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방문 참담하다"…영국 무료급식소에 무슨 일이

NYT '무료급식소 찾는 영국 근로자들' 보도
"이용자 5명 중 1명 소득 있는 가정"
끼니 거르는 시민 비율 급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에서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고로 끼니를 거르는 근로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근로자들이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푸드뱅크(식품을 기탁받아 소외계층에 지원하는 단체)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더비에서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목사 A씨는 "근로자들이 우리를 찾아온다는 것은 참담한 일"이라고 NYT에 전했다.

고물가로 생활비를 충분히 감당할 만큼 벌지 못하는 저임금 근로자들이 특히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10월 영국 물가상승률은 11.1%로 올라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NYT는 영국에서 전국적으로 푸드뱅크를 후원하는 비영리단체 '트러셀 트러스트(The Trussell Trust)의 신규 이용자가 지난해 상반기에만 30만 명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5명 중 1명은 소득 있는 가정의 구성원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런던 소재의 해크니 푸드 뱅크는 어린이 600여명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0명 증가한 수치다.

영국의 일부 학교에서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급식을 시작했다. 빈민층 지역의 학교 교장들은 NYT에 "학생은 물론 부모들도 학교에서 나눠주는 토스트로 아침을 때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NYT가 입수한 조사에 따르면 한 달 새 돈이 없어 끼니를 거른 사람의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장기화) 이전에만 해도 5%였으나 현재 11%까지 올랐다.

학교 급식 자선단체 '셰프스 인 스쿨스'는 NYT에 "일부 학생들은 급우들 음식을 훔치고서는 운동장에 숨어버린다"고도 했다. 한 슈퍼마켓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는 시민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식품을 살 돈이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월드소셜리스트웹사이트(WSWS)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두 명의 어린 자녀와 함께 잉글랜드 북동부 인근의 푸드뱅크까지 2마일가량을 걸어가던 어머니가 결국 배고픔과 탈진으로 쓰러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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