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골목에 임팩트를 주는 집, 보문로 주택

좁은 골목의 다세대 주택단지 안,
평범한 주택이 한정된 면적과 예산으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집으로 변신했다. 주변을 환기해 주는 임팩트 있는 주택으로의 리모델링.

선택과 집중이 만들어낸 개성 있는 파사드의 주택

주택가 어디에서나 볼 법한, 3~4개 층 규모의 적벽돌 다가구주택이 밀집된 골목. 리모델링 전 ‘보문로 주택’은 같은 공장에서 찍어낸 듯 비슷한 모양새와 마감을 가진 4층 건물들이 비좁게 늘어서 있는 골목의 가장 가운데 위치한 건물이었다. 차량 진입도 힘든 도로 면으로 외부 계단실이 배치된 구조였는데, 하필 그 방향이 남향이었다. 생활하는 각 층 내부에서는 계단실로 가로막혀 빛이 잘 들지 않았다. 서향과 동향으로는 1m 간격으로 옆집이 있어 조망과 채광 모두 확보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한편, 건축주가 이 건물을 고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4층이었다. 외부 테라스를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테라스에서 보이는 하늘이 가장 큰 선택 요인이었다. 건축주 부부가 두 개 층(3, 4층)을 모두 사용해도 그리 넉넉한 평수는 아니었지만, 작은 면적의 공간이 이들에게 큰 단점은 아니었다. 집을 고치면서 1~2층을 각각 임대 놓을 수 있게 할 것, 3층과 4층을 건축주 부부가 직접 사용하되, 작은 면적의 답답함이 4층의 테라스에서 완벽하게 환기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주요한 포인트였다.

외장 마감재로 경량 천장 구조체 역할을 하는 엠바(M-bar)를 사용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차분한 미색으로 마감한 실내.
곡면을 따라 난 3층과 4층을 잇는 계단실. 벽체 자체가 난간 역할을 해 안정감이 느껴진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성북구
대지면적 : 62.50㎡(18.90평)
건물규모 : 지상 4층
거주인원 : 1,2층 – 임대 / 3,4층 –2명(건축주 부부)
건축면적 : 37.20㎡(11.25평)
연면적 : 97.45㎡(29.47평)
건폐율 : 59.52%
용적률 : 102.48%
구조 : 연와조
단열재 : THK80mm 저밀도 경질우레탄폼
외부마감재 : 엠바(경량 철골)
창호재 : 1,2층 – 샷시 / 3,4층 – 이플러스 시스템창호 34mm 로이유리
에너지원 : 도시가스
리모델링 설계·시공 : 아틀리에 이치 Atelier ITCH

4층 테라스에 마련된 욕실 공간.
도심 속 주택단지에서도 휴양지에 놀러 온 듯 일상의 환기를 경험할 수 있다.
외부로부터 빛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환경이니만큼 건물 내부에서의 개방감을 만들 수 있는 포인트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리모델링 시, 대지면적이나 공간 면적이 광활히 넓지 않은 경우엔 대부분 면적 면에서도, 예산 측면에서도 한계가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얻고자 하는 것과 가져가지 않아도 괜찮을 것들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명확해 질 필요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나 예산이 한정적이어서, 임대공간은 디자인보다는 편의성을 위주로 고쳤고 외관에서 느껴지는 건물의 강한 임팩트, 4층의 옥상 테라스와 욕실 공간 등 힘을 줄 몇 가지 포인트에만 집중했다.

초기 주택은 건물의 인상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얼굴이 되는 면, 즉 도로면 쪽에 외부 계단실이 위치해 건축물의 외관이 고르지 못하고 지저분했다. 주변 적벽돌 다가구 건물 중에서도 가장 정돈되지 못한 모습이었다. 특히 1~2층에 임대를 둘 계획이어서 건물의 인상이 주변 집에 비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우선 주택의 인상을 심플하지만 강력하게 정돈하고자 했다. 외부 면을 간결하게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임팩트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다양한 소재를 고민했지만, 예산상의 이유로 저렴한 소재인 경량 철골을 선택하게 되었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주변 건물과 소재적 대비를 이루어 낼 수 있는 마감이었다.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창호 계획에 의한 채광 확보와 정돈된 인테리어로 답답한 느낌이 적다.
외장재를 테라스 난간까지 연장해 주변 건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하늘로는 열리는 구조를 만들었다.

내부에서의 가장 큰 포인트는 4층 테라스와 바깥과의 연계였다. 좁고 높은 건물의 가장 상부층에서 하늘로 열리는 공간의 환기가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주변 건물들 높이가 비슷해 4층 테라스에서마저도 풍경이 좋지는 않았지만, 외부 건물을 감싸는 소재를 테라스 난간까지 확장하고 연장해, 주변 건물을 가리면서도 하늘을 볼 수 있게 했다. 4층 테라스에는 욕실도 배치했다. 하늘로 완전히 열린 욕실에서의 샤워 경험은 일상의 환기를 만들어낸다. 이로써 좁은 골목 다세대 주택단지 안의 평범했던 주택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무게감과 임팩트를 가진 독보적인 개성의 주택으로 탈바꿈하였다.

독특한 마감재로 창 하나 없이 구현한 외부의 파사드가 임팩트를 준다.

건축가 정진욱, 이유림 : Atelier ITCH

아틀리에 이치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장점이 합치됨을 의미하는 ‘이치(二致)’의 뜻을 담아 이치에 맞는 것을 탐구한다는 이념을 따른다. ‘이치하우스’를 시작으로 공간이 사람에게 미치는 선한 영향력에 대해 고민하며, 공간 설계와 시공뿐 아니라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공간 기획, 브랜딩까지 다양한 작업을 통해 공간마다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010-5171-0361 | www.atelier-itch.com


글_아틀리에 이치 | 사진_Joel Moritz | 기획_오수현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9월호 / Vol.307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