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정학 문제아→속도위반 결혼→이혼→재혼…7남매의 아버지가 된 천재 투수 다르빗슈

사진 제공 = OSEN

파파라치에 딱 걸린 ‘일탈’

타고난 천재 투수다. 중학생인데 벌써 140km를 넘겼다. 진학을 앞둔 3학년 때다. 50개 넘는 고교에서 제의가 쇄도한다. 이를테면 ‘슈퍼 을(乙)’이 된 것이다.

최종 후보로 5개 학교가 남았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2개였다. ‘첫째 집에서 멀고,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할 것.’ ‘둘째 선후배 관계가 엄하지 않을 것.’

딱 성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참견이나 잔소리를 끔찍하게 싫어한다. 극도로 자유분방하다. 아버지가 이란인이다.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9)의 얘기다.

결국 뜻대로 됐다. 가장 먼 도호쿠 고교를 선택했다. 집(오사카)에서 1000km 떨어진 곳이다. 차로 가면 11시간이 넘게 걸린다.

1학년 때부터 에이스였다. 등번호 1번을 달고 뛴다. 전국대회 데뷔전에서 12K 완봉승을 거뒀다. 3년간 통산 ERA(평균자책점)가 1.10에 불과하다. 고시엔 대회에서만 7경기를 완투했다. 그중 4번은 0점으로 막았다.

프로에 갈 때는 조금 달랐다. 소문이 있었다. 사생활에 대한 것이다. ‘전혀 모범적이지 않다. 훈련도 마음대로 한다.’ 같은 부정적인 얘기였다.

그래도 워낙 실력이 뛰어나다. 4개 구단이 영입전을 펼쳤다. 니폰햄 파이터즈가 당첨의 행운을 잡았다. 계약금 1억 엔(약 9억 3000만 원)을 받았다. (실제는 훨씬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하지만 입단 초부터 삐걱거린다. 2월 초였다. 캠프를 앞두고 부상이 발견된다. 1군과 훈련이 어려웠다. 별 수 없다. 2군으로 가야 했다. 어쩌면 기분이 상했을지 모른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주간지 한 곳이 따라붙었다.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파친코에 출입하는 장면이다. 게다가 연신 담배까지 피워 댄다.

뭐 그럴 수 있다. 불법은 아니다. 그런데 천만에. 나이가 걸린다. 아직 18세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 미성년자인 셈이다.

2007년 21세 때의 모습. 사진 제공 = OSEN

올스타전 때 전격 결혼 발표

구단이 발칵 뒤집혔다. 상벌위원회가 열린다. 징계가 불가피하다. 근신 처분이 내려진다. 일단 캠프에서 철수 명령이다. 구단 숙소로 강제 소환된다. 추가 제재도 있다. 그라운드 사용금지, 팀 훈련 참가 금지가 결정됐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당시는 아직 재학 중이다. 그러니까 고교생 신분인 것이다. 무기한 정학 처분이 통보된다. 2월 말 졸업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도 야구는 잘했다. 입단 3년 차(2007년)에 활짝 꽃 피운다. 15승 5패(완투 12회), ERA 1.82로 리그를 폭격했다. 올스타와 골든글러브는 물론이다. 리그 MVP, 사와무라상(최고투수상)을 휩쓸었다.

그의 나이 21세 때다. 다시 사생활이 세상의 주목을 받는다.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였다. 상대는 동갑내기 연예인이다. 탤런트 겸 모델 사에코였다.

공개한 과정도 특이하다. 올스타전 히어로 인터뷰 때다. 마이크를 잡더니 이렇게 말한다.

“만나는 여성이 있다. 뱃속에는 아이가 자라고 있다. 시즌이 끝나면 식을 올릴 계획이다. 응원 부탁드린다.”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 해 10월에 세기의 결혼식이 열렸다. 그리고 봄에 첫아들을 얻었다. 2년 뒤에는 둘째도 생겼다. 두 아들의 아빠가 된 것이다.

그러나 부부 사이는 원만치 않았다. 4년 만에 별거가 시작됐다. 1년 후(2012년)에는 이혼 절차를 밟았다. 양쪽의 합의(혹은 조정)가 이뤄졌다. 위자료는 없었다.

양육권은 어머니에게 갔다. 아버지는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관련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보도는 2가지였다. 매월 500만 엔(약 4600만 원) 혹은 200만 엔(약 1800만 원)이라는 설로 나뉜다.

사진 제공 = OSEN

‘하나도 안 닮은’ 야구 선수 아들

그리고 4년이 지났다. 또 하나의 결혼 발표다.

‘역시’가 몇 번 반복된다. 상대는 ‘역시’ 유명인이다. 레슬러 야마모토 세이코다. 세계 선수권을 4번이나 차지한 전설급이다. 이번 공개 때도 ‘역시’ 임신 중이었다.

둘은 연상연하 커플이다. 6살 차이다. 금슬이 무척 좋은 것 같다. 사이에 자녀 넷을 더 낳았다. 아들 3명, 딸이 1명이다.
그녀 ‘역시’ 재혼이다. 아들 하나를 키우고 있었다. 그러니까 부부는 현재 4남 1녀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그중 맏아들이 요즘 미디어에 자주 노출된다. 야마모토가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이다. 새아빠(다르빗슈)를 만난 게 8살 때다. 지금은 고교 3학년이 됐다. 다르빗슈 쇼에이라는 이름이다.

그는 야구 선수다. 아버지와 같은 우완 투수다. 다만, 체격이 다르다. 키는 6피트(약 182.8cm), 몸무게 180파운드(81.6kg)다(아버지는 196cm, 100kg).

구속은 최고 91마일(약 146.5km) 정도로 알려졌다. 최근 대학 진학이 결정됐다고 한다. UC 샌디에이고의 입학 허가를 받았다.

한 매체와 인터뷰를 가졌다. 유튜브 채널 ‘YP(Youth Prospects)’라는 곳이다. 아빠 자랑에 여념이 없다. 선물로 받은 일본제 글러브 얘기다.

“5년 전에 주셨다. 일반인은 구입하기 어렵다. (다르빗슈 용) 맞춤형으로 생산된 것이다. 디자인이 멋지고, 무엇보다 가죽이 말도 안 되게 부드럽다. 아직도 새것처럼 완벽한 상태로 보관 중이다. 경기나 연습 때는 다른 것을 쓴다.”

보통 아버지와 다를 게 없다. 조언도 많이 얻는 것 같다.

“내가 던지는 날은 직접 오시기도 한다. 공 던지는 법에 대해 여러 가르침을 얻는다. 이론적인 부분까지 자세히 설명해 준다. 특히 영양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신다. 무척 열정적인 코치다.”

다르빗슈의 야구 선수 아들 쇼에이. 유튜브 채널 ‘YP(Youth Prospects)’

아내 둘, 아이들 7명이 일주일을 함께

아침 드라마에서나 듣는 대사다. 꽤나 직설적이고, 잔인한 표현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라는 말이다.

맏아들 쇼에이가 그런 셈이다. 생긴 것도 닮은 데가 없다. 특히나 이국적인 아빠 아닌가. 그래서 더 눈에 띄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별 문제가 없다. 오히려 존경받고, 닮고 싶다고 한다. 4남 1녀를 똑같이 키운다. 다섯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겠나. 물론 쉬운 일은 절대 아니다.

같이 사는 아이들만이 아니다. 전처와 함께 있는 아들 둘도 마찬가지다. 계속 유대감을 갖고 소통한다.

첫 결혼에서 얻은 아들은 2008년생이다. 올해 18세가 된다. 이름은 도큐 렌(道休蓮)이다. 어머니의 본명이 도큐 사에코(道休紗栄子)다. 성을 따라간 것이다.

그는 작년에 패션모델로 데뷔했다. 외모는 아버지를 닮았다. 아이돌 같은 얼굴에 훤칠한 체형이 영락없는 ‘꽃미남 다르빗슈’다.

도큐렌은 공개적으로 가족 얘기를 꺼낸 적이 없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의 SNS를 열심히 팔로우한다. 좋아요, 댓글을 빼놓지 않는다. 응원하며, 자랑으로 여긴다.

2024년 겨울 얘기도 화제였다. 전처와 아들 둘을 모두 미국으로 초대했다. 샌디에이고 집으로 불로 일주일을 함께 지냈다.

놀라운 것은 지금 부인과 아이들 4남 1녀도 함께 있었다는 점이다. 아버지(남편) 1명, (전) 아내 2명, 아이들 7명이 한 집에서 보냈다.

가장은 이런 코멘트를 남겼다. “(아이들이) 첫날부터 헤어질 때까지 함께 지내면서, 많은 추억이 생겼다. 정말 행복한 일주일이었다.”

모델이 된 다르빗슈의 아들 도큐 렌. 도큐 렌 SNS 캡처

처남이 그려진 티셔츠

메이저리거의 출근 복장이 유명하다. 각종 명품의 패션쇼를 보는 느낌이다. 그러나 6남 1녀 다둥이 아빠는 다르다. 소박하기 이를 데 없다. 달랑 흰색 티셔츠 차림으로 나올 때도 많다.

그 모습으로 종종 인터뷰 자리에도 나타난다.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걸 뻔히 알면서 말이다.

그 옷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앞부분에 있는 사진 속 인물이다. 지금 아내의 오빠, 그러니까 처남의 모습이다. 2018년 세상을 떠났다. 격투가 야마모토 키드(KID) 노리후미의 사진이 프린트 됐다.

처가는 유명한 레슬링 가문이다. (다르빗슈의) 장인을 비롯해 1남 2녀가 모두 국가대표 출신이다.

키드(KID) 노리후미는 훗날 격투기로 진출했다. 팬들은 ‘신의 아들’ 혹은 ‘천재 파이터’라고 불렀다. K-1 HERO’S와 DREAM 같은 무대에서 뛰었다. 2005년 대회에서는 미들급 그랑프리 우승도 차지했다.

하지만 38세에 위암 진단을 받았다. 그걸 숨기고 1년 넘게 활동했다. 결국 쓰러졌다. 의료진은 시한부 판정을 내렸다. 가족들은 임종을 준비해야 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 때의 다르빗슈. 티셔츠 속 사진이 처남의 모습이다. mlb.com 캡처

이 소식은 당연히 매제(다르빗슈)에게도 알려진다. 시카고 컵스에서 뛸 때다. 자기 일처럼 팔을 걷어붙인다. 가족의 마지막 시간을 위한 캠프를 마련한다.

장소는 괌이다. 환자가 가장 좋아하고, 늘 그리던 곳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병이 깊어 민항기 탑승이 어려웠다. 그러자 메이저리거의 통 큰 씀씀이가 나온다. 의료시설을 갖춘 전용기(에어 앰뷸런스)를 띄운 것이다.

24시간 돌볼 전담 의료진도 동행했다. 가족들에게 필요한 경비 일체를 막내 사위가 모두 해결했다. 그렇게 3~4개월을 보냈다. 41세 파이터는 평화롭게 잠들 수 있었다. 다르빗슈는 여전히 유족들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시절은 소문이 안 좋았다. 버릇도 없고, 제멋대로였다. 줄담배에 도박을 일삼는 문제아였다. 연예인, 모델, AV배우, 일반인 할 것 없다. 숱한 염문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180도 달라진다. 무섭도록 멀쩡하게 철이 들었다. 이제는 가장 훌륭한 아버지가 됐다. 가장 든든한 남편이 됐다. 어느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지켜야 할 가족이 있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다. 그것이 내가 야구에 몰두할 수 있는 동력이기도 하다.”

처남 가족과 함께. 가운데가 다르빗슈 부부.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