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소름이 돋을 정도… 전력은 약해졌지만, 팀 전체가 똘똘 뭉쳐 만들어낸 우승” [아본단자 인터뷰 上]

보통 기자와 선수, 감독 간의 인터뷰는 기자가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본단자 감독이 V리그에서 있는 동안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나 칼럼을 쓰기도 했지만, 2024~2025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의 상하이 전지훈련 풀기자로 참여하면서 나름 친분을 쌓기도 했다. 아본단자 감독과 본 기자의 관계를 굳이 정의하라면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 너무 가깝지도 않은, 너무 멀지도 않은) 정도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달 8일 챔피언결정전 5차전을 마치고 곧바로 출국했다. 튀르키예리그 페네르바체의 사령탑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페네르바체를 이끌고 챔프전까진 올랐지만, 패하며 한 시즌 두 번 우승에는 실패했다. 한 달여가 지나 다시 한국을 찾은 느낌을 묻자 “기분 좋다. 집에 온 느낌이기도 하다”라고 입을 뗀 뒤 “흥국생명의 홈구장인 삼산월드체육관이 여기에서 가까워서 선수단 숙소를 항상 이곳, 메이필드 호텔을 썼었다. 경기 전 호텔에서 해왔던 루틴도 그렇고, 사람들도, 모든 게 친숙하다. 게다가 오늘 일정이 열리는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했던 좋은 기억이 있어서 이래저래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한 달 넘게 지난 지금, 조금은 더 냉정한 마음으로 그때를 돌아봐 달라고 하자 아본단자 감독은 털이 난 팔뚝을 내보이며 “만져보라. 소름이 돋아있지 않는가. 그때 그 순간을 지금 생각해보 모골이 송연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아찔하다. 절대 냉정해질 수 없다”라면서 “지난 시즌은 제 선택으로 선수단을 갈아엎고 치른 시즌이었다. 김연경, 김수지를 제외하면 주전 선수 면면이 대부분 바뀌지 않았나. 게다가 챔피언결정전 5차전 5세트에 코트에는 부진했던 정윤주 대신 김다은, 부상당한 신연경 대신 도수빈 등 주전이 아닌 백업 선수들이 여럿 있었다. 우리가 함께 하면서 해왔던 모든 것들을 쥐어짜내서 만든 우승이었다. 팀으로 만든 우승이라 여러 면에서 큰 의미가 있었던 우승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2022~2023,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 이후 패장 인터뷰에서 듣기에 따라서 선수 탓을 하는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본 기자도 이에 대하 비판적인 칼럼을 쓰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묻자 아본단자 감독은 “그렇게 나쁜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만, 확실하게 말하고 넘어가고 싶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책임감과 성장을 위한 동기를 부여해주고픈 마음에 남긴 인터뷰였다. 평소 내 지론은 너무 선수들을 과잉보호할 경우 성장이 더디다고 생각한다. 선수 탓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더라도 내 입장에선 선수들의 성장을 위한 발언이었다”하면서 “아울러 그런 부정적인 뉘앙스의 인터뷰를 남긴 이유 중에는 일부 선수들은 기본적인 요구를 잘 듣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감독으로서 좀 화가 났었던 것도 사실이다”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메이필드 호텔=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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