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 절친-진격의 신인' FC서울 함선우 "제시 덕에 주눅들지 않아"[인터뷰]

김성수 기자 2024. 4.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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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름을 날린 제시 린가드(31)가 FC서울에 상륙한 후 가장 친해진 동료는 다름 아닌 '신인 수비수' 함선우(19)였다. 슈퍼스타와 신인의 우정은 다소 신기하게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서로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포츠한국은 서울 구단 클럽하우스인 경기도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함선우를 만나 린가드와의 우정, 축구선수로서의 진솔한 목표를 들어봤다.

FC서울 신인 센터백 함선우(왼쪽)와 제시 린가드.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함선우는 2023년 신평고등학교의 주장으로서 팀의 백록기 우승,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준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신장 191cm, 발 사이즈 320mm의 거구를 활용한 몸싸움은 물론, 키에 비해 빠른 스피드와 유려한 발기술-패스로 고교 센터백 중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이러한 장점을 인정받아 마침내 서울의 유니폼을 입었다.

함선우의 축구 경력은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됐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사촌 형이 작은 축구 대회를 나가서 상을 타는 걸 봤는데, 그 순간 '나도 저 상을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모님을 졸라 축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키도 어느 순간 갑자기 자란 게 아니라, 고등학교 때까지 꾸준히 컸다. 초, 중학교 시절까지는 독보적으로 큰 키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고교급에서 날아다닌 센터백이라고 해도, 프로 무대는 또 다른 세상이라는 것을 잘 아는 함선우는 선배들을 보며 자신의 장점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한다.

FC서울 신인 센터백 함선우.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프로에 처음 와 훈련을 하는 데, 공을 받을 때 고등학교 수준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압박이 빨리 들어와서 여유를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김)주성이 형은 그런 상황에서도 공을 쉽게 다루더라. 그 플레이를 본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민재, 이한범 등 발기술이 좋은 해외파 센터백 선배들의 영상도 많이 보고 있다. 나 역시 키가 큰 수비수 치고는 발기술이 좋기에, 그 부분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한다."

서울의 '19세 신인' 함선우는 프로 첫해부터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팀에 녹아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함선우를 가장 챙기는 '절친'은 무려 린가드다. 함선우가 SNS에 사진을 올리면 린가드가 바로 댓글을 달 정도.

잉글랜드 대표팀-맨유 출신 슈퍼스타와 이제 막 K리그에 입성한 어린 신인은 어떻게 급속도로 친해질 수 있었을까.

ⓒ함선우 SNS

"처음 인사했을 당시에는 TV에서만 보던 선수가 눈앞에 있으니 믿기지 않았고,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듯했다. 이후 일본 전지훈련 중 선수단이 다함께 윷놀이를 할 때 같은 팀으로 만났는데, 린가드가 내게 "너만 보면 웃음이 나온다"며 눈만 마주치면 웃더라(웃음). 린가드가 심지어 김기동 감독님 말씀 중에 나와 눈이 마주쳐 웃기도 했다."

함선우는 이어 "린가드가 본인 숙소 근처 치킨에 대한 맛 평가를 들려주는 등 주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린가드는 축구에 있어서만큼은 진지하다"며 "내가 연습 경기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힘내서 더 세게 해라. 어리다고 주눅들 필요 없다'고 조언해줘서 잘 받아들이고 있다. 축구 선수에게 코어 운동(인체를 지탱하는 코어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과 힘이 중요하다며 자세를 봐주기도 한다. 린가드가 잘 챙겨주는 만큼 더 친해지고 싶어서 요즘 영어 공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도 축구에 '진심'이라는 것은 린가드와 함선우의 공통점이었다. 함선우는 "게임에 흥미가 없고, 놀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위해 열심히 준비할 뿐"이라며 오로지 축구만 바라봤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함선우는 마지막으로 축구선수로서 자신의 목표를 말하며 성숙한 생각과 '축구 사랑'을 마음껏 뽐냈다.

그래도 인터뷰 종료 후 정작 '감사를 전하고 싶은 대상'을 말하지 못했다며 다소 초조해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19세 청년이었다.

"축구선수로서 언젠가 국가대표의 태극 마크를 달고 싶고, 해외 무대에도 진출해보고 싶다. 물론 지금은 빠르게 데뷔해 서울을 위해 헌신하자는 생각뿐이다. 축구는 내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한때 축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축구뿐이더라. 좋아하는 걸 하며 영광스러운 프로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며 머리 박고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문래중학교 김태인 감독님, 신평고등학교 유영준 감독님과 코치님들, 심규완 선생님,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 부끄럽지 않은 선수로 성장해 은혜에 보답하겠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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