 원전 건설을 재개할 계획"이라며 "필리핀은 세계 최고의 원전 경쟁력을 갖춘 한국과의 협력을 희망한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오후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 참석을 끝으로 필리핀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싱가포르로 이동한다. 8일 싱가포르에서는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 로런스 웡 총리와 잇달아 정상회담을 연다. 내년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을 앞두고 그동안의 교역, 투자 협력을 넘어 AI(인공지능), 디지털, 첨단기술 분야로 협력 수준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로렌스 웡 총리 부부와 새롭게 배양한 난초의 종(種)에 귀빈의 이름을 붙여주는 '난초 명명식'에 참석하고, 오찬도 함께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9일에는 싱가포르 정부 산하 연구소가 주최하는 세계적 권위의 강연 프로그램 '싱가포르 렉처'에서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강연한다. 이 자리에서 '8·15 통일 독트린'이 갖는 국제 연대의 의미를 설명할 계획이다.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시바 총리와 첫 회담 예상

지난 7월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ASEAN)+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연합뉴스

마지막 방문지인 라오스에서는 10일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세 번째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이다. 이번 참석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아세안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다. 지난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이후 14년 만에 관계 격상이다.

김 차장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아세안의 대화 상대국 11개 중 5개 국가와만 맺은 특별한 관계"라며 "지난 35년간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해 온 협력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협력의 전방위적 확대를 모색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은 이달 1일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한·일 양자회담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처음 얼굴을 마주하고 양 정상이 셔틀외교(상대국을 오가는 정례 정상회담)의 취지를 이어간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며 "양국이 해오던 문제를 더 발전적으로 잘 이행해 나가고, 지혜를 모아서 앞으로 또 한일 관계를 어떻게 더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해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 태국을 비롯한 5~6개 나라들과 별도의 양자 회담도 개최한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의 통룬 시술릿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김 여사와 함께 라오스 총리 부부가 주최하는 아세안 갈라 만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후 윤 대통령은 11일 오전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뒤, 오후 귀국길에 오른다.

김 차장은 "우리나라는 아세안과의 정치, 안보, 교역, 투자 협력을 더욱 견고히 하면서, 미래 세대 교류를 확대하는 동시에 사이버, 디지털, 기후변화 대응 등에 걸친 다층적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8·15 통일 독트린이 역내의 자유, 평화, 번영에 갖는 긍정적 함의를 각 정상들에게 소개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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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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