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 지난해 퇴직연금 수수료로 1조4천억원 챙겼다

신성우 기자 2024. 10. 25.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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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의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지난해 수수료로만 1조4천억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을 맡아서 관리·운용하는 42개 금융사(보험사 16개·은행 12개·증권사 14개)가 2023년 한 해 동안 거둬들인 연간 수수료 수입은 1조4천211억8천6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상위 10개 금융사를 보면, KB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1천774억1천9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습니다.

이어 신한은행(1천699억1천300만원), 삼성생명(1천419억2천800만원), 하나은행(1천308억1천900만원), 우리은행(1천170억1천100만원), IBK기업은행(1천75억2천200만원) 순이었고, 미래에셋증권(962억2천500만원), NH농협은행(827억4천600만원), 교보생명(400억8천900만원), 한국투자증권(383억8천200만원)이 뒤를 이었습니다.

수수료는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 펀드 총비용 등으로 나뉩니다.

운용관리 수수료는 가입자가 퇴직연금 적립금의 적정한 운용 방법에 대한 컨설팅이나 적립금 운용 현황에 대한 기록관리 등의 서비스를 받고 지불하는 돈입니다.

자산관리 수수료는 계좌 설정, 연금을 포함한 급여 지급 등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비용입니다.

펀드 총비용은 펀드 같은 실적배당상품과 관련해 퇴직연금 사업자를 비롯한 금융사들이 받아 가는 각종 보수(운용·판매·수탁·사무관리 보수)와 수수료(선취·후취·매매 중개 수수료)를 말합니다.

특히 펀드 총비용은 운용수익이 나든 나지 않든 상관없이 가입자(근로자 개인)의 투자 금액(원금+손익)에서 원천적으로 징수해가는 금액입니다.

수수료는 퇴직연금 적립금에 차등 요율 방식이나 단일 요율 방식 등 일정 비율로 부과하기에 향후 적립금 규모가 커짐에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18년 190조원, 2020년 256조원, 2022년 336조원, 지난해 382조4천억원 등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연평균 약 9.4% 성장세를 보이면서 10년 뒤인 2033년이면 지금의 2.4 배인 940조원에 달해 '1천조원 시대'를 맞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막대한 수수료를 지불하지만, 연금 운용실적을 보여주는 수익률은 저조합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과 10년간의 연 환산 퇴직연금 수익률은 각각 2.35%, 2.07%에 불과합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국민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7.63%로 7%가 넘는다. 이 기간 퇴직연금 수익률은 1.94%로 2% 미만이었던 것과 대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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