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리퍼블릭 구출작전…월가, 300억달러 지원에 뉴욕증시 반등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3. 17.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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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2.5%·반도체지수 4% 반등
FRC 주가 20% 상승 마감했지만
시간외서 차익매물 쏟아지며 20%↓
외신 “UBS, CS인수 원치 않는 듯”
16일(현지시간)에도 단기 매매가 몰리면서 주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FRC 흐름.
미국·유럽 금융권이 은행 파산 리스크 수습에 나선 가운데 16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가 저점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습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가 시장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 0.50%포인트(p) 인상을 결정하면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다시 힘을 얻는 분위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월가 대형은행들이 300억달러를 모아 지역 기반 은행 퍼스트리퍼블릭뱅크 유동성 위기 지원에 나섰다는 소식 등을 희소식으로 받아들이면서 은행주와 기술주를 사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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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전날보다 1.76%, 1.17% 올라섰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2.48%, 4.05% 상승해 오름폭이 더 두드러졌습니다.

미국 주요 은행주 시세를 담은 KBW 나스닥뱅크인덱스는 이른바 ‘대마불사’ 기대감을 타고 전날보다 2.57% 올라섰습니다. 지난 주말 이후 연준이 1년 만기인 은행 긴급대출 프로그램(BTFP·Bank Term Funding Program) 을 새로 개설해 긴급 자금이 필요한 은행들에 대해 16일 현재까지 총 119억달러를 빌려줌으로써 물 밑 돈 풀기에 나서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은행 줄도선 위기감이 덜어진 분위기입니다. 이밖에 다른 은행들도 연준의 할인창구 대출(90일 만기)을 통해 돈을 빌리면서 해당 통로를 통한 대출근은 최금 일주일 새 1482억달러 급증했습니다.

개별 종목을 보면 실리콘밸리뱅크와 시그니처뱅크에 이어 미국 내 또 다른 은행 파산 후보로 꼽힌 퍼스트리퍼블릭뱅크(티커 FRC)은 전날보다 9.98% 올라 1주당 34.27 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장 중반에는 월가 주요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티커 FRC)에 총 300억 달러 규모 유동성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단기 매매가 따라붙은 영향입니다. 다만 폐장 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20% 넘게 주가가 다시 급락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 마감 직전 미국 재무부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그리고 통화감독청(OCC)은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 내 시중 11개 은행이 총 300억달러를 퍼스트리퍼블릭뱅크에 예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 당국은 이에 대해 “대형 은행들의 지원을 환영하며 이는 미국 은행 시스템의 탄력성을 보여주는 조치”라고 언급했습니다. 대형은행인 JP모건(JPM ↑1.94%)과 뱅크 오브아메리카(BAC↑1.68%), 웰스파고(WFC↑1.16%), 씨티그룹(C↑1.78%) 등은 각각 50억달러, 골드만삭스(GS↑0.93%)와 모건스탠리(MS↑1.90%)는 각각 25억달러, 그리고 트루이스트(TFC 2.65%)와 PNC파이낸셜(PNC ↑4.05%), US뱅코프(USB 2.60%), M&T 은행(MTB ↑2.14%), 캐피털 원(COF↑0.68%) 은행은 각각 10억달러를 예치했습니다.

다만 이번 조치가 FRC 를 실질적으로 구제하는 ‘호재’일 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사태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합니다. 앞서 13일 퍼스트리퍼블릭뱅크는 연준과 JP모건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조달해 가용 유동성을 700억달러로 늘렸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주식 매도세가 폭증하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이번에 추가로 300억달러 유동성 지원을 받게됐습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S&P글로벌은 전날 FRC 신용등급을 네 단계 하향해 투기(정크) 등급으로 강등했습니다. 이어 16일 오전에는 FRC 회장을 비롯해 최고경영자(CEO), 최고 신용책임자와 자산관리 담당 사장 등 핵심 경영진이 회사 주가 폭락 전 수개월에 걸쳐 자사주 총 1200만달러 어치를 내다 팔았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행 내부자 거래는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칙 상 일반 공시 의무를 피할 수 있고 대신 FDIC 보고 사항이라고 전했습니다.

16일 뉴욕증시에서 CS 주가
한편 전날 뉴욕증시는 물론 유럽증시까지 흔들었던 크레디트스위스는 스위스 내 경쟁사인 UBS 가 합병에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치면서 투자자들의 판단이 엇갈렸습니다. 16일 스위스 취리히증시에서 크레디트스위스(CSGN) 주가는 전날대비 19.15% 오른 반면 뉴욕증시에서 해당 은행(CS) 주가는 전날과 같은 수준으로 마감했습니다.

이날 뉴욕증시 장 중에 UBS 측이 CS 를 합병하는 안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왔습니다. UBS 측이 자체 자산 관리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기를 바라며 CS 관련 위험을 감수하기를 꺼린다는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다만 JP모건 은행 담당 연구팀은 “UBS가 CS를 인수하면서 사태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습니다. 스위스에서는 금융 당국이 두 은행간 협력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협상을 이끌고 있습니다.

전날 저녁 스위스중앙은행 등 금융당국은 CS 에 500억스위스프랑(540억달러)을 대출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CS 는 자체 유동성 확충을 위해 미국 달러화 및 유로화 표시 채권 매각에 나설 예정입니다.

16일 ECB 기준금리 빅스텝 인상과 스톡스50지수 흐름
한편 이날 ECB 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올리는 것) 결정 영향으로 ‘미국판 기준금리’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지 않고 베이비스텝(0.25%p인상) 결정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16일 뉴욕증시 마감 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 예상
CME 페드워치 집계를 보면 이날 뉴욕증시 마감 후 기준 투자자들은 3월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81.9% 로 책정한 반면 동결 가능성은 18.1% 로 봤습니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동결 가능성이 47.6% 를 기록했던 점에 비하면 빠른 태세 전환이 이뤄진 셈입니다.

선물시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주요 국채 수익률이 올라섰습니다. 미국 재무부 집계를 보면 이날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0.01%p) 내려간 4.74% 를 기록했지만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1bp 오른 4.14%,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bp 오른 3.56% 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약보합세로 거래됐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 59분 기준 0.1% 내려간104.45 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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