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2옵션’ 힉스, 차기 행선지는 B.리그?

2025-2026시즌에 앞서 원소속구단과 재계약한 외국선수는 총 3명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자밀 워니(SK), 아셈 마레이(LG)를 비롯해 대체 외국선수로 뛰었던 조니 오브라이언트도 안양 정관장과 재계약했다. 특히 “마지막 시즌”이라고 직접 언급했던 워니는 구단과 협상 끝에 재계약, SK에서 7시즌 연속으로 뛰게 됐다.
KBL은 2025-2026시즌에 앞서 외국선수 샐러리캡을 8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로 인상했다. 1인 상한은 70만 달러며, FIBA(국제농구연맹)에 신설된 규정에 따라 에이전트 수수료는 선수가 직접 지급해야 한다. SK는 규정 내에서 최고액인 70만 달러에 워니를 붙잡았다.
반면, 힉스와의 재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뛰어난 수비력과 속공 가담 능력을 지닌 힉스는 2021-2022시즌까지 서울 삼성에서 1옵션으로 활약했던 빅맨이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소속이었던 2023년 10월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인고의 세월을 보냈고, 재활을 거쳐 KBL로 돌아왔다. SK에서 힉스의 역할은 워니의 뒤를 받치는 2옵션이었다.
아킬레스건을 다치기 전이라면 성사될 수 없는 계약이었지만,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던 힉스로선 출전시간을 조절하며 점진적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환경이 필요했다. 워니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컸던 SK로선 더없이 좋은 카드였고, 힉스 역시 흔쾌히 2옵션 역할을 받아들였다.
힉스는 플레이오프에서 10경기 평균 8분 40초 동안 6.1점 2점슛 성공률 60.5% 2.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번갈아 마레이 수비를 맡으며 워니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는 등 ‘2옵션 중 S급’다운 경쟁력을 보여줬다.
항간에 워니와 힉스가 서로를 견제한다는 소문도 떠돌았지만, 사실무근이었다. 워니와 힉스, 네이트 힉맨 코치는 G리그 웨스트체스터 닉스 시절부터 동료로 친분을 쌓았던 사이다. “워낙 성격이 좋은 선수인 데다 출국 전 워니와 식사도 함께했다. 둘 사이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라는 게 SK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SK로선 최대 30만 달러에 재계약을 제안할 수 있었지만, 힉스가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도록 재계약을 포기했다. 구단의 재계약을 거부한 외국선수는 원소속구단에서 1년, 타 구단에서 3년 동안 선수로 등록될 수 없다. 지난해 패리스 배스(전 KT), 올해 게이지 프림(전 현대모비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힉스는 SK의 배려 덕분에 족쇄를 떨쳐낸 셈이다.
SK 관계자는 “재계약 거부 대상으로 분류할 수도 있었겠지만, 힉스는 충분히 40~5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을 수도 있는 선수다. 건강을 회복했고, 스스로도 많이 뛸 수 있는 구단을 원했다. 재계약은 못 했지만, 신규 계약은 가능하다. 물론 힉스가 다른 구단과 더 좋은 조건에 계약 못 했을 경우의 얘기다. 힉스라면 1.5옵션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B.리그로부터 좋은 제안을 받았다는 얘기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또한 “30만 달러로 2옵션을 구해야 하는데 워니가 있어서 많은 출전시간이 주어질 순 없다. 10분 정도 뛰면서 30만 달러라면 높은 금액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서 역설적으로 2옵션을 구하는 게 어렵다. 리온 윌리엄스처럼 묵묵히 기회를 기다리는 외국선수는 많지 않다. 경력자를 포함해 폭넓게 대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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