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태인 욕설 논란이 불거진 지 보름이 지났지만 야구팬들 사이에서 아직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9일 LG전에서 원태인이 류지혁의 1루 송구 선택에 불만을 드러내는 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고, 입 모양이 욕설처럼 보인다는 주장과 함께 논란이 확산됐다.
원태인은 21일 공식 사과로 수습했지만 '저 상황에서 류지혁의 선택이 옳았냐'는 논쟁은 계속됐다. 4일 유튜브 채널 '오승환 FINAL BOSS'에서 끝판왕이 직접 이 상황을 정리했다.
당시 상황이 어땠나

0-3으로 뒤지던 4회 초 1사 2·3루에서 원태인이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타구를 잡은 류지혁은 홈 대신 1루로 송구해 타자 주자를 아웃시켰고,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추가 실점이 됐다.

아웃카운트를 확실히 잡으려는 내야수의 판단이었지만, 원태인 입장에서는 그 1점이 자신의 자책점으로 기록되는 상황이었다. 카메라에 잡힌 원태인의 표정과 입 모양이 논란이 됐고, 그 불만이 류지혁을 향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야수 출신들의 시각

오승환 채널에 함께 출연한 전직 선수들도 각자 입장을 밝혔다. 투수 출신 박정준은 "공이 손에서 떠난 이후로는 투수의 임무가 끝난 것이고, 야수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고, 김대우도 "야수의 판단에 따른 결과는 믿고 가야 한다"고 했다.

내야수 출신 김성표는 "무리해서 홈으로 던졌다가 빅이닝이 될 수도 있다. 아웃카운트를 확실히 잡는 게 목적이다. 1점을 주면 투수만 준 게 아니라 팀 전체가 준 것"이라고 내야수 입장을 대변했다.
오승환의 결론은 단호했다

오승환은 원태인 상황을 두고 "투수가 3루에 주자를 안 갖다 놨으면 됐다. 그 마운드에 있는 투수가 잘못한 거다. 내가 삼진 잡았으면 됐다고 생각하면 된다. 누구 탓을 할 필요가 없다. 내 탓인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다 같은 마음으로 경기한다. 결국 선수 탓을 하는 선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일본 야구에서도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내려와 감정을 표출하는 문화가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결국 그 감정의 방향이 동료를 향해선 안 된다는 것이 오승환의 시각이었다.

수백 번의 세이브 상황을 경험한 마무리 투수로서, 야수의 실책이나 판단 미스로 승리가 날아가는 순간도 숱하게 겪어봤을 오승환이 꺼낸 말이다. "누구 탓도 필요 없다, 내 탓"이라는 한마디가 이 논란에서 가장 명쾌한 정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